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영갑 고성JC특우회 회장

휴일, 소방서 의소대장 선진지 견학으로 포항 POSCO로 향했다. 이른 아침인데도 출마후보자 두 분께서 착실히 인사를 해 올렸다. 13개 읍면 대표자 2명의 분산된 표가 군수후보자 외는 별반 맛이 없어서인지 여타 후보는 영 입질이 없었다.
 게으르거나, 정보가 없거나 아무튼 화려한 봄날 버스 가득 표를 싣고 가는데 “고약한지고!”. 절반은 여대장, 반은 남대장이다. 이범용, 박경분 회장의 인사말을 뒤로하고 분주히 차내 골목을 누비는 사무국장의 음식준비를 보니 간밤에 무서리가 많이도 내렸겠구나! “수고하셨습니다!”
 버스 기사를 포함 정확하게 6명이 담배를 피웠다.  뭐 그리 바쁜 일정도 아닌데 바삐 서둘 이유도 없었고, 덩치 큰 버스 사장, 휴게소마다 차 세워 묘하게 작아 뵈는 담뱃갑을 꺼내면, 일제히 5명이 따라 담배를 태운다. 장소불문 피우고 싶을 때 피우는 게 무사유다. 적어도 6명은 휴게소 일정 흡연장소 언저리에서만 담배를 피운다. 이것은 사유를 의미한다. 선불로 세금내고 담배 사서 과태료까지 낼 수 없다는 ‘철저한 사유’에 기인한다.
 
 독일산 「아이히만」, 유대인 학살에 핵심적 역할에 관여했던 고급관료다.
적당히 벗겨진 머리, 이웃과는 별 문제없고 충실한 가장, 뛰어난 추진력, 뭐하나 모자람 없어 보이는 고급관료의 머리는 뜻밖에 버블 내지는 스펀지, ‘철저한 무사유’였다. “위에서 시켜서”, “당시 상황이 그래서” 수천 명의 목숨을 거두고도 재판정에 서서 공무원으로서 할 일을 했을 뿐이란다. 천인공노 할 범죄 사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착실한 공무원의 무사유, 무성찰을 지금 우리 공무원에 끄다 비유하면 돌멩이 맞겠지. 하지만 비교가 과할 뿐이지 성찰해 볼 필요는 분명 있다. 지금 당신은 근면과 성실이란 미명하에 사유의 의무를 방기하는 집행자는 아닌가? 돌아볼 필요는 있는 것이다.  어쭙잖은 법령해석과 민원으로 골 썩지 않고픈 안일한 불허가권자는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은 위치에 따라 ‘사유’가 능력이 아니라 ‘의무’로 심화한다.  무사유로 산다는 것은 주위환경 오염을 유발하는 일종의 범죄가 형성되고 변화와 개혁의 시대적 요청에 불응하는 반역이 될 수도 있다. 저물어 가는 유리창론에 기생하듯 무사안일한 무개념, 무사유의 자세로 고성군민을 대한다면 고성발전은 요원하다. 왜냐면 고성발전의 핵심은 여전히 공무원 머리와 손발에 달렸기 때문이다.
 
 계절이 계절이니만큼 고성발전과 군민의 어려움을 대신하겠다고 선거에 출마한 사람을 격려하고 따뜻한 시선을 보내줬으면 한다. 작은 배려가 믿음이 되고 그 믿음이 사유의 뿌리가 된다. 공무원과 의원들만의 조직이 아닌, 고성군민의 조직이 탄탄하게 형성되는 것에는 탁월한 선출직 공무원이 필요충분조건이다. 각자의 위치에서 사유하고 남의 사유도 고취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 민주주의다. 사유하는 군민이 돼야 무사유의 지도자를 가려낼 수 있고, 다시는「아이히만」같은 이가 세상을 헤집는 일이 없을 것이기에 하는 말이다.
‘선진지 견학’, 견학도 공부인지라 졸음이 엄습한다. 꿈도 사유의 산물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