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진주외국어고등학교에서 선배들로부터 폭행당해 숨진 류 모(16)군의 사건이 국민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류 군의 고향인 고성의 학부모들이 학교 재단이사장을 규탄하고 경남 교육관계자들에게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앞서 경남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11시25분께 진주외고 기숙사에서 1학년 류(16)군이 2학년 선배 모(17)군으로부터 폭행을 당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모 군은 류 군이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배를 한 차례 걷어 찬 것으로 조사됐다
진주외고에서는 지난달 31일에도 1학년생 ㅅ(15)군이 같은 학년인 ㄷ(15)군이 말대꾸를 한다는 이유로 폭행해 숨지게 한 바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더욱이 진주외고는 고영진 경남교육감의 부인이 이사장으로 재직하는 곳으로, 이사장은 류 군의 사망 사고 다음날, 창원에서 열린 모 행사장에 남편의 선거운동을 하기 위해 참석한 것으로 밝혀져 비난을 사고 있다.
숨진 류 군의 시신은 지난 15일 고성의 모 장례식장에 안치돼 초.중학교 친구들이 빈소를 찾아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에 고성지역 학부모들은 류 군과 같은 억울하고 원통한 죽음이 더 이상 없어야 한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심정을 밝힌다며, 진주외고에서 첫 번째로 학생이 사망했을 때 좀 더 세심하게 조사하고 대처했더라면 상현이의 사고를 사전에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학부모들은 첫 번째 학생이 숨진 사흘 후인 4월3일 학교 이사장이 ‘경남도상인연합회 정기총회’에 참석해 남편의 선거운동을 하고, 상현이 사고가 난 바로 다음 날인 4월12일에도 학교 이사장은 창원에서 열린 가정어린이집 원장 연수회장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사장이 교육감 남편 표밭갈이 하는 동안 류 군은 싸늘한 주검이 돼 장례도 제대로 치루지 못하고 차디찬 영안실에 갇혀 있었다며 사고 수습은 미뤄둔 채 선거운동에 정신팔고 있었다는데 대한 분노를 억누르지 못했다.
학부모들은 경남교육관계자들을 향해 다시는 류 군과 같이 파릇파릇한 청춘들이 서로를 패고 죽이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사람을 길러내는 교육, 친구를 적으로 삼지 않는 교육, 공부하는 기계가 아닌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교육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상현 군의 시신이 안치된 영안실에는 고성에서 초중학교를 같이 다녔던 수많은 상현 군의 친구들이 안타까워하는 사연과 명복을 비는 색색의 스티커들을 붙여 놓아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