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종암 문학평론가시사평론가

 이번 주 칼럼은 생략한다. 필자의 홈페이지와 SNS에서 전국적인 팬들과의 대화, 그리고 지인과의 세상읽기를 본다. 농(弄), 조소, 세찬 독설 등을 가능한 여과 없이 옮긴다. 즉석에서 뱉은 문언으로 본질을 벗어날 수 있는 은어(隱語)는 그대로 두기에 혹자는 어려울 수도 있겠다. 세상은 배움이 있으면 덜 배운 이에게 지식을 전파하며, 세속적 부는 덜 가진 이에게 조금 베풀면 아름다운 사회가 아닐까 싶다. 앉을 자리와 설 자리가 따로 있듯이 필자는 상황에 따라서는 권위 따위는 과감하게 버릴 때가 많음이다. 그러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여론을 주도하며, 새로운 국가를 세워도 대통령부터 하급관리까지 맡는데 있어 손색이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 근로자의 날의 단상(2014. 5.1)
 근로자의 날에 근로자는 일 한다만, 작금의 대한민국이 투라우마(trauma)에 빠진 것 맞긴 맞다. 여태껏 SNS에서 욕설은 '종북몰이꾼'이나 '애국놀이꾼'만 하는 줄 알았다. 나도 그제께 부터 세월호 참사로 인한 분노에 찬 욕을 처음으로 뱉었다. 이제 알고 보니 내 욕은 '양귀비 젖무덤'처럼 아름다울 수도 있겠다. 고작 '개자슥'이다. 그런데 이곳엔 할배들이 살아온 연륜만큼이나 욕설이 세다. 난, 대체 이길 수 없다. 아예, 노골적이고 직설적이다. 정신과 의사 양반들은 이게 '집단적 외상'이라 하나? 인생, X나게 짧다. 나도 얼마 안 있어 할배(기미조차 없지만) 될 건데, 그땐 쌍욕은 필수입니까? 하여튼 대한민국엔 지도자란 개자X들이 부정의한 탓에 총체적 난국을 만들었기에 그 분노를 이해하나 '함께하는 대~한~민~국'입니다. 이에 제법 명문대 출신 사내가 노동절이라 칭하라고 깐죽거렸겠다. 이에 다음과 같이 답하니 재차 깐죽거리지는 않았다. "'May Day=Workers' day=노동절=근로자의 날'로 칭합시다. 어떻게 칭하든 사전적 의미상 약간의 노동 강도 차이 외는 의미를 안 둡니다. 좌파(색깔론이나 종북 놀음X) 측면에서 '근로'보단 '노동'으로 쓰는 걸 선호하겠죠. 그래야만 투쟁적이라 볼 수 있을 테니까요?"
 
* 된장녀와 된장남의 왈츠, 그리고 대문돌이(5.1)
 여성 팬 중 된장녀가 제법 있다. 속절없는 남정네들이야 못 따 먹는 감이일지언정, 침이라도 흘릴 수 있는 순기능이 있겠지만, 내겐 '집안에서만 된장을 뽐내는 세 그릇'에 질린 나머지 별로다. 요즘은 된장남도 속출한다. 맨날 그 얼굴에다 나로서는 먹어볼 수도 없는 음식 부스러기는 물론 집안 구석구석의 럭셔리함을 드러낸다. 퍼줄게임 하듯 '시 아닌 시'를 낳는 '씨꾼남(녀)'와 같은 초록동색이다. 그런데 청춘을 잃고 쌍욕을 퍼붓는 어르신들은 된장녀에 대해 소외감은 없으실까? 또한 익일(5.2) 이어서 이렇게 적었다. 주말이면 가끔 번역일을 할 때가 있어 늦은 퇴근길이었다. "요새 '된장녀 전성시대'를 맞은 것 같다. 출근길 스마트폰으로 홈페이지를 열자마자 된장녀다. 오늘 시간이 없어 막 여니 또 첫 선을 보인다. 내 사고도 조금은 문제가 있다. 어릴 때 여잔 어머니만 계셔 큰아들인 날 일찍 깨우고는 먼저 대문을 열고 들게끔 하셨다. 사업하는 집에 여자가 첫 방문이면 부정 탄다는 이유였다. 마냥 선잠에 눈을 비비고는 밖에 나갔다 다시 들어와 늦잠인 경우도 있었다. 일종의 '대문돌이'였다. 그런데, 난 집에서 딸딸이 아빠라 서로 뽐내는 된장 속에 산다. 애견까지 암컷이니 지겹다."고.
 
* 모르면 물어서 행하거나 신중 하라(5.3)
 참, 무식하다. 이곳에서 쌍판데기(홍안)를 자랑하는 일부 여자들. 하기야, 육체적 미만 가꾸면서 그릇된 럭셔리만 찾는다고 지성미를 갖출 여력이 어디 있었겠냐만. ㅉㅉ 늙어가는 골체미를 어쩔꼬? 공부 많이 안 한 울 아부지도 돋보기도 않은 채, 문장 속에서 키워드를 잡아낸다. 난, 물안개는커녕 졸망졸망하게 딸린 손주도 없는 혈압 115에 80인 아저씨라 전시에 총도 잡을 수도 있겠다. 그리고 글줄 좀 했다는 여자는 동성인 박통에게 '그녀', '그년'이라 표하지 않으면 어떨꼬? 내 MB를 그렇게 씹었어도 동성이지만 '그 남자', '그놈' 안 했느니라. 민주국가에서 비판은 가하되, 예의는 갖추면 좋은 나라의 첩경 아닐까? 지금 괴수(교수) 나리 몇이 만나자기에 황급히 택시로 여의도 가는 길에 생각게 한다.
 
* 나도 가끔은 남자이고 싶을 때가 있다. 그리고(5.4)
 아직은 건강하며, 그에다 주변에 뭇 잡X들이 종종 놀리기 때문이다. 이 말에 어느 여성이 "갑작스레 체통을 버리려고 해!"다. 이에 "왜, 나는 남자 아이가?" 이러면서 웃었다. 2년 전, 동창들이 모여 생전처음으로 홀딱쇼(?) 노래방에 가 오직 내만 손끝을 안 놀리니 도우미 왈 "선생님은 남자 아닙니까?" 임포텐츠 취급이었다. 아직은 돋보기도 안 끼고 책을 읽으며, 혈압과 당뇨도 없기에 힘은 있는데도 체통이 무엇인지 사내 취급받지 못할 때가 더러 있다. 속절없는 남정네들아! 흔들어도 내끼(내 것) 아니다. 고래로 사내는 뭐를 조심해라 하였던가? 군침도 아무데나 흘리는 게 아냐.
 
* 도나우 강의 잔(푸른) 물결과 정사(5.4)
 일제강점기 자유연애주의자 윤심덕과 김진우는 현해탄 관부선에서 정사로 생을 마감했다. 당시 김일엽, 나혜석은 윤심덕보다 한살 위로 다들 신여성이었다. 윤심덕은 루마니아의 '도나우 강의 푸른 물결'에 곡을 붙여 '사의 찬미'란 대중가요의 첫선을 낳았다. 그 노래가 "광막한 황야를 달리는 인생아.~ 이래도 한 세상, 저래도 한 세상~"이다. 1990년대 언젠가 영화화된 적도 있다. 나도 가끔 이 노래를 부르면서 가사에 내포된 의미를 곱씹는 경향이 있다. 이 노래를 접한 때가 고교 졸업식을 앞둔 시점이었다. 옆집 형이 통기타를 키면서 가르쳤다. 언젠가 그녀에 대해 평론을 쓰고 싶다. 그녀가 작금의 세상으로 환생해 SNS에서 소위 '된장녀'로 선다면 뭇 남성들에게 선망의 대상으로 군림하지 않을까? 요즘 타자의 된장에 속절없이 젊으나 늙으나 따 먹을 수 없는 낙과에 침을 흘리는 남정네가 많으니..., 지금 보아도 그녀는 미모와 지성미를 두루 갖추었기에 타의 추종을 불허할 것이란 공허한 생각이 든다.
같은 날 "세월호 참사에 있어 어느 네티즌이 -시인 씨X놈들아 추모시 쓰지 마라. 세계가 썩어가고 있을 때 너는 뭐했느냐? 썩은 죄를 침묵한 죄, 스스로 사과 하려느냐?에 대해- 시인(이하 씨인) 축에 넣기도 너무나 부족한 18X들아! 니들이 씨인이냐? 너 손자 퍼즐게임 하듯이 단어 수나 끼 맞추는 '씨꾼녀(남)'지? 국어 파괴 말고 손자나 잘 돌봐! 그리고 배고픈 진짜 시인 울리지 말고, 그 호화로움에서 벗어나 암울한 곳에서 봉사의 삶을 살아보라. 그러면 시인이 된다. 진짜 시인은 조용하다. 니들처럼 SNS나 카페에서 럭셔리한 폼으로 쌍판데기 내밀지 않는다. 그대들이 '시인님' 라 칭하기에 포털사이트 인물사전에 검색해도 없는고? 니들끼리만 '씨인님'이신가? 그 정열로 농촌 일손 돕기에 땀 흘리면 시가 조금 나올 걸 ㅉ ㅉ
 
*신 도원결의(5.5)
 셋은 엄동설한 모년 모월 모일 밤. 서울역 건너편 청파동 주점에서 도원결의를 맺었겠다. 내가 유비, 세살 아래는 관우, 열 살 아래는 장비로 정했겠다. 아우들은 오리지널 괴수다. 반면 유비는 애석하게도 가끔 조아리기에 짝퉁 반백수다. 관우는 이참에 지단체장 선거에 출마했다. 그 적벽대전이 승산이 있어 보인다는 전갈이다. 노총각 장비의 운전으로 부산 선거사무소에 가야한다. 유비는 2년 후 출사표를 던질 건대, 일단은 마피아들의 부정의와 싸워 이겨야 하는 형국이다. 이러한 우정이 피보다 진할 때가 있다. 그러나 유비 역은 아무나 못한다. 세상에 형 노릇한다는 게 쉽지 않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