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기술센터 매각이 최선인가

고성군에서 고성읍 서외리에 있는 현 농업기술센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유는 매각하여 대체재산 조성지로 사용하기 위함이다. 군에서 예상하는 매각 대금은 약 35~40억 원을 추정하고 있다. 대지는 약 2200여 평에 부속건물 11동이 있다.
이 돈으로 고성읍 구 보건소 부지를 매입하고 나머지는 빚을 갚는데 사용할 계획을 밝히고 있다. 의회에서도 조속히 매각을 주문하는 분위기 여서 조만간 매각절차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행정도 의회도 농업기술센터 매각을 너무 서두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현 농업기술센터 부지는 군 재산으로 활용가치가 너무도 많다.
소위 말하는 노른자위 땅으로 불리는 곳이다. 40억 원을 확보하기 위해 수십 년 간 몇 백억이 투자 된 곳을 팔아치워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2006년 이후에만 건립된 건물이 3동이나 되고 아름드리 조경도 잘 꾸며져 있다.
불과 10여 년 전 수십억 원을 들여 부속건물들을 건립 했는데 10년 사용하자고 아까운 혈세를 투입하지는 않았을 것인데.
이러한 곳을 매각해버리면 고성군의 손실은 40억 원 보다 몇 곱절 많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차 후 사업의 필요성에 의해 부지 매입을 하려 한다면 어디에서 이 같은 땅을 구할 수 있을 것인지 우려되는 부분이다.
각 지자체들은 부득이한 사유를 제외하고 대부분 지자체재산을 보존하여 활용하는 추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민들의 문화.복지공간으로 재탄생 시켜, 주민 행복지수를 높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구 고성읍사무소 활용 방안은 1년 넘게 가닥을 잡지 못하고 있으면서, 유독 농업기술센터 매각에는 속도를 내고 있는 이유를 납득하기 힘들다.
군 의회에서는 지난 6대 의회에서 매각방침을 정했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그렇지만 무엇이 진정 백년대계의 고성군을 위하는 것인지 다시 한 번 재고하기를 기대한다.
 
‘추석’이 서러운 이들 없어야

명절의 힘은 흩어진 가족을 불러 모으고, 가족의 일원임을 깨닫게 하는 데 있다.
추석이 성큼 다가온 지금 가족도 없이 나 홀로 지내는 노인들을 보는 마음은 부끄럽고 착잡하다. 어느 지역인가 68세 된 시력을 잃은 할머니가 자식들에게 버림받고 오물과 악취가 가득한 좁은 골방에 ‘우리 속 동물’처럼 방치됐다는 소식은 분노를 자아낸다.
다행이 고성군에는 이와 같은 노인확대 사건은 발생하지 않아 안심이지만 명절이면 홀로이 지내는 노인들이 가장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이웃의 부모는 ‘아저씨 아주머니’가 아니라 ‘아버지 어머니’라 불러온 게 우리 인심이었다. 자식이 버리고 돌보지 않는다면 이웃된 우리가 돌봐야 한다. 너나없이 사는데 쫓겨 이웃을 돌아보지 못하는 게 요즘 우리 삶이긴 하다.
그래도 명절만큼은 이웃에 새삼 눈길을 보내고 살피던 우리였다. ‘추석이 오히려 추운’ 노인은 없는지 주위를 돌아보고 있다면 챙기고 보듬어주어야 이웃이고, 이웃된 도리다.
따지고 보면 추석이 춥고 서러운 이들이 어디 노인들뿐이겠는가.
아예 입에 풀칠한 기회조차 갖지 못하고 있는 수많은 실직자들, 휴일에 점심 먹을 곳을 걱정하는 아이들, 외국인 노동자들, 보름달을 보지 느끼지도 못하는 장애인들 열거하기에도 숨이 차다. 피붙이와 친지끼리 보내는 차원을 뛰어넘어 사회공동체의 다른 구성원, 특히 그늘에 놓인 이웃들과 따뜻한 정을 나누면서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의 베푸는 기쁨도 느껴보는 명절이었으면 한다.
우리 조상들은 명절 때면 어려운 이웃의 굴뚝에 밥 짓는 연기가 오르는지를 살폈다. 이웃의 아픔을 함께 아파하고 그들을 위로하는데 미력이나마 동참하는 아름다움이 충만한 모듬살이를 되살려보자.
명절에 모처럼 만나는 ‘핏줄’은 소중하다. 그러나 가족으로, 이웃으로 마음을 넓혀 나갈 때 우리 공동체는 더욱 건강해질 것이다. 힘들수록 어려울수록 나누는 미덕이 필요하다. 올 추석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뜻이 무언지,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길이 무언지 한번쯤 되새겨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