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명수 재단법인 성균관 전 부관장

요즈음 아낙네들 사이에 유행하는 말이 있다. 딸이 셋이면 싱크대 앞에서 죽고, 아들이 셋이면 길거리에서 죽는다는 것이다.
무슨 말인고 하니, 딸 셋을 키우면서 일류 대학을 나와야 좋은 집안으로 시집보낼 수 있다고 믿고 대학입시 공부에만 온갖 정성과 신경을 쓰다 보니 가정의 모던 행사하는 방법과 가사 일을 전혀 가르치지 못했다. 그러니 그 딸들이 음식 만드는 순서와 절차를 제대로 배웠겠는가. 이렇게 귀하게 키워 딸들을 결혼시켜 시집을 보내 놓으니 살림을 제대로 할 리가 없다. 그래서 만만한 게 친정엄마라고 이 딸집에 불려가 음식을 만들어 줘야하고 저 딸집에 불려가 설거지를 해줘야 하므로 딸 셋의 집을 번갈아 불러 다니다 보니 싱크대 앞에서 일을 하다 죽는다는 말이 농담(弄談)만은 아닐 것 같다.
아들 셋인들 무슨 별수가 있겠는가. 명문대학에 들어가야 출세를 한다면 죽어라고 입시공부만 한 학생들이 삼강(三綱)이 무엇이고 오륜(五倫)이 무엇이며 인의(仁義)가 무엇인지를 어떻게 알겠는가.
그리고 요즈음 며느님들은 시집살이가 뭔지 구경도 못해 봤으면서 시(媤)자만 들어도 진절머리가 난다며 시금치나물도 먹지 않는다는 세상이고 보면 시어머니라고 해서 극진이 모시고 대접을 할 리가 없다.
이 아들집에 가면 좀 나을까. 저 아들집에 가면 좀 나을까 하고 세집을 기웃거려 보지만 뭔가 모르게 눈치가 보이고 무언의 압력 같은 것이 느껴져 이 아들집 저 아들집을 전전긍긍으로 헤매다 결국은 길거리에서 교통사고 또는 기진맥진으로 죽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딸 셋이나 아들 셋을 두지 않고 딸 하나를 두던지 아들 하나만 두면 될 것 아니냐는 반문이 있을 수가 있다. 그것에 대해 아낙네들은 말하기를 딸 하나를 둔 사람은 아기를 업고 죽고 아들 하나를 둔 사람은 문고리를 잡고 죽는다는 것이다.
입시위주의 물질주의 교육을 하였기 때문에 위와 같은 인간으로서 감히 할 수 없는 패륜의 현상이 발생하여 불안과 공포에 처하게 된 것이다.
부모님의 은혜는 하늘같이 높고 그 덕은 땅과 같이 두터우니 자식 된 도리로써 어찌 효도하지 않으리요. 부모님의 은혜를 갚고자 하면 하늘도 끝이 없도다.
풍속이 순미하고 윤리가 시성하여 인의예지를 숭상하여 부자유친하고 부부유별하는 사회가 조성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