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동안 답보상태에 있는 ‘고성체류형레포츠특구’ 사업이 조경수 반출을 위한 위장 사업이라는 의혹이 일고 있다. 더욱이 두 차례의 사업기간 연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착공이 불투명한 것으로 나타나 이러한 의혹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고성체류형레포츠특구’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고 특화사업자 지정을 취소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고성체류형레포츠특구는 오경ENG(주)를 민자 사업자로 선정, 하일면 오방리 364-1번지, 하이면 와룡리 산 50번지 일원 163만 4,430㎡ 면적에 콘도미니엄, 산림욕장, 친환경골프장(대중 9홀) 등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사업기간으로 하는 이 사업은 2014년 연말까지 한차례 사업기간을 연장했고 지난해 5월 6일, 2016년 연말까지 또 한 차례 연장했다. 고성군과 고성군의회는 지난해 사업기간을 연장하면서 “연장승인 즉시 사업을 착공하고, 착공 후 1년 내 50% 이상 사업추진을 하는 조건”의 단서로 마지막 연장 승인 의견을 중소기업청에 통보했다. 그렇지만 사업기간 종료(2016년 12월 31일) 5개월을 남긴 현재까지 착공은커녕 사업계획서 조차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고, 고성군에서 수차례 착공 독촉 공문 발송에도 이렇다 할 답변이 없는 것으로 밝혀져 사업의지가 없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 무엇보다 각종 개발부담금(산지적지복구비, 산지전용부담금, 농지전용부담금 등) 약 120억 원을 납부하지 않은 것을 비롯해 고성군에서 요구하는 사업계획서 자금조달 계획 등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돼 이러한 의혹을 뒷받침 하고 있다. 오경ENG(주)는 앞서 특화사업자로 선정된 후 사업지 내에 있는 대량의 조경수를 굴착했다. 지난 2009년 2월부터 2010년 5월 31일까지 32만 2,600㎡(약 32ha) 면적에 산림굴취 허가를 득하고 수십만 그루의 나무를 반출했다. 대다수가 조경수인 것으로 추정돼 가격으로 치면 수 십 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언이다. 레포츠특구를 위한 공사는 뒷전이고 돈 되는 나무 굴착은 발 빠르게 진행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 나무들은 어디로 갔을까? 전언에 따르면 오경ENG(주) 자매회사가 조경관련 업체여서 대부분 조경수로 유입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특히 산림 굴취나 벌채 허가 시 복구를 위한 산지적지복구비를 예치하고 벌채 및 굴착을 해야 함에도 오경ENG(주)는 이를 무시한 것으로 나타나 행정의 비호도 의심되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산지적지복구비 등 각종 개발부담금은 선 입금 후 기간연장 허가하는 것이 맞는데 이번 건은 군에서 연장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중소기업청에서 먼저 연장을 결정했다”면서 “몆 년 동안 진척이 없는 특구는 취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이렇다 보니 지역주민들은 지난해 사업기간 연장을 위한 주민설명회에서 강하게 반발하고 특구 지정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공사 착공도 하기 전 수 백 그루의 나무들이 반출 돼 임야가 파헤쳐져 있고 그 자리가 재대로 메워지지 않아 볼썽사나운 지경으로 방치되어 있다”면서 “이는 나무를 반출하기 위한 의도로 밖에 인식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바 있다. 당시 최정운 항공산업경제과장은 “기간 연장 시 즉시 착공하고 1년 이내에 50% 이상 사업을 추진하되 미 이행 시는 특화사업을 해제하게 된다.”고 밝혔다. 얼마 전까지 이번 업무를 총괄하던 최정운 경제교통과장은 “고성체류형레포츠특구는 현재 중소기업청으로부터 3번 연속 부진사업장으로 지정 됐다”면서 “이러한 사실은 오경ENG(주)도 알고 있고 군에서도 통보했다. 사업취소로 흘러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돈 안 되는 사업이라 의지가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일면 주민 K씨(64)는 “이것은 군민 사기극이다”면서 “주민들이 특구 취소와 연장을 적극 반대했다. 그런데도 행정에서 조건부로 연장했지 않느냐, 이후 진행된 것이 조금이라도 있나, 이것은 돈 되는 나무를 굴착하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며 “지금이라도 파헤쳐진 산림을 복구하고 허가 자체를 취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규모 민간자금으로 추진되는 이번 사업은 사업자의 자금 능력에 따라 다소 변경은 불가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두 차례 사업기간에도 불구하고 그것도 마지막이라는 조건부 단서에도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것은 군민 우롱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고성군에서 주민 여론을 무시한 채 또 다시 연장으로 가닥 잡을 것인지 아니면 특화사업 최소 의견으로 결정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