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영부 고성문화원 이사

중국을 최초로 천하통일한 사람은 진시황이었습니다. 그가 천하통일이라는 위업을 달성하는데 있어 가장 큰 힘이 되어준 사람은 이사(李斯)였습니다. 이사는 젊었을 때 에는 군의 하급관리였으나 그는 불평하지 않고 이럭저럭 살아갔습니다. 그런 어느 날, 그는 용변을 보기 위하여 관청의 변소에 들어갔습니다. 그가 들어가자 더러운 찌꺼기를 먹던 쥐들이 놀라 달아났습니다. 그가 보아도 쥐들의 신세가 비참했습니다. 쥐들은 더러운 변소의 찌꺼기를 먹으면서도 생명의 위험을 받아야 하지 않는가. 그러나 그가 들어가 본 창고의 쥐들은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창고에 사는 쥐들은 산처럼 쌓인 곡식들을 마음대로 먹으면서도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그 곳은 창고이기 때문에 개들이나 사람들이 별로 들락거리지도 않았습니다. 이것을 본 이사는 크게 깨달았습니다.
‘사람이 잘나고 못난 것도 저 쥐들과 같구나. 편안하게 사느냐, 어렵게 사느냐는 그가 어디에 몸을 두느냐에 달렸을 뿐이다.’ 그래서 이사는 하급관리직을 버리고 당대의 큰 스승인 순경이라는 분을 찾아가 제왕이 정치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몸을 높은 곳에 두기 위하여는 큰 것을 배워야 한다고 다짐하며, 그는 촌음을 아껴 열심히 배우고 익혔습니다. 학문이 완성되자, 그는 고국 초나라를 떠났습니다. 진(秦) 나라를 비롯한 여섯 나라가 천하의 패권을 놓고 용쟁호투(龍爭虎鬪)로 다투는 시절이었습니다.

 초왕은 섬길 만한 사람이 못되며, 다른 나라들은 모두 허약하고 작아서 큰 듯을 세울 수가 없었습니다. 차라리 가장 강한 진나라로 들어가 꿈을 펴야 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한 이사는 그 뜻을 스승 순경에게 아뢰고 길을 더나 진나라로 들어갔습니다. 그가 진나라로 들어갔을 때는 마침 진의 장왕이 죽고 모든 권력은 문신이 여불위(呂不韋)가 쥐고 있었습니다.  이사는 여불위의 가신이 되었습니다. 큰 뜻을 펴기 위해서는 큰 곳에 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여불위는 이사의 재주를 알아보고 그를 낭관의 벼슬에 임명하였으며, 그것이 인연이 되어 이사는 진왕을 설득할 기회를 잡았습니다. 그 기회를 이용하여 이사는 진왕의 눈에 들었습니다. 그것이 그의 몸으로 하여금 극히 귀한 자리에 오르게 한 시발입니다.
이사의 재주가 아무리 뛰어났다하여도 그가 진왕을 만날 기회를 얻지 못했더라면 그의 재주는 무용으로 끝났을 것입니다.

몸을 어디에 두느냐는 한 인간에게 있어서 운명이상으로 중요합니다. 그것이 바로 신분을 결정하는 탓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신분을 상승시키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자식들이 보다 좋은 자리에서 세상을 출발하게 하기 위하여 부모들은 평생을 고생하며 어떤 부모는 목숨조차 내어 놓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본인에게 신분상승에 대한 꿈이 있어야 합니다. 꿈이 없는 자식에게는 부모의 과욕이 오히려 불행이 됩니다. 그러므로 꿈이 우선입니다. 꿈꾸는 자식으로 기르고 가르쳐야 하겠습니다. 만물이 생동감으로 약동하는 생명의 계절을 맞아 학생들이여, 꿈을 가지고 촌음을 아끼며 열심히 공부하여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