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군에서 서부권 발전을 위해 ‘고성.자란만 해양관광진흥지구’조성 계획을 지난주 발표했다. 군 계획에 따르면, 삼산면 두포리에서부터 하일면 동화리 까지 2020년 까지 5년 간 약 300억 원을 들여 숙박시설(유스호스텔), 산책로, 미술·음악·문학 등 종합예술촌 건립이다.
숙박시설과 종합예술촌은 민자사업으로 유치하고, 이외 토지보상과 기반시설은 국비와 지방비로 충당할 계획이라 밝혔다.
그런데 이 계획안을 들여다보면 뭔가 석연치 않은 급조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첫째, 중장기 투자계획에 없었던 사업이고, 둘째, 최 군수 취임 이후 갑작스레 추진된 것으로 보이며, 셋째 사업비도 대략 추정한 것 이여서 주먹구구식 사업임을 느끼게 한다.
이 때문에 고성군의회에서 조차 “허황된 계획이다. 영세 지자체에 해서는 안 될 사업이다”는 지적을 했다.
군 균형 발전을 위하여 서부권 개발사업은 당연히 필요하고 환영할만한 일이다. 그렇지만 예산 수반 계획이나 기본계획도 잡지 않은 채 갑자기 수백억원이 소요되는 사업을 하겠다는 것은 군민들이 볼 때 뜬금없는 소리로 밖에 해석할 수 없다.
여기서 우리는 지난날을 한번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전임 이학렬 군수 재임시절 서부권 개발사업 일환으로 민간사업자를 선정, 하일레포츠특구를 유치했다.
2007년부터 2014년까지 하일 오방리 일대에 콘도미니엄, 산림욕장, 대중골프장 등을 조성키로 했다. 그렇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8년이 지난 지금 일부 산림훼손만 하고 제대로 된 착공은 커녕 공사기간 연장만 되풀이되고 있지 않은가.
군민들은 벌여놓은 사업도 제대로 완성시키지 못하면서 또 다른 대규모 개발사업을 구상하는 행정의 저의를 모르겠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해양관광진흥지구 조성도 필요하다. 그렇지만 이에 앞서 레포츠특구 해결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그래야 만이 군민이 행정을 신뢰할 수 있는 것이다.
지방 재정이 튼튼하면 어떤 사업이든 할 수 있다. 하지만 고성군의 열악한 재정으로 또 다시 대규모 군비가 투입되는 사업은 지향해야 한다.

간부공무원 일탈행위 근절할 수 없나

지난해 고성군 기관청렴도가 전국 꼴찌 수준으로 발표 돼 군민 자존심을 구긴바 있다.
이 때문에 취임한지 얼마 되지 않은 최평호 군수가 군민들에게 머리를 숙이며 사과했고, 엄중한 공직기강 확립을 약속했다.
그런데 이런 약속에도 불구하고 지난 2월 또 다시 한 간부공무원이 근무지를 상습 이탈하는 등의 이유로 도 감찰반에 적발됐다.
몇 해 전에는 간부공무원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돼 전국을 떠들썩하게 하더니 이 사건이 잊혀질 때 쯤 또 다른 간부공무원이 근무지를 이탈하여 도 감찰반에 적발되는 등 고성군 공직기강 해이가 도를 넘는다는 비난을 받았다.
잊혀질 만하면 터지는 공무원 일탈행위다. 최 군수의 일벌백계 천명에도 불구하고 도대체 근절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본지는 지난해 주민들의 지적에 따라 간부공무원들의 출장 아닌 출장으로 사적인 용무가 많다는 보도를 한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주민들의 볼멘 목소리를 접했다. 심지어 점심시간 이후 군청이나, 읍.면사무소를 방문해보면 술 냄새가 풍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하루 종일 보이지 않는 직원도 상당 수 있다며 민원 접수에 애로가 따른다는 푸념도 들었다. 물론 일부 공무원이긴 하겠지만 다수의 주민들이 바라보는 시각은 공무원에 대한 부정적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공무원들로 인해 묵묵히 소임을 다하고 있는 많은 공무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있는 것이다.
공무원들의 행동이 올발라야 군민들이 믿고 의지할 수 있다. 그래야 만이 무한 신뢰로 이어져 군 발전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잘못했다면 벌을 주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벌을 주기 이전에 잘못을 하지 않도록 지속적인 교육과 예방 대책 마련이 더 중요하다.
군민들이 더 이상 행정 불신을 갖지 않도록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 한 번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