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명주 재단법인 성균관 전 부관장

소견이 바늘구멍 같다는 말이 있다. 아주 좁고 작다는 뜻이다.
관견(管見)은 붓 대롱 속으로 내다본다는 뜻으로 역시 바늘구멍 같은 좁은 소견을 말한다.
자기가 보고 있는 것만을 전부인 줄 알고 있는 사람을 가리켜 우물 안 개구리라고 하는데 우물 안 개구리에 대해서는 정중지와(井中之蛙)에 가서 다시 설명을 하겠지만 다 비슷한 의미로 쓰이는 말이다.
 붓 대롱 속으로 하늘을 내다보면 그 시야가 좁은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래서 흔히 겸사하는 말로 자신의 의견을 가리켜(관견)이라 한다. 나의 좁은 소견으로는 하는 말을 “나의 관견으로는” 하고 말 하는 것이다.
장자(壯者) 추수편(秋收篇)에 나오는 위모(魏牟)와 공손룡(公孫龍)과의 문답 가운데,
그는 아래로는 땅속 깊이 발을 넣고 위로는 허공에까지 높이 올라 있어 남쪽도 북쪽도 없이 사방만물 속에 꽉 차 있다. 또 헤아릴 수 없는 넓고 큰 만물속에 꽉 차 있다. 또 혜아릴수 없는 넓고 큰 경지에 잠겨 있어 동쪽도 서쪽도 없이 현명(玄冥)에 비롯해서 대통(大通)에 이르러 있다. 그런데 그대는 허둥대며 좁은 지혜로 이를 찾으려 하고 서투른 구변으로 이를 밝히려 하고 있다. 이것은 곧 붓 대롱을 가지고 하늘을 바라보고 송곳을 가지고 땅을 가리키는 것이니 또한 작다 아니하겠는가(是直用館關天 用錐指地也 不亦小乎) 하는 위모의 말이 있다. 여기에 나오는 그는 장자를 말한다.
이 용관규천(用管窺天) 즉 붓 대롱을 통해서 하늘을 바라본다는 말에서 <관견> 이란 말이 생겨 난 것이다. 또 <사기> 편작창공열전(扁鵲倉公列傳)에도 대롱으로 하늘을 바라본다는 말이 나온다.
천하(세계)의 명의인 편작이 괵(?) 나라에 갔을 때 마침 그때 괵나라 태자가 병으로 막 숨져 있었다. 편작은 중서자(中庶子) 벼슬에 있는 사람을 대궐 문 앞에서 만나 태자의 병과 죽은 시간에 대해 물었다. 중사자란 사람은 의술을 비롯해 각 방면의 기술에 조예가 깊다고 자부하고 있는 사람이었으므로 그 나름대로의 긴 설명을 늘어놓으며 몹시 아는 체 했다. 이야기를 듣고 난 편작은 하늘을 우러러보며 이렇게 탄식해 말했다.
선생님의 병 보는 방법은 마치 대롱으로 하늘을 내다보고 틈 사이로 무늬를 보는 것과 같습니다(夫子之爲方也 若以管窺天 以?視文) 그리고는 자기의 병보는 방법을 설명한 다음 태자는 죽지 않았다고 단정하고  당신이 내말을 믿지 않거든 들어가 다시 태자를 살펴보시오. 아마 그의 귀속이 울고 있고 콧구멍이 발름해 있을 것이며 두 넓적다리와 사타구니가 아직도 따뜻할 것입니다.
중서자는 눈앞이 아찔하며 혀가 굳어져 잠시 말을 못하고 있다가 들어가 편작이 한 말을 임금께 고했다. 임금이 놀라 대궐 문밖까지 나와 울며 편작에게 살려 달라 매달렸다. 편작이 들어가 제자들을 시켜 침을 놓게 했더니 태자는 곧 정신이 들어 깨어났다.
모든 의사들이  한 부분만 보고 전체를 보지 못하는 시야와 지식 등을 말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