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형갑 고성미래신문지면평가위원

잔인한 4월, 통곡의 바다 진도 팽목항! 낯익은 시신이 건져질 때마다 가족들의 눈빛은 불안하다. 흰 천에 싸여 시신은 보이지 않지만 소독약 냄새에서 자식의 죽음을 직감한 듯 차갑게 식어버린 분신의 얼굴을 확인한 뒤 터져 나오는 분노에 찬 외마디 비명, 참지 못하는 울음을 꺽꺽거리는 소리로 진도 앞바다는 요동치고 있다. 이 화창한 봄날에 피어보지도 못한 꽃들이 처참하게 꺾여 우리 앞에 주검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 처참한 현실 앞에 기성세대들은 가슴을 도려내야 할 것이다. 온 땅이 몸부림치고 슬픔으로 넘쳐나는 분노로 할 말을 잃었다. 하루아침에 닥칠 재난도 외면하고 국민을 보호해야할 국가위기관리 능력의 총체적붕괴를 보는 듯 터지는 재난마다 초기대응미숙, 재난방재시스템 우왕좌왕이다. 국민들이 바라보았던 지난 세월의 역사적인 반성도 재가 되는 세상이다. 어른들의 욕심과 비겁함이 아이들을 찬 바다에 밀어 넣고 말았다. 특히 선실에서 발견된 아이들의 상당수는 손가락이 골절되거나 손 밑이 퍼렇게 멍들었다고 한다. 갇힌 배 안에서 빠져나오려고 얼마나 벽을 긁었을까 이들을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과 참담함에 눈물이 쏟아진다. 중고 배 수입, 무리한 증축, 화물 과적, 미숙한 조종, 무책임한 선장, 무능한 정부 등등 어른들의 잘못은 너무 많다. 한 가지만 제대로 했어도 아이들을 이 지경으로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국민을 볼모로 수익을 올리는 기업이나 그들은 고통과 슬픔에 몸부림치는 국민을 바라보며 어떤 생각을 할까, 국민적 재난 앞에 이제 우리 사회는 새롭게 울부짖고 반성해야 한다. 세월호 참사는 우리나라의 정책과 대책들이 아직도 행정은 있으되 행정기술자는 없는, 그야말로 ‘탁상 행정’의 진면목을 보여준 것이다. 이번 사고는 선사인 청해진해운과 세월호 선장의 책임이 크다. 하지만 여기에 해수부 유관 기관인 한국해운조합(선박 운항관리)과 한국선급(정부 위탁 선박 안전진단)의 직무유기, 해수부 산하인 해양경찰의 초기 대응 혼선과 실패도 복합적으로 작용해 사고를 낳고 피해를 키운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어른들은 또 다시 반성하고 맹세한다. 다시는 이렇게 살지 말자고. 규정과 원칙 따위 우습게 여기고 대충대충 편하게 돈 되는 일이면 남이야 죽던지 말든지 해오던 삶을 이젠 그만둔다고. 그러니 그 암흑의 바다에서 기적처럼 살아 돌아오라고 빌고 있다.

이 참담하고도 잘못된 정치적 행정시스템!

여기 진정 다시 생각해보자. 보았잖은가. 배는 많은데 진작 쓸 만한 사공이 없는, 이 참담하고도 잘못된 정치적 행정시스템을! 정치 벼슬아치들의 눈치만 바라보는 이 행정 바로잡을 사람 없는가? 그런 사람을 지지하고 만들어 줄 국민들은 힘을 모으자. 우리 지역의 인물을 스스로 힘을 모아 추천하면 감히 공천을 국민의 이름으로 해줄 것이다. 부자가 가진 한 표의 권리와 내가 가진 권리 한 표 그 힘만이 유독 같은 권리이다. 그런데 이 권리마저 돈에 휘둘리면 최후의 보루는 사라지는 것이다. 지금 같이 갈 길을 찾아보자. 진정한 국민들의 의지가 하나 둘 모이면 충분히 방법을 만들 수 있고 현실이 달라지는 것도 가능하다. 우리는 지금 서민행정 시스템을 바로잡아 행정을 업데이트시킬 지도자가 절실히 필요하다. 이미 정치적 기득권층에서는 억지논리로 비뚤어진 행정을 보호하려하고 있다. 우선 가진 자들은 이 땅에서 살기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 놓고서는 서민을 위한다고 말하고 있다. 같이 사는 사회는 인격이 갖는 조건을 차등화 하는 잘못된 행정을 지적하고 고쳐야 한다. 기존 정치 행정을 바로잡지 않으면 서민의 권리를 찾을 수 있는 대안이 없다. 공직사회가 서민대중보다 윗사람의 눈치만 바라보는 이유는 행정시스템의 경륜 있는 지도자가 없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