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영부 고성문화원 이사

‘울보’라는 별명을 가진 한 할머니가 있었습니다. 그 울보 할머니는 비가 오면 온다고 울고, 날이 개면 갠다고 울었습니다.
이를 보다 못한 이웃 사람이 “할머니, 왜 그렇게 우십니까?”
“내 두 딸 중 큰 딸은 짚신 장수한데 시집갔고, 작은 딸은 우산장수 한데 시집을 갔다우”
“그런데 왜요”, “날이 개면 우산이 안 팔릴까 봐 걱정이고, 비가 오면 큰 딸네 짚신이 안 팔릴까 봐 걱정이라우.”
“그럼 이렇게 생각하면 어떨까요. 비가 오면 작은 딸네 우산이 잘 팔려서 좋고, 날이 개면 큰 딸네 짚신이 잘 파려서 좋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 이후 ‘울보 할머니’는 비가 오든 날이 개든 항상 웃고 살았다고 합니다.

선(禪) 이라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삶을 살면서 예상 밖의 일에 대하여 개인적인 관점을 버리고 새로운 관점으로 본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교육받은  종교나 신앙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각자가 지닌 고정관념을 깨드리지 못하면, 각자가 추구하는 것이 무엇이며, 무엇 때문에, 누구를 위한 것인지 아무것도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선에서는 ‘마음이 곧 부처다’라고 말합니다. 한 가지 일을 놓고 기쁘게도 생각하고, 슬프게도 생각하는 것은 모두 마음먹기에 있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요즈음 충격적인 영상뉴스를 보면 매우 마음이 아픕니다. 생활고를 비관하며 가족과 함께 동반 자살을 감행한 일들이 그렇습니다. ‘망개를 따먹고 개똥밭에 굴러도 저승 보다 이승이 낫다’라는 말도 있는데, 비록 생활이 어렵더러도 마음을 바꾸어 보면 그래도 죽는 것보다 사는 것이 좋다는 것을 깨달았을 텐데, 매우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부처냐 마귀냐는 생각하기 나름이고, 마음이 곧 부처이다.’ 라고 설파 하였습니다.
 날이 개나 비가 오나 웃으며 즐겁게 삽시다. 봄이 오니 산천의 화초는 천길 절벽위에서도  꽃을 피우고 향기를 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