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영부 고성문화원 이사

 ‘떠돌이새는 옛 숲을 그리워하고, 연못의 물고기는 옛 물을 생각합니다. 저도 황량한 남쪽들에서 농사짓고자 전원으로 돌아와 자연에 묻혀 살리라.
반듯한 삼백 여 평 대지에 조촐한 초가집을 여덟·아홉 칸, 뒤뜰에 느릅과 버들은 그늘지어 처마를 뒤덮고. 앞뜰의 복숭아 오얏꽃들, 집 앞에 줄지어 있습니다.

 저 멀리 아득한 마을 어둑어둑 깊어가고. 허전한 인가의 저녁연기 길게 피어오르는데. 골목길 안에서 개 짖는 소리, 뽕나무 위에서는 닭이 울어 댑니다. 뜰 안에 잡스런 소리 하나 없고, 텅 빈 방안은 한가롭기만 합니다. 너무나 오랜 세월 새장 속에 갇혔다가 이제야 다시 고향으로 돌아 왔노라!’   
이것은 도연명의 귀거래사(歸去來辭(덧말:귀거래사))에 나오는 문장입니다.
 젊은 시절 도연명도 출세를 꿈꾸며 과거를 보고 관리와 벼슬아치 생활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자유분방한 성격에 맞지 않는 생활이었나 봅니다.  ‘너무나 오랜 세월 새장 속에 갇혔다가 이제야 다시 고향에 돌아 왔노라!’라고 고백하면서 고향으로 돌아온 기쁨을 표출하기 때문입니다.
 
 요즘 우리 고장 고성 이곳저곳에도 젊은 시절 도시로 나가 직장 생활을 한 후 귀향과 귀농을 하는 분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은퇴이후 귀농ㆍ귀촌을 통해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인구가 점점 증가하는 추세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분들은 그리 낭만적으로 전원을 즐기며 자연을 관조하는 생활을 하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하는 것 같아 도연명과는 약간 대조적입니다. 전원을 즐기는 생활과 형편상 어쩔 수 귀향하여 전원 속에 살아야 만하는 것은 매우 큰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고성군 관내 초등학교나 중학교에 재학하는 학생들 중 부모가 없거나. 할아버지나 할머니와 생활하는 결손 가정 학생이 늘어나는 것이 이를 뒷받침 합니다. 이것이 전국 농촌의 실정이자 우리 고성군의 현실입니다. 매우 안타까운 심정입니다.

 이제 부터라도, ‘떠돌이새가 옛 숲을 그리워하듯이, 옛 물을 그리워하는 찾아 드는 연못의 물고기’처럼 귀농하고자, 전원으로 돌아와 자연에 묻혀 살고자 하는 사람들은 위해 힘을 모아야 하겠습니다. 그래야 그들과 함께 우리 모두가 잘 살 수 있습니다.

 도연명(陶淵明(덧말:도연명))이 귀거래사(歸去來辭(덧말:귀거래사))에서 탄성한 것처럼,‘너무나 오랜 세월 새장 속에 갇혔다가 이제야 다시 고향으로 돌아 왔노라!’라고 귀향의 기쁨을 노래할 사람들이 많아야 하겠습니다. 은퇴이후 귀농ㆍ귀촌을 통해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사람들, 특히 꿈을 가지고 귀농, 귀촌하는 젊은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