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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바위
2014년 12월 05일 (금) 14:22:22 고성미래신문 gofnews@naver.com

   
▲ 심상정 고성미래신문 논설위원
고성군 하일면 용태리, 자란도와 마주보는 바닷가에 형제바위가 있었다. 두 개로 우뚝 솟은 모양이 아름답기도 하고 형제가 나란히 서있는 모습을 형상할 수 있어 마을 사람들은 형제바위라 부르고 있었다. 그런데 10여 년 전 매미태풍으로 동생바위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형님바위도 허물어져 그 밑둥만 남아있을 뿐이다. 안타까운 것은 형제바위의 전설로 인해 이 지방 사람들이 형제간에 우애 있고 착하게 살아가는 멘토 역할을 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세월 속에 바위의 흔적과 함께 그 아름다운 전설마저 묻혀버리는 사실이 안타까워 소개하려고 한다.
 옛날 이 마을에 두 형제가 아버지를 모시고 살고 있었다. 두 형제는 가난하게 지냈지만 그런대로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는데 어느 날 아버지가 중병에 걸려 자리에 드러눕게 되었다. 두 아들은 의원을 찾아가고 백방으로 약을 구하여 아버지를 살리려 했지만 병세는 더욱 악화되고 눈물과 한숨으로 아버지의 임종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아버지의 간호에 지친 두 아들이 잠시 눈을 붙였는데 꿈속에 지팡이를 짚고 나타난 노인이 이러기를 “너희 형제는 생전에 원수였던지라 이생에서 같은 집안에서 살 수 없는지라 네 아버지가 그 죄를 대신 받고 중병을 앓고 있으니 너희 형제 중에 누구라도 먼저 죽지 않으면 아버지는 깨어날 수 없다.”는 소리에 놀라 잠을 깨고 보니 꿈이었다. 꿈에서 깨어난 두 형제는 서로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고만 있었다. 이심전심이었을까? 두 형제는 제각기 내가 먼저 죽어서 아버지를 살려야겠다고 굳게 마음을 다잡았다. 며칠 후 그믐날 밤에 형제는 각각 몰래 집을 빠져나와 바닷가 가파른 절벽위로 오르기 시작하였다. 캄캄한 그믐밤이라 형은 동생이 있는 줄도 모르고 동생 또한 형이 곁에 서있는 줄도 몰랐다. 동생이 먼저 하늘에 대고 “천지신명이시여, 부디 우리 형제를 용서해 주시고 아버님의 병을 낫게 해주십시오.” 하고 간절히 빌고는 바다에 몸을 던지고 말았다. 그 곁에는 형님도 동생을 위해 바다에 뛰어들고 있었다. 이런 일이 있은 후 아버지의 병은 씻은 듯이 나았지만 두 아들을 잃은 애비 마음은 가슴을 칼로 도려내는 아픔으로 살았다고 한다. 아버지는 날이 새기가 무섭게 아들이 죽은 절벽위로 올라가 먼저 떠나간 아들을 그리워했지만 한번 떠난 아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세월이 흘러 아버지도 돌아가시고 우애 있고 효성스러운 이야기만 전해오던 바닷가에 형제처럼 생긴 바위가 솟아올랐는데 마을 사람들은 이 바위를 형제바위라 부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파도가 밀려와 바위에 부딪치면 하얗게 물보라를 내며 아름다움을 발산하는 모습이 다정한 형제의 우애를 보여주는 것 같아 마을 사람들의 사랑을 더 많이 받은 바위였는데 지금은 그 아름다운 모습을 이야기로밖에 들을 수 없게 되었다.
 하기야 요즘은 형제간이 없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출산 수가 두 명이 안 되니 형제가 있을 수 없다. 그러니 형제가 있는 집안을 찾기가 열에 한둘도 안 된다. 혹여 형제가 있더라도 서로 도와가며 화목하게 지내는 형제를 찾아내기는 더 어려운 현실이 되어버렸다.
 음력으로 10월이라 집안마다 시사를 지내면서 형제와 친척들이 모처럼 모여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고 혹시라도 나보다 못한 친척을 도와줄 일이 없을까 하고 걱정하고 헌신하던 옛 할아버지가 생각난다. 따뜻하고 인정 많던 할아버지 할머니가 남긴 훈훈한 인정을 다시 찾을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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