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명수 재단법인 성균관 전 부관장

진리의 입장에서 상대방의 말을 들을 때 좋은 말은 좋게 들리고 나쁜 말은 나쁘게 들리며 상대방이 말하고 싶어 하는 의도도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대해서는 서경(書經)에서 다음과 같이 강조하고 있다.
상대방의 말을 들을 때 본마음에서 듣기 보다는 이기적 욕심을 가지고 듣게 되면 옳은 판단을 내리지 못하게 된다. 자신의 욕심을 채워주는 달콤한 말은 좋은 말로 들리게 되고 욕심을 채워주지 않는 말은 마음이 상하는 말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오직 진리의 입장에서 상대방의 말을 들을 때 좋은 말은 좋게 들리고 나쁜 말은 나쁘게 들리게 된다.
3. 색사온(色思溫)은 얼굴표정을 지을 때에는 항상 온화하게 할 것을 생각한다는 의미이다. 좋은 표정은 얼굴을 부드럽고 온화하게 움직여 자신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표정이다. 마음이 안정되어 있고 순수한 마음으로 가득 차 있으면 얼굴표정 또한 항상 온화해질 수 있다. 하지만 남에게 잘 보여 자신이 원하는 이익을 구하고자 하는 욕심이 개입되면 얼굴 표정을 예쁘게 꾸미고 애교를 떨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평소 순수한 마음을 지니면서 밝고 긍정적인 생각을 통해 얼굴 표정을 부드럽고 온화하게 만들어야 한다.
4. 모사공(貌思恭)은 모습은 공손하게 할 것을 생각한다는 의미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부귀하게 되면 자신보다 못한 사람에게 거만하게 대하기 쉽고 빈천하게 되면 부귀한 사람 앞에서 비굴하기 쉽다. 그러나 인격을 갖춘 군자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기 때문에 부귀하더라도 다른 사람을 무시하거나 음탕함에 빠지지 않고 의지가 견고하기 때문에 가난하더라도 비굴하지 않게 된다.
5. 언사충(言思忠)은  말을 할 때에는 진실하게 할 것을 생각한다는 의미이다. 말을 교묘하게 하고 남에게 듣기 좋은 말만 골라하는 사람은 남에게 잘 보여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욕심을 채우려는 경향이 많다. 그런 의미에서 공자는 말을 교묘하게 하고 얼굴빛을 곱게 꾸미는 사람 중에는 어진 사람이 드물다고 했던 것이다. 임금을 현혹시켜 나라를 어지럽히거나 망국의 한을 남기도록 한 간신들의 달콤한 말. 자신의 이기적인 욕심을 채우기 위해 말을 교묘하게 꾸며 사람을 농락하는 아첨배의 말을 두고 후세인에게 회자되어 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 반대로 어진 사람은 말을 교묘하게 꾸미거나 얼굴을 예쁘게 꾸미지 않고 소박하게 표현한다.
이 세상에서 자녀와 가장 가까운 부모의 경우 자녀에게 말을 달콤하게 꾸미거나 얼굴을 예쁘게 꾸미지 않는다.
6. 사사경(事思敬). 사사경은 일을 할 때에는 경건하게 할 것을 생각한다는 의미이다.
경(敬)의 의미는 생각하고 헤아리고 계산하는 등의 마음 기능을 중단시킨 상태에서 마음을 한군데 집중하여 옮기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어른과 대화를 할 경우를 예를들면 눈은 어른의 눈을 바라보고 귀는 어른이 하는 말에 기울이고 생각은 대화에 집중하는 것이 어른에 대한 공경(恭敬)이 될 것이며 일 또한 마찬가지이다. 학생이 공부를 할 때 공부에 온 마음을 다 쏟으면 성적이 오를 것이고 농부가 농사를 지을 때 농사짓는 그 일에 집중하게 되면 농작물이 주인의 정성에 무럭무럭 잘 자라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