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영부 고성문화원 이사

 『우리에게 뿌린 만큼 거둔다는 진리를 가르치며 떠나가는 가을입니다. 나를 둘러싼 만남들을 가만히 생각해 봅니다. 지금 나의 곁에는 누가 있는 지, 내 마음 깊은 곳에 누가 있는 지를 생각해봅니다.
 눈을 감으면 떠오르는 얼굴들... 지난 날 나는 어떠한 남과 동행해 왔나 돌아봅니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따뜻해지는 이름들, 궂은일을 만나 함께 걱정하며 좋은 일을 만나 기쁨을 서로 나누는 사람들, 서로 아끼며 축복을 빌어준 사람들, 이런 사람들로 하여 나의 삶이 복되고 내 인생은 깊이를 더 해갈 것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또한 생각해 봅니다. 나는 누구에게 의미 있는 이름이며, 어떤 사람들의 마음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는지를?
인생의 여정에서 나도 남들에게 좋은 만남으로 남기 위해 애쓰고 싶은 오늘입니다. 벌써 10월의 마지막 하루입니다. 겨울 느낌이 성큼, 이별연습을 하는 건지... 시월의 마지막 오늘, 해야 할 일들을 예쁘게 마무리 잘 하시고 행복한 주말되길 바랍니다.』

이 글은 언제나 갈모봉사랑방을 사랑하고 그리워하고 찾아주는 친구, 삼봉(곽점만)이 폰으로 보내준 이메일 편지입니다.
 편지를 받고 보니, 조금도 쉬지 않고 흘러가는 시간의 추이 속에 봄이 가고 여름이 가고  벌써 가을도 간다는 것을 느껴 봅니다. 그리고 지난날 나의 삶을 생각해 봅니다. 나름대로 주어진 여건 속에 열심히 살아 왔다고 생각하지만 아쉬움과 후회가 점철 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기쁘기도 합니다. 잊지 않고 찾아주는 친구가 있고 문자와 편지를 보내주는 지인들이 있고, 가족이 있기에 그렇습니다.
10월은 가지만 갈모봉산림욕장 진입로 양편엔, 노랑, 주황, 흰색 등 각각의 특성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국화꽃들이 만개하여 만추의 서정을 자아냅니다.
‘봄에 씨 뿌리지 아나하면 가을 추수 때 후회한다.’는 주자의 가르침을 생각합니다. 오늘은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이자. 겨울의 문덕에 선다는 입동(立冬)입니다. 10월 마지막 날도 지난지가 벌써 몇 칠 째가됩니다. 추수와 월동 준비로 마음이 바빠집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추수와 월동 준비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산야대지(山野大地)가 오묘한 단풍으로 물들고 국향이 그윽한, 깊어가는 만추의 서정을 즐깁니다. 그리고 자연의 섭리와 만남의 의미도 생각해 봅니다.
 가을 편지를 보내준 친구 곽삼봉, ‘자연의 병원, 치유의 숲 갈모봉산림욕장’ 진입로에 국화를 심고 가꾸어 쾌적하고 멋진 환경 조성에 노력하신 박태희 님과의 소중한 만남에 감사를 드립니다. 줄지어 만개한 국화꽃들은 만인을 즐겁고 행복하게 합니다. ‘뿌린 만큼 거둔다는 진리를 가르치며 떠가는 계절이’ 가을임을 깨닫습니다.
한해가 기울어져가는 계절인, 가을의 끝자락에서 모든 분들의 건강과 행복을 빕니다. 특히 대입 수능 수험생들의 후회 없는 실력발휘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