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종암 문학평론가.시사평론가

*7.15 / 1) 한국일보에서 ‘글쓰기 권하는 사회..글쟁이들의 비법은?’라는 제목이 달렸다. 이렇게 응수할 수밖에 없다. 무식한 기자일세. 조선놈이란 자존을 갖고 국어 공부 좀 하길 바란다. 지금 국어사전을 검색해 보고 제목 뽑았으면 한다. '글쟁이'가 뭐냐? 기레기(언론+쓰레기)라 부를까? 국내 작가 셋과 외국작가는 이러한 폄하에도 언론을 탔다고 희희낙락이다. 감히 말하건대, 나는 허접하면서 자신을 들어내려는 글을 쓰는 쟁이는 아니겠다. 여의도 샛강에 머무니 뙤약볕에 간혹 서늘한 바람은 분다. 부르는 군상은 제법 있어도 영양가(?)는 없다. 술, 술, 술이다. 폭탄주 다섯 잔을 마셨다. 그래서인지 더 부화가 나는지 모르겠다. 기레기들은 나에게 ‘글쟁이’라면 한 번 맞을 수도 있겠다. 문학평론을 하니 ‘문학가’이자 이를 벗어나서도 거의 논제 불문 비평을 하니 ‘문필가’ 또는 ‘문사’가 맞겠다. 내겐 유수 언론사주도 이렇게 칭하거늘.
 
2) 한국어도 모르면서 내 논조에 공감해 주는 싱가포르 여성이 있어 좋다. 어떨 땐 미안할 정도다. 내 영어 실력이 짧고 시간이 없어 간단한 대화만 한다. 한 번 방문하라고 하건만 주머니 사정이 예전 같지 않기에 민초들의 경제상황이 좋아지길 기다린다. 그곳에는 골초가 생활하기도 너무 힘든 곳이었다. 언젠가 그곳 독일인 집에서 1박한 적이 있다. 아침에 반바지 차람으로 마을을 산책하니 담배 꽁초 하나 없는 이유를 물었다. 하루에 쓰레기 수거차가 세 번이나 온다고 했다. 하여튼 이 나라는 부패한 공직자 같은 인간쓰레기도, 일반 쓰레기도 우리와 달리 분리수거를 잘하니 본받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 부패공화국은 그게 잘 될까?
 
*7.13~14 / 오늘 새누리 전당대회에 참석하고 청문회를 보노라면 - 장관 후보자 성X아! 나이트클럽 사장으로 동극하여 내 상무나 좀 시켜주었으면 한다. 아직은 새끼 조폭 두어 놈은 제압할 수 있는 머리와 힘은 있거늘~ 그리고 종X아! 이제 헌법학을 논하지 말 것이며, 학교를 벗어나면 다시금 후학을 가르치겠다고 회귀하지 말았으면 한다. 법학도들에겐 가증스러움과 구역질을 안겼다. 그대들의 무임승차에 열 받는다. 쫄박(?)들이 울부짖는다. 여름이 가면 으악새는 곧 울 것이고, 그러나 이들은 지금까지도 울었다. 짝사랑에 지쳤다는 기색뿐이다. 그놈의 각료 자리가 뭔지? 헌법학자가 학자적 양심까지 버려서야. 강단에서 법학도들에게 ‘법=정의(Law=Justice)’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가르쳤을 위선에 기가 찬다. 내게 헌법학을 가르쳤던 교수들도 저럴까? 태생적이든, 후천적이든 폴리페셔들이 문제로다. 참, 대한민국 괴수들 좋을시고? 인생은 잘 살아야 한다. 더구나 쉰이 넘을 무렵부터는 매사 조신해야 한다. 권력과 돈을 탐하기 전에 '인간이 인간으로서의 도덕'은 갖추어야 한다. 어떻게 신의 친구가 될 정도의 삶이 있을까만, 이 나이가 되면 더욱더 언행에 조심해야 하지 않을까? 동 인간으로서 수인한도란 게 있는 거다. 입만 뻥긋하면 거짓말로 일관하는 이를 보면 한심하기 그지없다.
 
청문회 소식을 대할 때면 내 지나온 삶과 비교하는 습성이 부쩍 늘었다. 사람 팔자 모르는 거라 나도 저 자리에 서 혼이 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 청문회장에 서는 이들이 거의 내 연배거나 60대들이다. 한편으로 반칙된 삶을 살지 못한 게 아이러니할 때도 있다. "바보 된 삶이면서도 바보 된 삶이 아니었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는 요즘이다. 일부 이들이 편법으로 잘 살고도 또 다른 권력을 탐하려는 모습에는 구역질을 안긴다. 왜? 글깨나 했다는 인간들의 서재에는 먼지 묻어 읽지도 않는 센델의 『 정의란 무엇인가』 란 책이 즐비한지 알겠다. 세속적 부나 글깨나 했으면 조금 자기보다 못한 이를 위해 베풀면 어떨까? 이들이 권좌에 올라 민초들에게 령을 내린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난지도에 쓰레기가 넘쳤다. 그러나 이러한 쓰레기도 덧대 묻으면 어떨까? 쫄박들이 다시금 분노한다. 그러기에 다 떠나간다. 전당대회에서 민심은 나타나지 않았나? 인간쓰레기도 분리수거가 필요하단 거다. 이들이 없어도 대한민국은 굴러간다. 부귀영화 누렸건만 더 탐하려 말고 자진사퇴가 어떨꼬? 성하지 않은 다리를 이끌고 폐지 줍는 어르신께 무릎이나 꿇는 자세를 취하자.
 
7/10~11 / 이런 경우는 어떻게 대처할까? 객지 25년 벗에다 나이는 네 살 위인 스님이다. 서울 땅 부자인 그가 소식 두절이었다가 역이민으로 15년 만에 연결돼 다시 재회한 사이다. 내가 직장 상사였다. 그런데 어제 전화하니 느닷없이 나에게 ‘회장님’으로 칭하지 않는가? 서로간의 가족도 상견례는 애초에 가졌고, 서로 간 존대는 하지 않는 사이었다. 그렇게 칭하는 것은 “너 이 새끼야. 이젠 존대하고 스님으로 예우하라”는 뉘앙스였다. 그러나 이제 와서 습관상 존대가 안 될 뿐더러 어색할 뿐이다. 고민된다. 회장이란 호칭은 한때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점포가 여러 개 있을 때 한 건물주로부터 들었을 뿐 너무나 생소하고 어울리지 않는다. 가는 곳마다 내 호칭은 각각 달리 불러지기에 얼추 열개쯤은 될 거다. 그러나 사장이란 호칭과 함께 듣기 싫다. 고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 친구는 머리도 안 깎은 중이다. 가족은 미국에 산다. 그냥 종전처럼 지내면 안 될까? 나도 그대처럼 삿갓 쓰고 도룡이 걸치고 물통을 허리춤에 대고 두물머리 거쳐 수종사 옛 승과 무언의 대화를 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러면 내 시조인 조상에게 ‘반역 아닌 반역’으로 사약을 내린 수양대군의 혼이라도 처단할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