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학열 군수가 지난달 29일 대법원 판결로 결국 군수직을 잃어 지역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취임한지 10개월 만에 제대로 된 행정을 펼쳐보지도 못하고 중도에 좌초하고 말았다. 법의 최종 심판이 내려진 만큼 되돌릴 수 없는 일이다.
1·2심을 거치며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다. 그러나 군수 공석이 현실로 나타나자 동요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재선거 입지자들과 추종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해 혼란스럽게 됐다.
하 군수는 지난해 6.4 지방선거 고성군수 후보시절, 모친의 체납액 28만 5천원을 선관위에는 신고 했으나 각 가정에 배달되는 선거공보에는 누락하여 기재하지 않아 허위사실기재 및 유포로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어 지난해 10월 23일 1심 재판에서 벌금 200만 원을, 지난 1월7일 열린 항소심에서 벌금 120만 원을 각각 선고 받아 군수직 상실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한 가닥 희망을 걸었던 대법원에서도 기각돼 5월 29일자로 군수직을 잃고 야인으로 돌아갔다.
어찌 보면 조그마한 실수로 치부할 수 있는 것인데 법의 잣대는 이를 용인하지 않은 것이다. 작은 실수가 정치인생과 고성군민들에게 큰 오점을 남기게 됐다. 또 믿고 뽑았던 군민들의 상처도 크다.
고성군에는 약 2년 전부터 위기라는 말이 꼬리를 이었다. 고위간부공무원이 뇌물수수사건으로 구속되는가하면 중간 간부 역시 똑 같은 사건으로 영어의 몸이 되고, 최근에는 또 업무 잘못으로 법정에 선 공무원, 도 감찰반에 적발되는 사건 등 불명예의 연속이었다.
그 씁쓸한 기억이 미처 사라지기도 전에 지역의 구심점 역할을 하던 군수가 직을 상실, 허탈감을 안겼다.
이로 인해 재선거가 불가피하게 됐고, 하 군수가 추진하던 각종 정책들이나 군정 목표, 방향 등이 사실상 멈추게 됐다. 군민들에게는 큰 피해가 아닐 수 없다.
재선거로 인한 행정력 낭비, 선거로 인한 군민들의 또 다른 갈등이 예상되기에 우려되는 대목이다. 고성군 최대의 위기다. 선거로 인해 군수가 중도하차한 적이 없었기에 오늘의 현실은 더욱 크게 느껴지는 것이다.
오는 10월28일 재선거에 의해 새로운 군수가 취임할 때까지 부군수가 군수직을 대행하게 됐다. 지역의 흐트러진 민심을 추스르고 행정공백을 최소화하는 것이 급선무다. 
국.도비 확보, 하이발전소 착공, 양촌,용정지구 해결 등 산적한 현안사업들을 슬기롭게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와 함께 의회 역할이 막중하다. 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이 군수라는 생각으로 위기에 지혜를 보태야 한다. 집행부를 견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처럼 위기 순간에는 한 뜻으로 뭉쳐 오로지 군 발전에 힘을 모아야 한다.
특히 의장의 역할은 더욱 크다. 대의기관인 수장으로써 군수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도록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공무원들과 지역사회 지도자들이 솔선수범하여 난국을 슬기롭게 극복하기를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