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영부 고성문화원 이사

유수와 같은 시간의 흐름 속에 세월은 어느 듯  신정, 입춘, 구정 본격적인 농사일이 시작되는 정월 대 보름도 지났습니다. 그리고 꽁꽁 얼었던 대동강 물도 풀리고 눈이 녹아 빗물이 된다는 우수가 되었습니다. 되돌아보니, 시간과 세월은 정말 빠르게 흘러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당나라의 시인, 귀거래사(歸去來辭)로 유명한 도연명(陶淵明)은 그의 시에서 ‘인생이란 뿌리가 없는 것이니/  길 위에 나부끼는 티끌과  같다./ 티끌이 흩어져 바람 따라 구르니/ 이것은 이에 일정한 봄이 아니다/ (중략)/ 왕성한 나이는 다시 오지 않고/ 하루에 새벽이 두 번 다시  오지 않으니/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 라고 하여 과거는 다시 오지 않으니 그때그때 현실에 맞게 알찬 생활을 하라고 하였습니다.

그런가 하면 옛 사람은 이런 멋진 유명한 한시(漢詩)로 인생을 경책하였습니다. 기다려주지 않는 세월을 한탄(恨歎)했습니다. 
‘少年易老 學難成, 一寸光陰 不過輕(소년이로 학난성, 일촌광음 불가경) 소년은 늙기는 쉬운데 학문은 이루기 어려우니, 짧은 시간이라도 헛되이 보내지 말라.
未覺池塘 春草夢, 階前梧葉 已秋聲(미각지당 춘초몽, 계전오엽, 이추성) 마당의 연못가의 풀들은 아직도 봄꿈을 깨지도 못했는데,  계단 앞의 오동나무 잎새들은 벌써 가을 소리를 내는 구나!’

이렇듯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아니라고 흘러만 갑니다. 그런데도 사람은 항상 과거에 대한 아쉬운 미련을 간직하고 살아갑니다. 그러면서도 반복된 생활만 계속하고 흘러간 세월만 탓합니다. 한정(限定)된 인생이 무한(無限)한 세월과 유수 같이 흘러가는 세월을 탓해서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매사에 최선을 다하며, 짧은 시간이라도 헛되이 보내지 말아야겠습니다.

 歲月不待人(세월부대인)하니 一寸光陰不過輕(일촌광음불과경)      
 세월은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으니, 짧은 시간이라도 가벼이 헛되이 보내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꿈을 가지고 촌음이라도 아께야 하겠습니다.
새 해를 시작하는, 새 학기를 시작하는 중요한 시점인 봄이 오는 길목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