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형갑 고성미래신문지면평가위원

4월 5일 토요일 아침 새누리당 경남도당은 경상남도 기초자치단체장 선거 입후보자 결정을 위한 경선방식을 전격 발표했다. 경선방식은 세 가지로 나누어졌는데, 김해, 통영, 고성 3개 선거구는 '당원 50% + 국민선거인 50%' 진주, 사천, 남해, 하동 4개 선거구는 '당원 50% + 여론조사 50%’ 밀양, 양산, 산청, 함양, 거창 5개 선거구는 여론조사 100% 형태로 경선을 치르기로 결정했다. 새누리당은 경선의 방식으로 위 세 가지 방식을 제시하기는 했으나, 지역별로 결정된 경선 방식이 어떤 기준에서 이루어졌는지 의혹을 지우기 어렵다. 지역별로 자세히 살펴보자. 우선 '당원 50% + 국민선거인 50%' 로 결정된 지역 중 김해는 14명이 공천 신청을 하여 지난 3월 31일 1차 컷오프를 통해 후보를 5명으로 압축했다. 통영은 5명이 공천 신청을 하여 5명 모두 경선에 참여하고, 고성은 4명이 경선을 신청하여 4명 모두 경선에 참여한다. 다음 '당원 50% + 여론조사 50%’로 경선 방식을 정한 진주는 공선 신청을 7명이 하여 1차 컷오프를 통해 4명으로 압축했다. 사천은 5명이 공천 신청을 하여 1차 컷오프를 통해 4명이 압축되고, 남해는 2명이 공천 신청을 하였고, 하동은 8명이 신청을 하여 1차 컷오프를 통해 4명으로 후보를 압축했다. 여론조사 100%로 결정한 지역을 보면 밀양은 3명이 공천을 신청하였고, 양산은 4명이 신청하였으며, 산청 역시 4명이 공천 신청을, 함양은 2명, 거창도 2명이 신청하였다. 당초 컷오프를 실시한 지역에서는 지역 내 여론조사를 실시하여 지지율이 낮은 후보자를 걸러내어, 경쟁력을 갖춘 후보자들로 본선을 치루겠다는 의미였다면, 이런 지역은 당원과 국민선거인단으로 경선을 치루는 것이 올바른 방식이다. 여론조사와 선거인단 투표를 동시에 치룬 격이 되기 때문이다. 방법적으로는 좋으나 현실적으로 후보자들은 비용문제에 직면하게 되어 자칫 위험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기존에 컷오프를 하지 않은 지역에서 이런 방식을 선택하는 것은 위에서 제기한 문제가 현실로 나타나 버릴 것이다. 선거인단의 규모가 커지면 후보자에게 막중한 비용부담이 지워질 것이고, 민심을 이반한 투표결과가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아직까지 새누리당이 공정한 경쟁을 실시할 것이라는 믿음이 부족한 상태에서 그나마 지역의 여론을 폭넓게 파악할 수 있는 여론조사를 제외해버리고 선거인단으로 결정을 하게 되면 돈과 기득권을 가진 자의 잔치가 되어 버린다. 즉 돈을 많이 가진 자가 표를 많이 살 수 있는 절대적 유리한 위치에 서는 경선방식이 되어 버린다. ‘당원 50% + 여론조사 50%’를 선택한 지역은 국민선거인단을 여론조사로 대체하겠다는 지역인데 이 경우는 지역 여론과 당심을 동시에 반영하겠다는 의지로 파악된다. 컷오프를 실시한 지역이든 아니든 적당한 비용으로 민심을 폭넓게 파악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대부분의 컷오프 지역이 이 방식을 선택했다. 여론조사 100%를 반영하는 방식을 채택한 지역은 전부 컷오프가 없었던 지역이다. 이 지역에서는 당심보다 민심을 우선하겠다는 의지로 읽힐 수도 있으나, 이 방식 또한 정당정치를 표방한 우리 정치 실정을 고려할 때, 당심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결점이 있어 그다지 추천할 것이 못된다. 위와 같이 경선 방식이 결정된 특별한 이유는 없어 보인다.
고성과 통영의 경우 타 지역과 비교해볼 때 많은 후보자가 경선 참여를 한 지역이다. 고성은 4명 통영은 5명이 신청을 했는데, 1차 컷오프를 실시하지도 않았으면서 당원과 국민선거인단 참여 경선방식을 일방적으로 선택해 버렸다.【통영·고성지역은 이군현 국회의원의 지역구로, 이 의원은 지난 3일 국회에서 “대통령이 기초공천제 폐지 공약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여당이 대통령에게 사과해야 된다.”는 희한한 발언을 하였다. 친이로 이름을 날리던 사람이 갑자기 대통령을 감싸는 저의(底意)와 탈이친박(脫李親朴)모습으로 비춰 가관(可觀)이다. 기초공천제 폐지공약을 지키지 못한 것은 당이 사과할게 아니고 대통령이 국민에게 사과해야 하는 일이다. 이런 사실관계조차 구분 못하는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뽑았으니 지역민으로서 부끄럽다. 특히 통영·고성 지역구에서 결정된 경선 방식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국민의 여론을 단순히 몇 백 명 선거인단의 결정으로 들을 수 있다는 오판(誤判)을 한 것인지, 아니면 우리나라 여론조사 기관을 못 믿겠다는 의도인지, 상향식 공천을 들먹이면서 왜 이런 결정을 하는가! 지역민들은 묻는다. 누구 밀어줄 사람이 있냐고? 이건 ‘상향식’이 아니라 ‘상왕식’이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경선방식이 이렇게 결정된 이유는 심히 의혹스럽다. 새누리당이 상향식 공천을 약속하면서 달라질 것이라 예상한 지역민을 상대로 기만술을 펼친 것이다. 국회의원 맘대로 기초자치단체장 경선방식을 결정해도 되는 것인가. 이건 상향식이 아니라 돈 뿌리기식 공천 아닌가. 예전 밀실에서 공천을 주고받은 거와 뭐가 다른가?
야당이 기초공천제 폐지 약속을 이행하라고 계속 압박하고 있는 시점에, 새누리당 경남도당은 우리나라에서 이제껏 한 번도 해보지 않은 통영·고성지역 공천 결정 경선방식에 대한 명확한 해명과 아울러 새누리당을 붕괴하려는 내부에 적들을 내쳐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