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재 고성문화원 사무국장

지난 1월6일은 제겐 뜻 깊은 하루였고 색다른 체험이었습니다. 그것은 제가 제일로 좋아하는 시 ‘나그네’를 지은 시인 박목월의 탄생 98주기를 기리는 조촐한 행사를 하면서 제가 진행을 맡아 사회를 본 까닭입니다. 또한 고성군민의 유일한 휴식공간인 남산공원 입구에 조성된 목월의 시비 앞에서 행사를 가졌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 자리에서 사회를 보면서 느낀 소회는 남달랐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첫손가락 안에 드는 대 시인이 우리 고성 출신이라는 것과 이러한 사실을 알았던 고성청년회의소에서 이곳 남산공원에 1997년11월12에 목월의 대표시 ‘나그네’ ― ‘강나루 건너서/밀밭 길을//구름에 달 가듯이/가는 나그네//길을 외줄기/남도 삼 백리//술 익는 마을마다/타는 저녁 놀//구름에 달 가듯이/가는 나그네’ 를 화강석에 음각으로 새겨 놓았는데도 정작 고성 사람들은 그러한 사실을 모르고 무심코 시비 앞을 지나쳤다는 것입니다.
 더러는 “목월은 경주 출신인데 뭐하려 그러느냐”하고 힐난 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목월이 1958년에 발간한 시인의 자작시 해설집인 ‘보랏빛 소묘’에서 목월 자신이 태어난 곳은 ‘경남 고성’이라고 분명히 명기해 놓았습니다. 경주에서 태어났다고 해도 될 것을 목월은 굳이 ‘경남 고성’이라고 밝혀 놓았습니다. 그러한 이면에는 그의 가족사에 대한 말 못할 사정이 있었을 것으로 짐작할 따름입니다.  
  이 날의 행사는 평소 이러한 내력을 알고 있었던 향토시인이자 작가이신 정해룡 씨가 기회 있을 때 마다 누누이 “고성이 낳은 대 시인 목월의 탄생일인 1월6일을 그냥 그대로 흘러 보내서는 안 된다.”고 한 조언에 따라 이루어지게 된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앞으로는 그냥 흘러 보내서는 안 될 것입니다. 99주기, 그리고 다가올 100주기는 고성에서 태어난 목월을 기리는 100주년 행사를 어떤 형태로든지 거행해야 할 것입니다.
 이일을 위해서는 맨 처음 남산에 시비를 세운 고성청년회의소를 필두로 고성문화원과 고성 예총, 그리고 고성 문협이 함께 힘을 합쳐야 할 것이며 무엇보다도 남산공원을 아끼고 사랑하는 고성군민이 다 함께 나서서 목월의 탄생 100주년을 준비하고 기려야 하지 않을까하고 생각해 봅니다.
이러한 생각이 탄생98주기를 맞으며 느낀 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