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형갑 고성미래신문 지면평가위원

 요즘 성완종 게이트로 검찰에서 정치인들의 비정상적인 돈벌이에 대하여 조사가 한창이다. 너무 뻔한 사실에 대해서 국민들은 웃지도 울지도 못하고 그저 가소롭고 뻔뻔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 하나같이 돈 많고 많이 배운 선출직이요 진실 게임을 즐기는 국정의 지도층이라 정치적으로 또 어떻게 얼버무리는 국가의 화려한 말잔치로 끝날 것이라는 게 국민들의 생각이다. 그르던 것이 ‘대한민국 정치’라는 것을 우리는 몸에 배어 익히 잘 알고 있다.
우리 고성의 지도층도 별반 다를 바 없어 보인다. 그러니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 거짓의 대표적인 보기를 하나 꼽으라고 한다면 누구나 서슴없이 ‘정치(政治)’를 들고 또 ‘정치적(政治的)’이란 낱말은 말과 행동이 불일치하는 것으로 쉽게 받아 들려지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들이 가장 싫어하는 직종이자 가장 부패한 계층으로 정치인을 손꼽는 것은 그 당연한 귀결이다.
이쯤 되면 정치란 도덕이나 윤리, 인격이나 학식 있는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 백수건달(白手乾達) 깡패들에게나 어울리는 직업일 듯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정치를 하고 싶어 안달을 하는 사람이, 고속버스에 승차하면 몇 년은 거뜬히 먹고살 만큼 많다는 것이 문제다. 이유가 뭘까? 간단하다. 일단은 무게를 잡을 수 있고, 허겁 지급 살고 있는 중생들에게 싶게 먹힐 수 있는 선심(善心)을 베푸는 양 하면서, 실제로는 쉽게 도둑질해먹을 수 있는 돈벌이(눈 감고 짝꿍)가 많기 때문이다.
이처럼 정치를 삐딱한 심정으로 바라보게 된 데에는 물론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부패(腐敗)와 비리(非理)의 썩은 냄새를 심증은 있으나 물증을 찾기 어렵도록 할 수 있고, 아귀와 같은 추악한 외압(外壓), 밥 먹듯이 일삼는 거짓말과 함께 철새인 듯 잡새 행각을 하는 해바라기성 정치 행각 등이 그 이유가 될 수 있다. 야인의 서재에 동서 정치서적만도 대략 천여 건 넘게 있는데, 원래 정치란 부정의(不正義)의 대명사인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정의(正義)를 실현하는 것이었다.
내일의 희망과 역사적 비전을 국민 앞에 제시하지는 못할지언정, 최고 지도층의 비리와 외압 의혹으로 얼룩지는 정치란 기껏해야 개인의 이익을 위한 공갈 돈벌이 정치에 불과한 것이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오늘날의 한국 정치에서 ‘지방자치(地方自治)’라는 유려한 단어는, 1년에 만화책 한 권도 읽지 않는 속 빈 껍데기들의 화려한 지방 토호(地方土豪) 잔치판에 불과한 4류 정치를 넘어, 돌대가리 공갈정치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바로 이 돌대가리 공갈정치판이 지방을 넘어 대한민국 사회 전체를 희망이 없는 길로 내모는 길잡이 역할을 부끄러움 없이 하는 것이다. 돈 없는 놈 기죽이는지 표로서 당선되었다는 같잖은 소리로.
이 생명 없는 지방자치를 넘어 돈만이 춤추는 정치판을 그대로 둔 채 절망에서 희망으로 나아가기 위한 개혁(改革)을 이루어 내겠다는 것은 정녕 가소롭고 아니꼬운 일이다. 부정이 활개를 치고 불의가 미소 짓는 거짓의 세상에서 정의와 양심과 도덕은 아픔과 슬픔을 머금고 술잔에 울분(鬱憤)을 토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정의가 힘이라는 역사적 진리에 대한 회의(懷疑)가 움 트는 반면, 오직 돈만이 정의라는 ×××들의 논리가 지배하는 땅에서 꿈과 희망(希望)을 재생(再生) 시키기란 결코 버거운 일이다.
그러나 팔짱 낀 채 수수방관만 하고 있을 수가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일부터 하나씩 차근차근 찾아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 그 일의 하나로 지방 도둑놈 정치인부터 색출·고발(索出·告發) 우리 사회에서 영원히 추방시킴으로서 정의가 물결치는 살맛나는 세상, 맑고 깨끗한 정치를 이루어 내기 위한 고성의 힘찬 걸음을 내 마음부터 비우고 시작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 고성의 도둑놈 정치인은 누구인가? 영원히 추방·퇴출시키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누구나 쉽게 떠올리는 대안은 선출 정치인들 스스로의 대오 각성을 통한 환골탈태(換骨奪胎) 일 것이다. 그러나 기초단체 선출직이라는 지위도 배부르고 등 따스운 삶을 완벽하게 보장해주는 희한한 환경 아래서, 이것을 기대하는 것은 해군교육사령부 유치 실패의 책임을 묻는 것만큼이나 버거운 일이다.
또 지방정치인이라 부르는 군수·도·기초·의원도 무슨 신(神)이 아니고 제 먹고 살려고 발버둥 치는 나약한 인간인 이상, 스스로 제 목을 자르는 진지한 고민과 실천을 할 만큼 그들이 위대한 존재도 아니다. 그렇다면 아래로부터 깨어있는 군민의 솔선수범 적이고도 조직적인 정보와 힘의 동원을 통한 지속적인 외부적 압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법 제도적인 차단 장치의 마련과 동시, 도둑놈 정치인의 생명을 유지시켜주는 낡은 정치구조의 발본 즉 혁신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할 때 버거운 가운데서도 묵중한 돌팍 사이를 비집고, 새로운 꿈을 일궈 낼 착한 대안의 세력은, 바로 옆집에서 나타나 비로소 희망의 새싹을 빼꼼 빼꼼 틔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