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영부 고성문화원 이사

현실 체험 학습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중국의 춘추전국시대 유가 사상가로 공자의 적통을 이어받았다고 평가되는 증자(曾子)와 그의 제자에 관한 일화(逸話)입니다.  
증자의 제자 가운데 공명선(公明宣)이라는 이가 있었습니다. 증자의 문하에 3년 동안 있는 그가 책 읽는 모습을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이를 보다 못한 스승이 꾸지람을 하였습니다. 그러자 공명선의 대꾸가 뜻밖 이었습니다. “스승님! 제가 공부하지 않으면서 어찌 문하에 머물 수 있겠습니까? 저는 지난 3년 동안 스승님의 일거수일투족(一擧手一投足)을 배우려고 애썼습니다. 집안에서 몸가짐과, 손님접대 예절. 벼슬길에서 몸가짐과 처세는 어떻게 하는지를 눈여겨보았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스승님처럼 되지 않았습니다. 제가 공부를 하지 않다니요?” 공명선의 대답을 듣고 난 증자는 그의 공부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저 책을 읽는 것만이 공부가 아니라 책에 담긴 내용을 실천하는 것이 진정한 공부요, 스승의 삶을 배우는 것이 큰 공부임을 인정하야만 했습니다.
조선 말기에, 실학자로서 법고창신을 주장했던 연암 박지원은 그런 공명선을 두고 독서를 매우 잘한 사람이라고 평했습니다.
 책은 책대로, 내용은 내용대로 따로 노는 독서는, 그저 책을 잘 읽는 것에만 열심인 속된 공부를 비판하던 연암이었습니다. 그에게는 공명선의 공부는 그야말로 책이 아니라 스승의 일상생활에서 직접배우고 있다고 말함으로써 연암 박지원은 실천의 중요성 일깨우고 있습니다.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는 유명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맹자의 어머니가 어린 맹자의 올바른 교육을 위하여 세 번이나 집을 옮겼다는 이야기입니다. 맹자에게 좋은 배움의 본보기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좋은 본보기를 보이지 아니하고, 아이들에게 좋은 사람 되어라, 훌륭한 사람 되어라, 공부 열심히 하라고 강요한다면 과연 그렇게 될 수 있을까요?
한번 쯤 생각해 보아야할 좋은 이야기라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