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영부 고성문화원 이사

계사년 한해가 저물어가는 시점입니다. 그리고 갑오년 새해를 맞이해야하는 아쉬움과 설레임이 교차하는 연말연시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요즘 우리 사회는 밝고 환한 면보다 우울한 구석이 많다고 말입니다.  정말, 뉴스를 접하기가 두렵다. 사회 구석구석이 웬지 모르게 꾀배기 처럼 비틀려있고, 헝클린 실타래처럼 엉망입니다. 코레일 철도 노사분규와 정치 현안을 둘러싼 정치인들의 작태가 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의식 있는 사람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이 뻔뻔한 사회 대체 어디로 가는 거냐.’ 라고.
모든 상식이, 가치관이 전도되고 있는 병리현상은 인간성의 상실과 참 멋의 실종에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유심히 살펴보면 어두운 구석보다 밝은 면이 더 많을 지도 모릅니다. 눈을 크게만 뜨고 보면 범죄의 칼을 든 검은 손보다 남을 돕는 하얀 손이 더 많습니다.  남을 도울 수 있는 있는 손을 가진 사람들, 남의 가슴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가슴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는 메마르고 각박한 세상에 웃음꽃을 피우고  행복을 전파합니다.
깊어가는 성탈절 밤에 우연히 옛 노트에 기록된 이야기 읽고 독자 여러분과 함께 공유하고자 이렇게 필을 들어 봅니다.
■ 웃는 붓다 이야기
웃는 붓다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는 포대화상이라는 인물입니다. 그의 가르침은 오직 웃음이 전부였습니다. 그는 이 마을 저 마을을 떠돌아다니면서 시장 한 복판에 서서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이것이 그의 가르침이었습니다. 그는 온 몸을 들썩거리면서 배꼽이 빠져라 하고 웃었습니다. 땅바닥을 데굴데굴 구르기도 했습니다. 그이 웃음은 전염성이 있었습니다. 무슨 일인가 하고 모여들었던 사람들이 웃기 시작했고, 그 웃음은 밀물처럼 펴져나갔습니다. 급기야 온 마을이 웃음 도가니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포대화상이 자기 마을에 찾아오기를 고대하곤 했습니다. 그는 엄청난 즐거움과 행복을 몰고 오는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는 말을 하는 적이 없었습니다. 단 한마디도! 어떤 사람이 붓다에 관해 물으면 그는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깨달음에 관해 물어도, 진리에 대해 물어도, 그의 대답은 큰 웃음소리뿐이었습니다. 웃음이 그의 유일한 가르침이었습니다.

■ 언제나 행복을 선택한 수행자 이야기
어느 이스람의 신비주의 한 수행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평생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한 순간도 불행한 기색을 보인 적이 없었습니다. 그는 항상 웃음의 그림자를 달고 살았습니다. 마치 그의 존재 전체가 기쁨의 향기를 펄펄 날리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어느덧 나이를 먹어서 임종을 맞는 순간에도 그는 마치 죽음을 즐기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배꼽이 빠지도록 웃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그의 제자 하나가 물었습니다. “스승님께서 우리를 어리둥절하게 만드시는 군요. 지금 당신께서는 죽음을 맞고 계십니다. 그런데도 오직 그렇게 웃고 계십니까? 무엇이 그렇게 재미있습니까? 저희는 무척 슬픕니다. 하지만 저희는 당신께서 슬퍼하는  모습을 한 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저희는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누차 여쭈어도 당신께서는 아무 말씀도 없으셨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꼭 대답을 해 주셔야 하겠습니다.

 아무리 행복했던 사람도 임종의 순간에는 슬퍼하는 것이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도 당신은 여전히 웃고 계십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습니까? 신비주의 수행자가 말했습니다. “아주 간단한 힌트를 주겠다. 나는 열일곱 살 때 스승을 만났다. 나는 어린 나이였지만, 불행의 쓴맛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일흔 살이나 먹은 나의 스승은 정 반대였다. 그는 나무 밑에 앉아서 아무 이유도 없이 큰 소리로 웃곤 했다. 무슨 특별한 일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그를 웃길 만한 다른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그는 나무 밑에 혼자 앉아서 배꼽이 빠지도록 웃곤 했다. 그래서 내가 “무슨 일이 있습니까? 혹시 정신이 어떻게 된 것은 아닙니까?” 하고 물었다. 그가 대답했습니다. “예전에는 나도 너처럼 불행한 삶을 살았다. 그런데 어느 날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이 삶은 다른 사람의 것이 아니다. 나의 삶이며 내가 선택한 것이라고. 그날 이후로 나는 아침에 잠을 깨면 눈을 뜨기 전에 나 자신에게 이렇게 물었다. ?압둘라! 너는 무엇을 원하는가? 불행? 아니면 행복? 자, 오늘 어떤 것을 선택하겠는가? 그리고 나는 언제나 어김없이 행복을 선택했다.” 그것은 선택의 문제이다. 그렇게 해보라. 아참에 잠을 깨면 가장 먼저 자신에게 물어라. ?압둘라, 또 하루가 밝았다! 네 생각은 어떠한가?’ 불행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행복을 택할 텐가?” 누가 불행을 택할 것인가?  무슨 이유로? 불행 속에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 아니라면 그런 선택을 할 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선택했다 해도 그는 불행이 아니라 행복을 선택한 것입니다. 불행 속에 있는 행복을! 말입니다.  
연말연시 행복하게 잘 보내시길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