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시(天時)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시(四時)와 밤과 낮, 추위와 더위, 비와 바람, 개고 흐린 것 등 기후와 같은 자연 조건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밖에 사람이 직접 보고 느끼지 못하는 신명의 도움이라든가 운수 같은 것을 말하는 경우도 많다. 곡식이 계절을 만나지 못하면 자라지 못하듯 사람도 그가 타고난 재질과 그가 살고 있는 시대가 서로 맞지 않으면 그 재질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병들거나 말라 죽거나 하고 만다. 즉, 초목이 때를 타듯 사람도 때를 타기 때문이다.
지리(地理)는 지리적 조건이 유리한 것을 말한다. 인화(人和)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정신적인 협력을 말한다.

 사람의 생활에는 이 세가지 요소가 절대적인 역할을 한다. 북극과 남극 지대에서 초목이 자라지 못하는 것은 천시와 지리 때문이다. 온대지방에서 곡식이 마음대로 자라지 못하는 것도 천시 때문이다.
 똑같은 기후 조건에서도 어느 지방은 살기 좋고 어느 지방은 살기 나쁜 것은 지리적 조건이 틀리기 때문이다.
 똑같은 천시의 지리 속에서도 잘 살고 못 사는 나라가 있고 마을이 있고 집이 있는 것은 인화의 차이 때문이다.

 맹자는 이 세가지를 놓고 이렇게 말하고 있다.
 즉, 맹자 공손추하(公孫丑下)에 보면 맨 첫머리에 천시는 지리만 못하고 지리는 인화만 못하다(천시불여지리 지리불여인화:天時不如地理 地理不如人和)고 전제한 다음 그 까닭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3리 둘레의 성(城)과 7리 둘레의 바깥 성(城)을 포위하여 공격을 해도 잘 이기지 못한다. 포위하여 공격할 때에는 반드시 천시를 택해서 하게 된다. 그런데도 이기지 못하는 것은 천시가 지리만 못하다는 것이다.
 성이 높지 않은 것도 아니고 못이 깊지 않은 것도 아니며 군 장비가 튼튼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 곡식이 많지 않은 것도 아닌데 성을 버리고 도망치는 일이 있다. 이것은 지리가 인화만 못한 증거다.

 결국 사람이 서로 기쁜 마음으로 협력하지 않으면 아무리 천시와 지리적 조건이 좋아도 그 힘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것을 맹자는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뒤이어 맹자는 이에 따른 인화의 중요성을 길게 설명하고 있는데 그 일화를 이룩하는 근본 조건은 위정자가 백성을 사랑할 줄 알고 도리에 벗어나지 않은 올바른 정치를 하는 것이라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인화단결(人和團結)이란 말은 인화를 바탕으로 한 단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뜻에서 생긴 말이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