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종암 문학평론가.시사평론가

OECD국가 중 결핵사망, 노인빈곤, 저임금 근로자, 암 사망, 자살률 등이 1위다. 이를 떠나서라도 G20국가 중 제일 부패한 나라로 만든 산파역에 혁혁한 공을 세운 대한민국 지도층과 공직자들이 있어 국민(이하 窮民)인 게 부끄럽다. 필자는 페이스 북에서 통탄할 작금의 현실에 대해 다음과 같은 위트에 찬 조소를 보냈다.
“2014년 2월 28일. 대한민국 최하층민 謹弔! 송파 세 모녀의 죽음에 하늘도 울고, 땅도 울고 모두가 울었다. 나일 수 있고, 내 가족과 이웃일 수 있는 우리가 또 죽어갈 것이다. 대한민국 슈퍼갑 국회의원(이하 國犬員) 謹弔! 이들은 지방정치로 인한 대목으로 공천에 목 멘 자들에게 수금 차 갔는지 국회에 없다. 어떤 선수(選數) 높은 국개원이 '불행 끝. 행복 시작'이라고. X소리 거둬! 수많은 선수 동안 뭐 했기에?
2014년 3월 1일. 삼일절에도 지방정치 공천권을 가지고 꽃놀이패를 던질 듯하고, 창조력 없는 부패집단인 공무원은 럭셔리한 유희이다. 서민층은 '대한민국 만세'를 부르며 라면에 막노동 현장으로 간다. 이조차 일거리가 없어 죽어간다. G20 국가 중 제일 부패한 나라 대한민국의 자화상에 나도 내 동지들도 여태껏 깨끗이 살았고, 일하고 싶고 능력이 있어도 '줄(인맥)이 없으면 죽는 끼리끼리 해먹는 짓'에 일자리가 없다.”고.
 
 갔다. 갔어. 해외 나들이를 갔으면 좋으련만, 최소한의 삶조차 영위할 수 없는 이 땅의 최하층민들이 어디인지 알 수 없는 머나먼 황천으로 갔다. 서러워라. 서러워라. 마지막 가는 길조차 빈소도 차려지지 않은 채 빛 좋은 개살구인 '경제대국 대한민국'을 원망하며 저 세상으로 갔다. 자존심을 지키려고 무던히도 애를 쓰던 성실한 세 모녀의 삶이 마감됐다. 봄을 맞은 '3월 혁명' 95주년에도 마포 노고산동 67세의 홀몸인 삶도 갔다. 이러한 두 죽음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마지막 길에도 집주인과 이 사회에 빚을 안기지 않으려는 성실한 삶에 기초수급 신청을 않았거나 자력에 매달렸다는 점이다.
그대 대한민국 공무원들은 기초수급자 등으로 신분을 위장하고 긴급구조를 신청해 보라. 위정자들을 비롯한 금빛 항아리 속 금붕어처럼 입만 나불거리는 슈퍼갑인 국개원도 마찬가지다. 그대들이 행한 탁상행정 등으로 인한 현실과의 괴리가 얼마나 큰지를 보란 말이다.
 
 절박한 빈곤에도 자존심이 강한 이들에게 국가와 행정기관은 이구동성으로 "왜, 이러한 복지제도가 있는데 신청을 안 했냐?"는 헛발질이다. 만약 기초수급을 신청했다고 보자. 온갖 규정을 따져 퇴짜를 놓거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등 현실을 외면한다. 자녀가 있기에 안 된다거나 출가한 자녀들의 확인서 내지 소득증명 등을 요하면서 당장 급한데도 늑장이다.
1인 가구가 4/1을 넘는 실정임에도 자존심을 가진 부모가 수급신청을 않거나, 그러한 자녀가 자존심을 꺾고 쉽게 응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IT강국에서 주민등록 번호 하나만으로 재산이나 소득 규모를 파악할 수 있음에도 별의별 관계서류를 요구하며 문전에서 주눅 들게 한다. 그에다 인권은 무시된다. 예컨대, 상담이나 수급요청 시 한 번 미끄러져 다시 재기할 수 없는 사회구조가 야속한데도 관청의 여타 민원인 속에서 "국가의 도움을 받게 됐소!"라며 쉽게 얼굴을 내밀 수 있겠는가. 다시 말해 건전한 사고를 가진 가장들은 웬만하면 자존심에 보호를 받지 않으려고 애쓴다는 점이다.
 
 이러한 죽음은 국가나 사회가 가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나 다를 바 없다. 그래도 이승의 억울한 삶에 대한 크나큰 보상 차원에서라도 저승의 '호메로스'는 천국 중의 천국으로 안내했으리다. 봄은 봄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복지는 봄이 없다. 엄동설한에도 노고지리 지저귀는 '복지의 봄'이 오게 하자. 복지수급 신청자들이 지금까지 지킨 명예와 프라이버시가 침해된다는 사실 등을 간과하고 있는 점도 개선해야 한다. 다시금 이러한 삶이 없도록 빈곤한 궁민들에게는 최소한의 생계보장에 국가가 책임지며, 찾아가는 복지서비스가 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사회구성원도 이생이 다하는 날까지 베풀며,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휴머니즘에 호소하고픈 진정한 봄을 맞이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