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명수 재단법인 성균관 전 부관장

삼고초려는 세 번이나 보잘 것 없고 불우한 초가집으로 찾아갔다는 이야기의 뜻이다. 중국 삼국전쟁 때 유현덕(劉玄德)이 와룡강(臥龍崗)에서 밭갈이하고 농사짓는 제갈공명을 불러내기 위해 세 번이나 그를 찾아가 지극하고 조심스럽게 온갖 정성을 다해 보임으로써 마침내 공명을 만나게 되어 그 마음을 감동시켜 그를 세상 밖으로 인도하여 끌어 낼 수 있었던 이야기는 기이하고 놀라지 않을 수 없는 사실이다.
그래서 이 삼고초려는 신분이나 지위가 높은 사람이 자기 신분과 지위를 잊고 세상 사람들이 대단치 않게 보는 사람을 끌어내다가 자기 사람으로 만들려고 하는 겸손한 태도와 간곡한 성의를 뜻하고 진실된 마음으로 그를 청하면 이루어지게 되어 있다.
그런데 이 삼고초려란 말이 삼국지 그리고 제갈양전에는 ‘세 번가서 정성껏 노력을 해보게’로 되어있다(三王乃見)고 나와 있을 뿐이다. 이 말이 정확하게 나와 있는 문헌은 유명한 제갈량의 출사표 속에 그 전말이 상세히 나와 있다. 여기서 제갈량이 세상을 나오게 된 상세한 경위를 이렇게 말하고 있다.
“신은 본래 포의(布衣 平民)로서 몸소 남양(南陽)의 농촌에서 밭갈이하고 소와 염소를 키우며 자식들을 가르치고 친척과 가족들과 단란한 가정으로써 여행을 보낼까 하였을 뿐, 구차하게 어지러운 세상에 목숨을 보존하려 했을 뿐 무수한 장병들과 제후들 사이에 이름이 알려지기를 바라지 않았습니다. 선제(先帝 劉玄德)께서 신의 천한 몸을 천하다 생각지 않으시고 황공하게도 스스로 몸을 굽히시어 세 번이나 신의 초막을 찾아오셔서 신에게 당면한 세상이 사분오렬하여 정부는 없어지고 간신들이 벌떼처럼 일어나 천한 곳곳에서전쟁이 벌어지고 백성들은 아비규환으로 풍찬노숙에 처해 있으므로 이를 진압할 것을 물으시는지라 이로 인해 송구하고 감격하여 선제 유현덕을 위하여 나아 갈 것을 결심하게 되었던 것입니다(臣本布衣 躬耕南陽 苟全性命於亂世 不求聞達於諸候 先帝不以臣 卑鄙 猥自枉屈 三顧臣於草廬之中 諮臣以當世之事 由是感激 遂許先帝以驅馳)”
서기 181년 윤9월 초하루날 지금의산동성 청도시에서 제갈규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량(亮)이란 이름은 밝음을 의미한다. 뒷날 관습에 따라서 자를 지을 때에 공명(孔明)으로 하였는데 이는 매우 밝다는 뜻이다. 그 아버지 제갈규는 태산군(泰山郡)의 승(丞-우리나라 군수급)이라는 벼슬자리에 있었다.
제갈량은 서기234년 갑인(甲寅) 8월12일 협서성 오장원(五丈原)에서 향년 54세에 서거(逝去) 하셨다. 그 후 중국 국민들 스스로 산동성, 협서성, 사천성, 하북성, 산서성에 사당을 건립하고 영정을 모셔 놓고 매년 춘추에 제향을 지내고 있다고 한다. 특히 제갈량은 전출사표, 후출사표는 천하 명문으로서 이천년이 지나간 지금까지 널리 전해지고 있다. 그 아들 첨(瞻)과 손자 상(尙)이 전쟁 중에 전사하였으므로 중국에서는 부자와 조손을 일컬어 삼충(三忠)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형 제갈 근(瑾)은 문형으로서 대장군이며, 종제 제갈 탄(誕)은 장사(將師)이며 제갈 각(恪)은 종질이며 승상(丞相)이며 종제 제갈 서(緖)는 장사(將師)이며 아들 첨(瞻)은 대장군이며 손자 상(尙)은 장사이다.
제갈공명은 그의 역사관과 생활자세 업무추진 태도에 의해서 유비가 아무런 뿌리도 가지지 못한 파촉 땅에서 촉한이라는 국가를 탄생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그가 자져놓은 기반 위에서 사후에도 그 국가가 30년간 더 존속할 수 있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