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고유의 명절인 팔월 한가위 추석이 성큼 다가왔다.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처럼 추석은 수확의 기쁨을 누리고 오곡백과를 맛보며 나눔과 섬김의 정을 나누는 민족 최대의 명절이다.

 하지만 치솟는 물가에 주부들의 한숨 소리가 높다. 이자 갚을 돈을 마련하겠다고 나선 가장은 은행창구에서 상담조차 못하고 돌아서고 있다. 추석을 앞두고 서민 가계 곳곳에 이상 징후가 뚜렷하다. 경기 악화로 어느 정도 예상을 했지만 가뜩이나 팍팍해진 살림에 서민들은 추석명절이 결코 반갑지만은 않을 것 같다.
 여기에다 최근 농민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늘어나는 빚과 이자부담에, 돈조차 제대로 빌릴 수 없는 현실이다. 물가 또한 올라도 너무 올라 서민경제를 옥죄고 있다.
특히 농산물 가격이 오름세를 주도해 서민들의 체감물가는 최근 5%대를 걱정하는 정부발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농수산물 유통공사는 최근 조사에서 시금치 가격이 한 달 전보다 무려 49%나 치솟았다고 밝혔다. 고랭지배추 값도 지난달 이맘때보다 33% 올랐으며 조선애호박의 가격인상폭은 8월 대비 45%에 이른다. 추석 제상을 차리려는 주부들에게 민감할 수밖에 없는 사과, 배 값은 1년 전보다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신고 배 10개들이 한 상자는 4만2,904원으로 지난해 추석 때보다 70%이상 올랐고, 후지사과 10개의 가격 상승률은 26%로 조사됐다.

 그러나 아직도 추석을 맞이해 고가품의 선물을 주고받는 층이 늘어나고 있고, 해외로 빠져나가는 여행객들이 40만 명이 넘는다고 하니 가볍게 넘길 일만은 아닐 성 싶다. 게다가 우리 주위에는 아직도 어려운 살림살이에 고향을 찾지 못하는 사람, 일을 하고도 임금을 받지 못해 울상을 짓고 있는 노동자, 직장을 구하지 못해 거리를 헤매는 실업자, 하루하루를 슬픔과 외로움 속에 살아가는 독거 어르신, 복지시설의 노인들, 보호자 없이 삶을 영위해 가는 소년ㆍ소녀가장 등 추석명절이 즐겁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웃들이 즐겁고 풍요로운 명절을 보내는 만큼이나 상대적으로 서럽고 쓸쓸한 명절을 보낼 것이다. 우리가 추석의 넉넉함을 함께 나누어 갖는 따뜻한 이웃사랑을 실천해야 하는 이유다.

 아울러 이번 추석부터는 흔히들 말하는 ‘명절 증후군’이라는 말도 사라졌으면 한다. 언제부턴가 명절이 되면 고향을 찾고 친지를 만나는 설렘과 기쁨보다는 차례 상 준비와 친지수발 등에 대한 불안과 걱정에서 오는 육체적ㆍ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주부들이 많다. 명절이 지나고 나면 몸져눕는 주부가 즐비 하다고 한다. 특히 전부치기 등으로 척추장애까지 올수 있다는 학계의 보고도 있다고 하니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장보기와 음식장만, 설거지와 청소 등을 가족들이 조금씩 나눠한다면 어느 정도는 해소되리라 믿는다. 이뿐만 아니라 ‘명절을 전후해 시댁 및 처가와의 갈등이 급격히 나타난다’는 통계발표도 있었다.
 오랜만에 만난 가족 간의 대화도 부담 없는 화제로 서로 불편하지 않도록 해야 하고 해묵은 불만과 섭섭함을 뒤로하고 칭찬과 격려와 위로의 말을 아끼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화목하고 즐겁고 행복한 명절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앞에는 국가적으로나 지역적으로 해결하고 풀어야 할 문제점과 과제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이번 추석을 맞아 그 해결방안과 개선점에 대해 가족친지간, 출향인 들과 지역민간 진지한 대화와 논의가 있길 기대한다. 특히 국가적으로 경제가 어려운 만큼 조금씩 양보하고 소외된 이웃을 돌아보며 온정을 베풀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 고성군은 아직도 지지부진한 동해면 조선특구.교육사령부 매입부지 활용방안, 한미FTA 체결 등으로 인한 농어업인의 위기 등 풀고 해결해야 할 현안과 숙제들이 산적한 만큼 지혜와 슬기를 모으는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아무쪼록 2011년 중추절에는 고성인 모두가 새로운 기를 받아 재충전하는 심기일전의 시간이 되고 더 나아가 가족과 효의 의미를 되새겨 고성발전을 위해 중지를 모으는 뜻 깊은 명절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