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에 걸친 긴 연휴를 마치고 등교한 지난 9일 아침, 동광초등학교(교장 최순욱)는 여느 월요일과 다른 활기가 가득했다.
지난 2월말부터 학교 뒷마당이 환하게 꽃을 피워 올렸던 십 여 그루의 매화나무 열매를 수확하는 꼬마 농군들이 내는 기분 좋은 수다 때문이었다.
긴소매 옷과 긴 바지, 거기에 모자와 장갑으로 야무지게 채비를 한 어린이들은 제 키보다 높이 달린 매실을 따기도 하고, 고학년 형들이 막대로 털어주는 매실을 줍기도 했다.
 30여 분 간의 작업 끝에 150 킬로그램 가량의 매실을 수확했는데 이는 평년보다 약 30퍼센트 가량 늘어난 양이다.
수확한 매실은 5,6학년 어린이들이 깨끗하게 씻어 물기를 뺀 후 급식소에 전교생이 모여 효소 만드는 작업을 했다.
 해마다 해오던 작업인지라 매실과 설탕을 켜켜이 담고 입구를 한지로 봉하는 일까지 어른들의  별다른 도움 없이도 척척 해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날 담은 매실효소는 약 3개월간 시원한 그늘에 보관하였다가 매실 열매를 건져 내고 다시 얼마간의 숙성기간을 거쳐 사용할 예정이다.
 동광초등학교에서는 해마다 매실효소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매실차를 제공하고, 가벼운 소화 장애나 감기 증상이 있는 경우 약 대신 사용하고 있는데 효소 항아리를 봉하던 5학년 학생은 “친구들과 함께 매실을 따서 힘든 줄도 몰랐어요. 올해는 매실이 더 많이 열려서 따는 재미가 두 배로 늘었어요.”라고 소감을 전했다./이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