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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사문
2014년 04월 11일 (금) 14:24:27 고성미래신문 gofnews@naver.com

   
▲ 심상정
고성미래신문논설위원
지난 4월 6일은 음력으로 삼월 상정(上丁)일로 예부터 좋은 날로 알려져 갈천서원에서는 고성의 선현들을 추모하는 행사가 봉행되었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대가면에서 유흥리에서 갈천으로 이어지는 십 리 벚꽃 길에 벚꽃이 만개하여 새봄의 아름다움을 한껏 자랑하여 갈천서원의 춘향제가 꽃대궐 속에 치러져 더 멋진 축제로 알려지고 있다.
이날의 벚꽃 길은 만개의 절정을 넘긴 듯 꽃가루의 낙화가 길섶에 보석처럼 박혀서 또 다른 갈천 계곡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는 듯 했다. 일요일이라 공휴일임에도 불구하고 부군수(김형동)를 비롯한 군청 관계자들이 모두 참석하여 행사를 지원하고 있었으며, 안동 진주 등지에서 초청된 유림들에게 고성 유림들의 전통 보존에 대한 관심을 알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갈천서원은 1712년(숙종38)에 당시 고성 3현으로 알려졌던 문정공 행촌 이암, 지평 묵재 노필, 대사간 관포 어득강 선생을 병행하다가, 1854년(철종5) 문열공 도촌 이교 선생을 추향하였다. 옛날부터 갈천계곡은 물이 맑고 산세가 빼어나 행촌 묵재 관포의 장구가 머물렀던 곳으로 알려져 있는 곳이다.
 갈천서원의 대문에 불사문(不舍門)이라는 현판이 걸려있다. 불사(不舍)의 사전적 의미는 ‘그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단순히 학문을 중단하지 않는다는 뜻을 뛰어넘어 전인적인 인간에 이를 때까지 자신을 갈고 닦는 일을 그칠 수 없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갈천은 길게 뻗은 계곡에 물이 흘러가는 모습으로 이름 하였고, 예로부터 선현들은 물이 흘러가는 모습을 학문을 하는 사람이 자신을 낮추고, 근신하여 언젠가는 큰 뜻을 이루는 모습과 같다고 하여 공자 같은 성인도 제자들에게 물이 흘러가는 모습으로 자연의 순리를 비유하여 설명하고, 제자들에게 본받을 수 있는 교훈으로 제시하였다. 언제나 쉬지 않고 흐르고, 구덩이가 있으면 구덩이를 채우고 난 뒤에 다시 앞으로 흘러 너른 바다에 이르는 모습이 자강불식으로 자신을 갈고닦아 큰 학문을 성취하는 군자의 모습과 닮았다고 하여 불사문으로 이름 하였다. 
 불사문을 들어서면 정면으로 서원의 사당이 보이고 오른 쪽으로 강학을 위한 낙영재(樂英齋)가 보인다. 서원을 설립하는 목적이 제사를 지내는 데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젊은 후학을 길러 미래사회에 필요한 인재를 길러내는 교육에 있는 까닭으로 낙영재와 같은 강학 공간의 설립은 필수적이다. 몇 년 전 이한동 총리가 갈천서원을 방문한 기념으로 세워졌다고 한다. 낙영(樂英)의 뜻 또한 맹자삼락(孟子三樂)에 나오는 영재를 가르치는 즐거움을 의미하고 있으니 갈천서원의 당호나 문루의 편액이 학문을 권장하고 미래의 인재를 길러내는데 의미를 두고 있으니 더욱 의미가 깊다.
 갈천서원의 또 다른 역사적 흔적은 퇴계 이황 선생이 관포 어 선생을 찾아와 시문을 남기기도 했다. 특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 유학자로 알려져 있는 퇴계 선생께서 젊은 시절 관포 선생을 찾아와 관포 선생의 시집에 발문을 쓰고, 관포 선생이 머물던 명홍정 상량문을 남겼는가 하면, 스승에게 학문의 정도를 인정받고, 시를 짓고 학문을 토론한 흔적을 남기고 간 것을 보면 당시 학계에서 관포 선생의 학문의 정도를 짐작할 수 있을 듯하다.
 봄의 아름다움을 시샘하는 꽃샘추위로 소매 깃에 찬 기운이 들어오긴 했어도 갈천에서 유흥리로 이어지는 벚꽃길의 아름다운 정경은 우리 고장의 또 다른 절경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안겨줄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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