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6일, 사건에 가담한 이 모 씨와 백 모 씨가 조사를 받기 위해 고성경찰서로 압송 돼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친엄마가 어린 딸을 때려서 죽게 하고 그 시신을 암매장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온 국민을 경악케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사망한 아이 주소가 고성으로 밝혀져 군민들이 충격에 휩싸이고 있다.
4년 넘게 감춰졌던 범행은 장기결석 전수조사에서 작은딸을 학교에 보내지 않아 경찰 조사를 받던 과정에서 드러났다.
사건의 실체는 엉뚱한 곳에서 드러났다. 고성경찰서에 따르면 엄마 박 모 씨(42)는 2009년 1월 28일 두 딸(큰 딸 12세, 당시 7세, 작은딸 9세, 당시 4세)을 데리고 가출했다.
이후 경기도 용인시 소재 박 씨의 친구집에서 거주하며 큰 딸 김 모 양을 감금, 폭행하고 학교에 보내지 않았다는 것.
2011년 10월 26일 박 씨는 김 양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행하여 사망하자 사체를 경기도 한 야산에 암매장 했다. 사체 유기를 도운 것은 박 씨가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 주인 이 모 씨(42.여),와 또 다른 친구 백 모씨(42.여)가 함께 가담했다.
이들 모두 한 아파트에 거주하며 범행을 도운 것으로 밝혀졌다.
이때까지만 해도 박 씨의 범행은 완전범죄처럼 세상 밖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 1월 19일 장기결석아동 합동 점검팀과 고성경찰서 수사팀에 의해 꼬리가 밟혔다.
아빠 김 모 씨가 지난 2013년 5월 두 딸을 자신의 어머니가 거주하는 고성군으로 전입신고를 했다. 이듬해인 2014년, 작은딸이 취학해야 하는 연령으로 고성군 모 학교는 김 양 주소지에 취학통지서를 발부했다.
그런데 김 양은 가 입학 때도, 입학식 날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학교는 취학 독촉장을 1,2차에 걸쳐 보내고 이 같은 내용을 해당 면사무소에도 통보했다.
면사무소 담당자는 보호자인 할머니 집을 방문, 할머니의 요청으로 1년 간 취학유예 신청을 받았다.
2015년 1월 또 다시 취학 통지서를 발부 하지만 여전히 김 양은 입학을 하지 않았다. 면사무소 직원은 할머니 집을 또 다시 방문 하지만 할머니는 “엄마가 데려갔다.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등의 답변만을 했고 또 다시 할머니의 요청으로 취학면제 신청을 받게 된다.
면사무소 직원은 “당시 방문했을 때 아이가 거주한 흔적을 전혀 발견할 수 없었다.”고 했다.
김 양은 입학 자체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장기결석 학생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런데 이 학교는 김 양을 장기결석 대상에 포함시켜 보고했다. 어찌 보면 엉터리 행정이지만 이 엉터리 행정이 이번 사건을 해결하는 결정적 단서가 된 셈이 됐다.
이에 따라 장기결석 명단에 올란 김 양 소재를 파악한 경찰이 충남 모 처에서 작은 딸과 생활하고 있는 박 씨를 붙잡았다.
경찰은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박 씨를 수사하던 중 큰 딸이 실종되었다는 것을 알고 추궁한 끝에 범행 일체를 자백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박 씨와 이 씨, 백 씨를 구속하고, 지난 15일 경기도 한 야산에 암매장 된 큰 딸 김양의 시신을 수습했다.
이 씨와 백 씨는 지난 16일 고성경찰서로 압송 돼 범행가담 여부를 조사 받았다. 고성경찰서는 18일 현장검증을 거친 후 19일 검찰로 송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