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터에 나가 적과 싸우다가 죽고 말겠다는 용장의 각오를 가리켜 한 말이다. 후한서(後漢 마원전(馬援傳)에 나오는 마원의 말이다.

  마원은 후한 광무제때 복파장군(伏波將軍)으로 지금의 월남인 교지(交趾)를 평정하고 돌아온 용맹과 인격이 뛰어난 명장이었다.

교지에서 돌아온 그는 신식후(新息侯)로 삼천호의 영지를 받았으나 다시 계속해서 남부지방 일대를 평정하고 건무(建武) 20년 가을 수도 낙양으로 개선해 돌아왔다.

  이때 마원을 환영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성 밖으로 멀리 나와 그를 맞았는데, 그 속에는 지모가 뛰어나기로 유명했던 맹익(孟翼)도 있었다. 맹익은 많은 사람들 사이에 판에 박은 축하의 인사만을 건넸다. 그러자 마원은 맹익을 보고 이렇게 말했다.

“나는 그대가 가슴에 사무치는 충고의 말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겨우 남과 똑같은 인사만을 한단 말인가. 옛날 복파장군(伏波將軍) 노박덕(路博德-한무제때 사람)은 남월(南越)을 평정하여 일곱군(郡)을 새로 만드는 큰 공을 세우고도 겨우 수백호의 작은 영토를 받은데 불과했다. 그런데 지금 나는 별로 공을 세우지도 못했는데 큰 고을을 봉읍으로 받게 되었다. 공에 비해 은상이 너무 크다. 도저히 이대로 오래 영광을 누릴 수 없을 것 같다.그대에게 무슨 좋은 생각은 없는가?”

 맹익이 좋은 꾀가 생각나지 않는다고 대답하자 마원은 다시 말을 계속했다.

“지금 흉노와 오환(烏桓)이 북쪽 변경을 시끄럽게 하고 있다. 이들을 정벌할 것을 청하리라. 사나이는 마땅히 변방싸움터에서 죽어야만 한다. 말가죽으로 시체를 싸서 돌아와 장시를 지낼 뿐이다(人馬革裏尸 還葬耳) 어찌 침대위에 누워 여자의 시중을 받으며 죽을 수 있겠는가” 마원이 남방에서 개선해 돌아온 지 한 달 남짓 되었을 때 마침 흉노와 오환이 부풍군 섬서성(扶風君 陝西省)으로 쳐들어왔다. 마원은 기다린 듯이 나가 싸울 것을 청했다. 허락을 받은 그는 구월에 일단 낙양으로 돌아왔다가 12월에 다시 싸움터로 나가게 되었는데, 이때 광무제는 백관들에게 조서를 내려 마원을 다같이 환송하도록 명했다고 한다.

  이 뒤로 ‘말가죽에 싸여 고국에 돌아와 장사를 지낼 뿐이다’ 란 말이 싸움터에 나가는 장수의 참 뜻을 말한 것으로 되었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