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명수 재단법인 성균관 전 부관장

  사자의 몸 속에서 사자를 좀먹는 벌레를 사자신중 충(獅子身中 ?)이라 한다.
사자는 죽어 시체가 된 뒤에도 다른 짐승이 감히 가까이 가지 못하고 벌레들도 사자의 살을 먹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사자의 몸속에 절로 생긴 벌레가 있다. 사자의 죽은 시체를 말끔히 먹어 치운다는 이야기다.
 불가(佛家)에서는 이것을 예로 들어 불법을 파괴하는 것은 타의 침입이나 하늘의 어떤 마귀나 다른 외교도가 아니고 불법을 닦는다는 불제자 자신들이라는 것을 분명히 경계하고 있다. 즉 범강경(梵綱經)에 이렇게 말하고 있다.
 사자 몸속에 벌레가 스스로 사자의 살을 먹고 생을 유지하며 다른 밖의 벌레가 사자의 살을 먹지 못함과 같이 불교를 파괴 시키는 것은 타 종교나 다른 단체에서 불교를 해치는 것이 아니고 불제자 자신들이 불교를 해친 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즉 부처의 올바른 가르침을 파괴해서 불교의 숭고한 자비의 권위를 타락시키는 것은 불교를 믿는다는 불제자들 중에 나쁜 사람이 있기 때문이요 불교를 반대하는 이교도나 성불(成佛)을 반대하는 마귀 때문은 아니다. 그것은 이른바 외부의 벌레가 아닌 사자의 몸뚱이 속에 있는 벌레가 바로 사자의 살을 먹어치우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사자 몸속의 벌레란 말이 일반에게 까지 쓰이게 되었고, 그것은 종교, 국가, 관청이나 어떤 집단이나 할것 없이 그것이 커가고 오랜 전통을 갖게 되면 결국에 가서 그 내부로 부터의 부패와 부정 타락과 파쟁과 분열로, 그 완고하고 세상에서 부러워하는 자리를 허물어뜨리게 되는 것을 뜻하게 되는 것이다.
또 널리 내부에서 분열을 책동하거나 부패를 조장하는 그런 분자들을 가리켜 사자 몸속의 벌레라고 하기도 한다.
백만대군의 외적보다 한사람의 내적(內賊) 즉, 간신(奸臣)이 더 무서운 것이다.
동북아에서 강국(强國)이였던 고구려는 연개소문. 양만춘 등의 천하무쌍의 영웅들이 국가를 보호하고 있는데도 소인배인 부귀원 등 간신배 몇 사람의 간교한 술책으로 부국강병 이였던
고구려<668년>는 패망하고 말았다.
그런고로 외부의 천병만마보다 내부 한 사람의 간신이 더 무서운 것이다.
위에 기록한 부귀원은 사람의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