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영부 고성문화원 이사

옛 스님의 법어에 ‘일일시호일, 일일우일신(日日是好日 日日又日新)’이란 말씀이 있습니다.  날마다 좋은 날 되고, 날마다 새로워질 수 있도록 오늘 최선을 다하여 정진하고 수행하자는 뜻입니다. 이 말씀은 제자들에게 내린 법어입니다.
 신라시대 고승으로 해동의 성인이라 일컬어지는 원효대사 또한 ‘어제는 지나 오늘이 되고, 오늘은 흘러 내일이란 이름의 오늘이 되나니, 오로지 오늘 최선을 다해 몸과 마음을 닦으며 나아가라!’는 말씀을 남기신 바 있습니다. 이 말씀은 이미 지나간 날들의 인연과 업보에 얽매이지 말고, 또 아직 오지 않은 내일의 허황된 꿈에 젖지도 말고, 지금 이 순간에 오직 최선을 다해 정진 공부하고, 선덕을 쌓고, 열심히 살아가자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또 ‘현재를 중시하라, 현재는 과거의 결과이지만 미래의 원인이다.’라고 설파했습니다.
이렇듯 성현들은 한 결 같이 매일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생활이야 말로 모든 이상과 행복과 희망을 구현하는 최고의 길이라는 것을 일러주고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오늘을 맞이해 봅니다.
아! 오늘은 새롭고 정말 좋은 날입니다. 기온은 청량하고, 하늘은 맑고 높푸른 가을 날 좋은 날입니다. 영롱하게 이슬에 젖은 길가에 핀 코스모스가 미풍에 하늘하늘 고개를 흔들며 인사를 합니다. 가냘프고 청초한 소녀의 해맑은 얼굴로 미소를 보내며 인사를 합니다. 철학적 의미로 코스모스는 ‘질서와 조화를 지니고 있는 우주나 세계’입니다.
우주의 정연한 운행질서(코스모스)는 추호도 어긋남이 없이 돌고 돌아 코스모스의 계절 가을이 되었다고 알리며 인사합니다. 끝없이 펼쳐진 무한한 우주를 바라보며, 정연한 질서와 조화를 지닌 우주를 향해  활짝 웃으며 감사와 고마움을 전하는 것입니다. 우주적 운행과 질서와 조화에 대한 감사와 고마움을 전하는 꽃으로 피어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코스모스는 가을의 전령사입니다.
  가을의 전령사, 코스모스가 핀 오솔길 걷는 날들은 날마다 좋고 날마다 새롭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도 생각하며 좀 더 보람 된 삶을 위해 반성하며 설계도 해봅니다. ‘날마다 좋은 날 되소서! 날마다 새롭고 보람된 날이 되소서!’라는 덕담도 지인들에게 문자로 전송합니다. 순수한 감정을 지닌 해맑은 얼굴의 소녀처럼 청초한 코스모스가 전하는 우주적 메시지를 함께 전하며 좀 더 오늘에 충실하고자 다짐 해봅니다. 최선을 다해 좀 더 선덕 쌓고 베풀고, 배우고자...
오늘은 어제의 결과이자 내일의 원임임을 상기합시다.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이 납니다.  
‘날마다 좋은 날 되소서! 날마다 새롭고 보람된 날 되소서!’
청초한 코스모스가 하늘하늘 고개를 흔들며 반기는 가을 날 정취를 함께 띄워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