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영부 고성문화원 이사

참으로, 국가적으로, 개인적으로 다사다난했던 갑오년(甲午年)을 역사의 장으로 갈무리고, 양같이 순하고 포근하고 따스한 을미년(乙未年)을 희망하는 연말연시가 되었습니다. 거리에는 자선냄비가 등장하면서 연말의 분위기가 서서히 묻어나고 있습니다.
 이와는 달리 우리 주변에는 연말이 되면 더욱 춥고 설렁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특히 되살아나지 않는 경제상황 속에 고아원이나 양로원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예전에 비해 뚝 덜어지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십시일반(十匙一飯)이란 말이 생각납니다. 여러 사람이 밥 한 숟가락씩 모으면 한사람이 먹을 한 그릇 밥이 된다는 말입니다. 할아버지께서 생시에 늘 강조하신 말씀이었습니다. 여러 사람이 조금씩 힘을 합하면, 한 사람 쯤은 구제하기 쉽다는 이야기입니다.
십시일반 하는 따뜻한 이웃사랑이 그 어느 해 보다도 절실합니다.
이웃이 어려운 일을 당하면 함께 힘을 모아 어려움을 해결하려는 형태의 모임은 먼 옛날 씨족사회로부터 내려온 우리의 고유한 아름다운 전통 양속입니다.
어릴 때 힘든 농사철이 되면 품앗이는 물론이요, 노동부조라하여 일손이 부족한 집일들을 아무런 반대급부 바라지 않고 하였습니다. 또 새마을 정신으로 서로 협력하여 마을 단위로 단체를 만들어, 마을 공동사업을 온 동민들이 함께 헤쳐 나갔던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또한 이웃 간에 몇몇 사람들이 모여서 상부상조(相扶相助)하던 계모임도 어려움이 닥쳐왔을 때 이웃과 더불어 협동과 협력이 십시일반 정신으로 이를 헤쳐 나가겠다는 공동체 의식의 발현이었습니다. 어릴 때 우리 마을에 초상이 생기면 마을 사람들은 제일 먼저 호롱불을 한 개씩 가져와 처마 밑에 달아 걸어 주었습니다. 기름이 귀한 시절이었지만, 기름을 가득 채워 밤새도록 상가 집을 밝혀주는 아름다운 마음의 등불이었습니다. 외롭고, 무섭고, 어두운 초상집을 환히 밝혀, 유족들을 위로하기 위한 아름다운 인간적 배려였습니다. 전깃불이 없었던 시절 이야기입니다.
따뜻한 이웃의 손길이 간절한 연말연시가 되었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생각과 이념의 차이로 매우 혼란스럽습니다. 정윤회 비선라인사건, 민주통합당해산심판사건 등의 여파로 매우 뒤숭숭한 연말연시가 되었습니다. 국민통합을 염원해봅니다.
이럴 때 일수록 우리 사회는 가계각층의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공동체임을 자각해야 할 것입니다. 공동체의 다른 구성원들과 고통을 함께 느끼고 어려움을 해결해 나갈 때 우리 사회는 더욱 살맛나는 집단으로 발돋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연말연시를 맞아 우리 곁에 불우한 이웃들에게 따뜻한 사랑의 손길을 내밀어 올 겨울 한파를 막아내 봅시다.
아울러 십시일반 하는 아름다운 마음으로 도움을 베풀어주신 고마운 분들을 생각해봅니다.
먼저, ‘자연의 병원치유의 숲 갈모봉산림욕장’, 갈모봉 정상에, 이곳이 갈모봉임을 알리는‘갈모봉, 해발368m’라고 서각(書閣)한 멋진 나무 현판을 재능 기부하신 한송(閑松) 정숙인님, 감사합니다. ‘대한민국행촌서예대전’ 문인화우수작품상 수상을 축하합니다.

 갈모봉산림욕장 주차장에 화장실이 없어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자, 선뜻  2천 여 만원 넘는 20 여 평의 부지를 고성군에 기부채납, 무상 희사(喜捨)하신, 우촌(牛村) 박영목 형님, 고맙습니다. 형님덕분에 멋지고 편리한 화장실이 건립되어 이용객들이 매우 편리하게 사용합니다. 두 분의 덕분에 갈모봉산림욕장이 더욱 빛납니다. 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로 지난 저의 불상사시(不祥事時)에 물심양면으로 도움 주시고 고생하신 고성경찰서경찰관님, 해양경찰관님, 고성소방관님, 의용소방대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격려와 위로를 아끼지 아니하는 삼봉 곽점만을 비롯한 친구들을 비롯한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 특히 구암마을 어촌계장 김도진님, 고성노인복지센터 정미향 소장님께도 고마움과 감사를 전합니다. 심려와 노고를 끼쳐 대단히 죄송합니다. 여러분들이 계시기에 세상이 밝아지고 더욱 발전합니다.
연말연시 잘 보내시고 희망찬 새해에는 더욱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