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명수 재단법인 성균관 전 부관장

지자불언이란? 세상의 현황과 모든 이치와 사람이 해야 하는 도리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말을 잘 하지 않는다는 깊은 뜻이다.
자연속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남을 헐뜯고 정치권을 비난하는 사람은 참으로 알지 못하는 것이 되다. 그것이 언자부지(言者不知)다.
위의 이야기는 지금부터 2516년 전의 이야기로 공자의 제자 자공(子貢)은 그 당시에 공자보다 더 훌륭하고 뛰어난 인물이란 평을 듣고 칭찬을 받던 사람이다. 그는 위대한 외교관 이였고 또 경제전문가 이기도 했다. 공자가 천하를 순행할 때 그를 앞세우고 다녔다. 공자도 그를 말 잘하는 달변가라고 평한 일이 여러 번 있었다. 그러나 공자는 항상 그가 말이 앞서는 것을 경고하고 주의를 시켰다. 
또 공자의 제자 중에 안자(顔子)가 있었는데 공자가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제자다. 공자 제자 중에 안자와 자공이 재주가 뛰어나고 인품이 출중하였다. 그러나 세상에 많은 사람들은 아무도 안자의 재주를 몰라주었다. 그 이유는 통 말이 없고 사회의 환경속에 나가 활동하는 일이 없고 사람들과 대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공자는 안자를 평하여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내가 안회(顔回-회는 안자의 이름이다)와 더불어 종일 말을 해도 안자는 바보처럼 듣고만 있었다. 그러나 각 나라마다(各國) 다니면서 행동과 인사절차와 대민하는 행동을 보면 역시 바보는 아니다.
안자야말로 지자불언 즉 성현(聖賢)의 경지에 이른 사람이었다. 공자가 자공보고 안자에 대하여 물은 일이 있다.
‘자네가 안희와 비교 평가한다면 누가 높고 폭 넓은 재주와 지식과 높은 아량을 가졌다고 생각하느냐?’ 하고 질문하였다. 당시 모든 사람들은 자공을 안자 이상으로 훌륭한 학자로 알고 있었고 자공도 자신이 가장 뛰어난 인물로 알고 있는 것 같아서 물은 것이다.
그러나 자공은 ‘제가 어떻게 안희와 같을 수 있겠습니까. 안희는 하나를 들으면 열 개를 알고, 저는 하나를 들으면 겨우 둘을 알 뿐입니다’ 하고 대답했다. 역시 천하에서 참으로 아는 사람은 말이 없는 것이 그 증거이다.
대현여우(大賢如愚)란 말이 있는데 이 말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남들이 보기에는 어리석다는 말인데 지자불언과 같은 말이다.
천하에서 오성(五聖)이라고 존경받는 사람은 공자(孔子) 안자(顔子), 증자(曾子), 자사(子思), 맹자(孟子)를 이러는 말이다. 이와 같이 성스러운 인물이다. 그러므로 중국은 물론이고 우리나라에도 360개 향교(한국230개 향교, 북한130개)를 건립하여 년2회 2월 초정일(丁日) 및 8월 초정일(丁日)에 사림(士林)들이 모여서 제향(祭享)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천하영재(天下英才)인 자공(子貢)은 위 서열(序列)에서 제외 되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