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미래신문
최종편집 : 2022.5.13 13:48
뉴스 피플 기획ㆍ특집 사설ㆍ칼럼 포토 학생ㆍ시민(주부)기자 독자마당
> 뉴스 > 오피니언 > 칼럼
     
민원(民願)인가, 민원(民怨)인가
2016년 06월 03일 (금) 15:59:33 고성미래신문 gofnews@naver.com

   
▲ 박준현 취재부장
요즘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민원이다. 백과사전에서 민원의 정의는 주민이 행정 기관에 원하는 바를 요구하는 일이다. 민원은 민주주의의 기본적인 행위이며 당연히 행사할 수 있는 권리다.
하물며 계급이 존재했던 조선시대에도 신문고를 통해 소원(원통함을 소송함)을 알리게 했다. 로마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일화도 있다. 황제가 길을 가는데 어떤 이가 민원을 제기하려 했다. 황제는 원로원에서 회의가 있어 그냥 지나쳤다.
그때 시민이 외쳤다. “시민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자는 황제가 아니다!” 황제는 다시 돌아가 시민의 목소리를 들었다. 고대에도 민원은 존재하며 민원의 중요성은 시대를 가리지 않는다.
현대에도 많은 민원이 존재한다. 그런데 민원(民願)이 민원(民怨)이 되는 일이 많다. ‘원’이 ‘원하다’가 아니라 ‘원망하다’라는 의미가 된 것이 아닌가 쓴 맛이 난다. 민원을 하는 이나, 민원을 듣는 이나 마찬가지다. 민원을 하는 이는 들어 주지 않고 소통이 안 된다며 원망하고 듣는 이는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거나 막무가내라고 불평한다.
얼마 전 지인들과 술자리가 있었다. 공무원의 불친절이 안주거리로 올랐다. 이런 저런 이야기가 나오다 기자가 한마디 했다. “그래도 많은 공무원은 친절하다. 소수의 공무원이...” 자리에 앉은 이들이 발끈한다. 당신이 기자라서 친절하단다. 민원으로 가면 공무원이 쳐다보지도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내가 갑질인가?’
좀 충격을 먹었나 보다. 집에 와서도 그 상황이 자꾸 생각이 났다. 왜 공무원들은 친절하지 않는가? 왜 군민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외면하려 하는지.
한참을 생각하다 예전 몇 년 머물렀던 독일 생활이 떠올랐다. 취업비자에 외국인이었던 기자는 관공서 출입을 해야 했다. 우리나라로 치면 구청이지만 웅장한 큰 건물이 아니라 운치 있는 옛 건물들이 있고 정문, 담벼락도 없이 마치 공원 같은 분위기라 인상적이었다. 주민들은 자유롭게 왕래하며 산책한다. 관공서의 문도 활짝 열려 있다. 역시 선진국은 다르구나 생각했다.
하지만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민원인이 대기하는 장소 외에는 모두 철창으로 막혀 있다. 미리 약속이 되어 있지 않으면 공무원을 만날 수 없다. 퇴근 시간이 되면 민원인이 있어도 퇴근한다.
또 다른 경우. 기자가 살던 동네에는 매우 넓은 부지에 높은 담, 안을 볼 수 없는 큰 대문이 있는 장소가 있었다. 마치 군부대를 연상시키는 곳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곳은 학교다. 철저히 독립된 공간이다.
독일의 공무원도 친절하지 않다. 오히려 업무 시간이 길고 민원인을 대하는 것이 힘들다고 파업을 하기도 한다. 한국과 독일 시스템 중 어느 것이 좋은 것인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독일의 공무원은 한국보다 스트레스가 덜 할 것이다. 주민이 행정기관에서 난동을 부린다든가 공무원에게 정신적 상처나 물리적 행사를 했다는 이야기를 들어 보지 못했다.
민원은 꼭 필요하다. 앞에도 언급했듯 민주주의의 기본적인 행위이며 당연히 행사할 수 있는 권리다. 하지만 민원은 법적 테두리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 민원인도 공무원도 서로 인격체로서 예절과 절차를 밟아 해야 한다. 내가 누구니까, 누구를 아니까, 내가 바라는 것은 모두 되어야 한다는 구시대적 발상과 이기심은 버려야 한다.
민원(民願)은 내가 원하는 것을 말하고 알리는 것이다. 민원(民怨)이 되어 서로를 원망하고 미워져서는 안 된다. 서로 멀어지는 민원(民遠)이 아니라 함께 아우르고 널리 고루 통하는 민원(民圓)이 가득한 세상을 바래 본다.
 

고성미래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 고성미래신문(http://www.gof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경남 고성군 고성읍 성내로 163(2층)  |  대표전화 : 055)672-3811~3  |  팩스 : 055)672-3814  |  사업자번호 612-81-25521
등록번호 : 경남 아 00137(인터넷신문)  |  등록일 : 2011년 4월 7일  |  발행년월일:2011년 4월 20일  |  발행인ㆍ편집인 : 류정열
청소년보호책임자 : 한태웅
기사 등 모든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 및 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2011 고성미래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gof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