▲ 최영부 고성문화원 이사

D형에게
그동안 안녕하신지요? 연일 계속되는 폭염과 열대야로 견디기 어려운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는 이때 건강유의 하시길 바랍니다. 건강을 잃으시면 국가적으로, 사회적으로, 개인적으로 손해가 많기 때문입니다.
 저는 형의 염려지 덕분으로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 정확하게 말씀 드리자면, 2016년 7월 25일(월요일) 05시 정각에 고성신공설운동장에서 임차한 ‘대아 관광버스’를 타고 포항을 향해 달리고 있습니다.
 2박3 일간 울릉도와 독도를 기행하기 위함입니다. 이번 기행은 고성출신 교육행정직 동료 중 뜻을 같이하는 친목단체인 ‘교우회’에서 년초에 기획한 것입니다.
‘교우회’는 약 25년 전에 결성 되어 현재는 모두가 현직에서 퇴임하여 고성, 마산, 진주에서 거주하며 나름대로 여생을 보람 있게 즐기기고 있습니다.
 희미하게 밝아오는 새벽 여명을 뚫고 출발한 버스는 진주와 마산을 돌아 포항으로 달리고 있습니다. 승차한 인원은 부부 동반하여 14명이고, 여행경비는 모두 축적한 회비에서 부담하기로 했습니다. 여객선 출발 시간이 촉박하여 아참식사는 준비한 김밥 등으로 영천휴게소에서 선 채로 대충 먹고 마시고 달려가야 합니다.
 이렇게 하여 08시 30분경에, 우리나라 철강산업의 메카인 포항제철산업 단지와 철의 사나이로 알려지는 박태준 전 포항제철 회장이 생각나는 포항시, 포항여객선터널에 도착합니다. 촉박하게 서둘렀던 관계로 여유롭게 승선 수속을 하고 울릉도를 향하는 ‘썬-플라워’ 호에 승선합니다.
 주식회사 대저해운 소속 ‘썬-플라워’ 호는 최신형 공기부양 쾌속선입니다. 승선 정원은 약750명이고, 시속70Km로 항해합니다. 바다가 잔잔한 날이면 포항에서 울릉도까지 3시간 30분이면 간다고 합니다.
 예정대로 09시 50분에 여객선 선-플라워는 출발합니다. 방학과 휴가철이라 배는 빈 좌석 없는 만선입니다. 저의 좌석을 2층에 마련된 우등실 라-27번입니다. 창문이 가까워 풍경을 즐기며 갈수 있어 좋습니다. 무엇보다도 배 멀미를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출발 30분전에 약방문대로 미리 멀미예방약을 먹었지만. 걱정 많이 합니다. 멀미를 잘하는 체질이라 멀미를 하면 여행이고, 기행이고 그 즐거움은 모두 사라지고 피곤하고 괴로운 인상만 남기 때문입니다.
 고동소리 힘차게 울리며 출발한 ‘썬-플라워’는 검푸른 동해바다 망망대해(茫茫大海), 거세고 높고 낮은 만경창파(萬頃蒼波)를 날쌔고 재주 많은 돌고래처럼 타고 넘고 넘으며 달리고 달리어 3시간 30분 만에 울릉도 저동 여객선터미널에 무사히 닿습니다. 다행히 멀미도 없이...
 인산인해(人山人海)라고 표현해도 무리가 없을 만큼 북적대는 여객선터미널, 그 혼란스러운 그곳을 빠져나오면서 바라보는 울릉도를 바라보는 첫인상입니다. 검푸른 바다에 발은 적시며 암회색으로 우뚝우뚝 치솟은 바위산과 그 바위산을 안간 힘으로 붙들고 파릇파릇 자라며 강인한 생명력을 보여주는 초목들, 특히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모진 비바람에 등 굽고 가지 휘인 향나무 고목(古木)들이 인적이고 이색적으로 다가옵니다. 산들 사이로 난 좁은 공지에 빈틈없이 지어진 집들이 줄지어서 있고 그 틈새로 차와 사람들이 와글와글 거리며 저마다 목적지로 오고 가는 풍경이 퍽이나 인상적입니다. 
 쏟아져 나오는 인파에의 와중(渦中)에 휩쓸려 주차장 터미널로 나옵니다.
그곳에는 관광가이드들이 마치 남북 이산가족 찾기 하듯이 저마다 손에 피켓을 들고 마중합니다.
 우리의 가이드는 40대 초반의 젊은 남자입니다. 그는 건강미 넘치는 목소리로 “반갑습니다. 오징어 명태 꼴뚜기의 고장 울릉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숙소는 대구호텔입니다. 먼저 숙소에 가시어 여장을 풀고 점심을 드시고, 15시30분까지 이곳에 모여주시기 바랍니다. 관광버스를 타고 명소 몇 곳을 관광하실 것입니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