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상정 고성미래신문 논설위원

2015년 4월 21일 고성군 대가면 갈천서원에서 춘계향례를 치렀다.
갈천서원은 고성의 4현으로 알려진 행촌 이암, 도촌 이교, 묵재 노필, 관포 어득강 선생을 모시고 매년 봄에 행례를 치루고 있다.
춘계 향례장에는 고성군수를 비롯한 내외 귀빈이 경향각지에서 모여들어 선현들의 가르침을 되새기고 추모하는 모습이었다.
초헌관에는 고성 이씨 후손인 대구 출신 이종수 유림이 맡았으며, 아헌관으로 회화면 출신 중봉 정금도 유림이 맡았다. 정금도 씨는 일찍이 성균관에서 익힌 예절을 행하여 행사에 참석한 다른 유생들에게 모범을 보여줘 칭송을 받기도 했다.  그 밖의 집사들은 내외유림이 두루 섞여 치렀다.
갈천서원의 경관은 고성의 가장 산골 마을에 위치하고 신록이 돋아난 요즘의 경치가 연중 제일로 아름답게 보인다. 상리에서 차를 몰고 갈천리로 넘어가면 갈래 종생 골짜기의 봄꽃이 대궐을 이뤘고 갈천서원이 가까이 다가오면 소풀산을 바라보는 형상이 아늑한 어머님의 품속 같아 언제 보아도 포근하고 따뜻한 느낌을 받는다.
서원의 대문에는 불사문(不舍門)이라는 현판이 보인다. 맹자 이루장구 편에 선비가 학문을 하는 태도에 배움에 어려움이 부딪치더라도 고난을 참고 끝까지 정진해야 한다는 뜻으로 물과 같은 성질을 닮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물은 낮은 곳으로 흐르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쉼 없이 흐르다가 구덩이를 만나면 그 구덩이에 물을 가득 채운 후 다시 앞으로 흘러나가 언젠가는 너른 대양에 이르게 된다. 끝없이 노력하고 증진하면 이루는 바가 성취된다는 뜻에서 따온 문 이름이다.
서원 오른쪽에 낙영재가 있다. 군자삼락에 영재를 얻어 교육하는 즐거움을 나타낸 재실이다. 고성의 선현들이 이처럼 학문하는 태도와 영재 교육에 관심을 많이 두어서 인지 고성 출신 인물이 다른 지역에 비해 걸출하고 또 많이 배출된 까닭일 것이다.
선현의 영정을 모신 사현사는 맞매지붕 건물이다. 안타깝게도 맞배 측면의 바람막이가 퇴락하여 손만 닿아도 떨어져 내리는 형편이라 곧바로 수리하지 않으면 본건물이 훼철 될 것으로 보인다. 제향의 운영도 후손들의 성금으로 행사를 치루고 있어 당국의 세심한 지원이 절실히 요구되는 형편이다.
무엇보다 서원에서 치루는 제례의 기능은 선현들의 가르침을 우리들의 현실 생활에서 실천하고 그 정신을 본받는 일일 것이다. 선현들은 자신을 희생하여 이웃이나 사회에 공헌하고 다른 사람과 어울려 예의를 잊지 않고 화목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평생토록 게을리 하지 않았다. 우리 후손들은 그 뜻을 진정으로 본받는 것일 것이다.
갈천서원에서 4현을 모시는 행사 이외에도 우리 지역의 춘계 행사에는 4월 23일 숭충사의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추모제가 열리고, 4월 25일에는 구만면 출신의 신암 허격 선생의 채례가 열리고 있다. 아무튼 이런 기회에 젊은이들이 많이 참여하여 전통문화가 발전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