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명수 재단법인 성균관 전 부관장

물은 빛깔도, 맛도 없고 일정한 형태도 없어 겉으로 보기에 특색이 없는 물질로 보이는데 이런 사람을 흔히들 물 같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물은 열용량이 커서 쉽게 데워지지 않을 뿐 아니라 한번 데워지면 쉽사리 식지도 않는다.
그래서 물로 뒤덮인 지구는 다른 별들에 비해 밤과 낮 사이의 극심한 기온차를 완화시켜 생물이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
또한 물은 용해력이 가장 큰 물질이기 때문에 거의 모든 물질들을 녹여 포용하는 힘이 크다. 그래서 생명체를 잉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다. 생물의 기원은 바다라는 사실을 보아도 알 수 있다.
물은 바위에 비해 일정한 형태 없이 바위아래에 깔려있다.
물은 잘 부스러지나 곧 바로 원형으로 되돌아 갈수 있지만 바위는 한번 부서지면 원형으로 되돌아 갈수가 없고 결국 물 밑으로 가라않고 만다.
이와 같이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지만 결코 다투지를 아니하고 많은 사람들이 있기 싫어하는 낮은 곳에 머물기를 좋아하므로 세상에서 가장 착한 것은 물과 같다라고 노자(老子)는 말했다.
이처럼 착하고 도(道)에 가까운 물도 한곳에 너무 오래 머물러 있으면 썩기 마련이다. 강물은 본래 흐르도록 되어있고 흘러가야 한다. 흐르는 강물을 보나 댐으로 막아서 가두어두게 되면 그 물은 부영양화현상으로 썩게 되는 것이 물의 이치이다.
호수와 같이 고인 물에 질소와 같은 영양염류가 유입되어 식물성 부유 생물의 발생량이 점점 증가하여 물빛같이 초록색에서 적갈색으로 변하여 호수가 점진적으로 썩어가는 호수의 노화현상을 부영양화현상 또는 부수현상(腐水現象), 즉 물이 썩는 현상이다.
호수도 생명체처럼 태어날 때에는 맑고 깨끗했지만 세월이 지나고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점점 탁하고 흐려져 결국 썩어서 일생을 마치에 된다.
호수가 태어나서 늙어 죽을 때까지의 경과시간인 호수의 수명은 호수가 태어난 곳의 환경상태와 수질관리 유무에 따라 차이가 있다.
환경이 오렴된 도시근교 보다는 물 맑고 공기 좋은 산간벽지에서 태어나면 수명이 길고 도시 근처에서 태어났더라도 평소 수질 관리를 잘 받으면 그만큼 수명이 연장 될 수 있다.
산간벽지에 있는 안동호는 태어난 지 40여년이 지났는데도 물이 맑은 상태로 보존되고 반면에 오염된 낙동강 중하류에 설치된 8개보는 완공된지 불과 1년도 되지 않아 부영양화로 물이 썩는 사태가 벌어져 수명을 다하고 말았다.
수자원 확보를 위해 부득이 보나 댐으로 강물을 막아야 할 경우에는 오염이 되지않은 강의 상류에서 하는 것이 원칭이다.
흐르는 강물을 둑, 보, 댐 등으로 막아서 물을 가두게 되면 그물은 부영양화 현상으로 결국 썩기 마련이다.
오염된 강의 중간이나 하류에서 둑, 보, 댐으로 물을 가두게 되면 부영양화가 급진되어 물을 가둔지 일년도 되지 않아 물이 썩게 될 것이라고 낙동강 하구둑의 실예를 들어 수차 예측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 부족시대를 대비하여 수자원확보를 위한다고 계획된 4대강의 16개보가 2011년 12월에 완공 된 것으로 알고 있다.
보나 댐으로 물을 가두게 되면 저수용량이 불어나게 되고 이로 인하여 물의 채류시간 즉 머무른 시간이 증가하게 되면 발생된 남조류(藍朝類)들이 유출되지 않고 집적(集積) 할 수 있기 때문에 남조류 발생밀도가 증가하여 짙은 초록색으로 나타나고 때로는 녹차곤죽과 같은 모양이 되기도 한다.
남조류(藍朝類) 대번성(大蕃盛) 현상은 낙동강에서는 하구둑이 완공되고 난 후 1990년 초부터 하구둑호에 해당되는 물금수역에서 발생하기 시작하였다.
특히 1994년 8월에 물금 수역에서 남조류(藍朝類) 대번성 현상이 그 예이다.
이때 낙동강 중류나 상류에서는 고수온이나 일조량 등 남조류 발생 환경조건이 하류의 물금수역과 같아도 물이 정체되지 않고 흐르는 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남조류 대번성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2011년 12월 낙동강에 8개보가 완공되고 물을 가두기 시작한 이후 2012년 여름 6월부터 8월 사이에 수온이 높아지고 일조량이 증가하자 낙동강 하류부터 상류에 이르기까지 전 구간에 걸쳐 남조류 대번성 현상이 나타났다.
낙동강에 설치된 8개보는 저수용량 29~127백만톤에 이르고 체류시간이 11~32일이다. 체류시간이 4일 이상이고 저수용량이 천만톤 이상이면 호수로 분류하고 있으며 따라서 낙동강에 설치된 8개보 용량이 천만톤 이상이므로 호수로 분류되고 있다. 그러므로 낙동강에 설치된 8개보는 모두 호수에 해당된다. <김좌관 2009>
따라서 2012년 하계에 낙동강 전 구간에 발생한 남조류 대번성 현상은 2011년 12월에 완공된 8개보가 물을 정체시키고 호수화 시켜 체류시간을 증가시킨 것이 주원인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