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형갑 고성미래신문 지면평가위원

【인간의 바른길을 창조하시고 인도하시는 하나님! 올곧고 바른길을 추구하는 군민들의 염원이 기도로 통하여 교회·성직을 수행하는 자들에게 영민하고 어진사람들로 뿌리내리게 해주시옵소서. 이 고성 땅에 언제부터 성경을 강령하고 사람의 길을 인도하고자 만든 물건인 교회당에서, 불편하고 나쁜 길을 다니는 사람들을 반석같이 좋은 길로 안내하기 위한 인간 삶의 진행(進行)을 야비하게 틀어막은 듯 비켜주지 않아도 좋다는 허락을 내려주셨으며, 통행하는 사람들은 잘 가다가 거물에 걸려든 물고기마냥 옴짝 없이 옭아놓는 틀 속에서 위험에 버둥거리는데, 그러고도! 그러고도! 구원과 바른길을 위한 교화를 부르짖는, 병 주고 약 줌의 이중이 엄청난 당위가 되어서 판치는 세상이 되라는 허락을 내려주셨던가요? 정갈한 햇빛 앞에서면 진실로 부끄러운 것은, 부끄러움으로 인해 담기는 당신의 그 어진 눈을 담도록 해주사옵고, 바른길을 열어가는 도로가 꽉 막혀 진행하지 못하는 괴롭고 목마른 미움이, 당신을 등진 이 땅 어느 교회이던 헐한 값으로 매매되어 사라지게 하시어, 솔로몬의 영화보다 들에 핀 한 송이 백합의 고움을 높이신 당신의 말씀처럼, 그릇된 욕됨이 내 영혼의 실격임을 하루빨리 깨달게 하사, 마음고운 양들로 하여금 이 고성의 성직을 수행케 하시여, 햇빛보다 더 밝은 광명의 길로 인도케 해주시옵소서! 그리하여 오늘도 수없이 많은 군민들이 고통과 위험 속에 헐떡이며 오가는 『교육청 뒤 남산로 ××교회 앞길』을, 통행위험 없는 반듯한 도로로 개설될 수 있도록 해주사옵고, 군민들로 하여금 하나님을 욕하는 죄를 범하지 않도록 해주시옵소서! 아멘.】

언젠가 본지 기고에 무지개 APT에서 남산가는 2차선 도로공사 길목을 차단한 듯 보이는 교회와, 어느 성직자의 처신이 심히 의혹이 간다는 내용의 “어처구니없는 길목에 서서” 라는 칼럼을 본 기억이 있다. 아직도 이곳은 무시 못 할 위험이 내재되어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자주 나고, 인근 거주자들조차 각별한 신경을 곤두세우고도 수차례 혼쭐이 난다. 송학동이나 동외동에서 남산을 산책코스로 선택하려면 목숨을 담보해야할 판이다. 지주들의 의중을 잘 모르는 군민들은 이곳을 통행할 때마다 욕을 한다.「있는 ×들이 더한다, ××가 땅장사 하나」 때문에 어처구니없는 길목의 지주들은 참 오래 살겠다. 물론 토지소유자는 관청의 보상비가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고, 버티고 있으면 처음 제시한 돈보다 뻥튀기되거나 인센티브를 제시할 확률이 높다. 그러나 군수나 군민들이 돈 떼먹는 것이 아니잖은가. 올바르지 못한 길을 가는 군민들을 바른길로 인도해야할 성스러운 책무를 가진 교회가, 오히려 바른길을 열어가고자 하는 군민들의 길을 막아놓는 꼬락서니라니 왠지 서글프다. 사람의 길을 열어주는 교회이기 때문에 양보의 미덕을 보여주면 주차장이 협소하여 수익이 막심할 것인가? 선출직 기독교인들은 교회와의 갈등을 해소하는 타협의 마술사로 앞장서라! 남산로 해결 못하고선 내년에 출마할 생각 아예 접어야할 것이다. 이런 것 하나 조화롭게 해결 못하면서 뭐하려 교회에 나가고, 의원입네 하고 다니는가? 기독교출마자들은 심사숙고해야할 것이다. 불편을 가중시킨 죄로 표 떨어지는 소리가 만만찮다. 물론 관계주무관과 크리스천인 군수는 신년사에서 말한 마무리를 위해 다각도로 교회와의 협의에 최선을 다하는 줄 알고 있다. 마지막 정치적 혜안을 발휘하여 임기 내 마무리 바란다.

한국 종교에는 혁명이 필요하다!

이왕 교회 말이 나왔으니 맞아죽을 각오로 우리나라 교회는 하나님의 말씀과 같이 가고 있는가? 한번 짚어보자. 불도저 정부에 소망교회 내각이 있었다면 우리고성도 승진하려면 ××교회에 다녀야 한다는 유머가 있었다. 이런 것뿐만 아니라 주위만 둘러봐도 우리나라는 기독교 신자들이 축복을 받은 것은 확실한 모양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저렇게 엄청난 돈이 드는 최고급의 호화롭고 웅장한 교회가 고성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 세워질 수 있을까? 그들은 분명히, 틀림없이, 가난한 이웃형제들을 먼저 아낌없이 도왔고, 불우하고 곤궁한 동네와 돌보는 손길이 없는 처참한 이웃들에게 아낌없이 나누어 베풀어 주었을 것이다. 그들이 경배하는 예수님의 말씀대로 가장 가난하고 불우한 이웃을 먼저 돕고 나서, 그러고 나서, 그 다음에 비로소, 벽돌과 화강암과 대리석으로 된 물건인 예배당을 하늘 높이 짓는 것이겠지! 전국이나 고성의 교회들이 하루하루 경쟁적으로 높이 치솟아 오르는 그 하나님의 전당들 앞을 지날 때마다, 솔직히 무식해서 그런지 하나님의 은총을 느끼지는 못하고, 성당·교회·사찰의 외형적 크기가 크면 클수록 위선의 요소가 그만큼 크다고 생각한다. 신도의 연보와 공양으로 땀 흘리지 않고 큰 집에서 아무 부족 없이 살고, 최고급 승용차를 타고 다니는 이른바 성직자들을 야인은 경멸한다. 청빈이나 가난을 삶의 정신으로 삼지 않는 비신도도 부끄러워할 일인데, 아방궁 같은 교회를 짓고 호텔 같은 큰집에서 무슨 성인인양 살고 있는 수많은 거대교회, 거대 사찰의 성직자들에게서 어찌 예수님·부처님의 은혜를 바랄 수 있을까? 야인은 그 앞에서 괴로운 심정이 되곤 한다. 세계에서 기독교가 가장 위세를 떨치는 나라 대한민국이 요즘 왜 이럴까? 하느님과 부처님을 초대하여 모시겠다는 물질적 표시인 성당과 교회와 절은 날마다 수적으로 늘어나고 크고 높고 화려해지는데, 그 사람들이 엉켜서 살아가는 이 나라는 인간적으로, 사회적으로, 정신적으로, 영적으로, 날마다 메말라 가고 있다. 이영희 교수의 말대로, 독재의 폭력과 거짓의 시대에 대부분 교회와 예수를 믿는 사람들이 하늘만 경배하면서 땅 위의 인간적 현실을 외면하였을 때, 이 나라의 교회가 세계 최대 교회 중에서 1,2위를 비롯해서 세계50대 교회 중 자그마치 23개를 독차지하는 영예를 누린 것이 결코 우연히 아닐 것이다. 요즘은 그 교회들이 세계 최대 비리교회로 등록되는가 싶다. 이러니 한국종교는 아름다움이 아니라 권력과 돈에 눈이 먼 추악함만 보인다. 이제 한국 종교에는 혁명이 필요하다. 권력과 돈에 눈이 먼 종교가 어떻게 인간의 영혼을 구제할 수 있을까? 예수를 믿는 사람이 믿지 않는 사람보다 도덕적으로나 인간적으로 우수하다는 논문이나 타당성 조사를 아직 들어본 기억이 없다. 성경을 끼고 교회를 가고 미사를 드리고 강론 듣고 성가 부르며 하느님을 믿는다고 주장하는 행위만으로는 기독교 신자도 가톨릭 신자도 아니다. 마찬가지로 가끔 절에 가고 염불 듣고 집 대문에 자신의 종교푯말을 붙이고, 그 종교를 가진 것이 마치 무슨 선택된 인간인양 착각하고 사는 기준에서는 불교신자가 아니다. 다만 야인은 천당이라는 것이 있건 없건, 그런 것과는 관계없이 예수님의 정의와 사람의 가르침, 부처님의 자비와 성불의 행적을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가까이 할 수 있을까 하고 노력할 뿐이다. 야인은 삶의 행위가 너무 부끄러워서 감히 기독교 신자 또는 불교 신자라고 스스로 부르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