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영부 고성문화원 이사

“반갑습니다. 이용욱입니다. 지금부터 이곳 부석사에 대하여 설명을 하면서 동행하겠습니다. 부석사는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이 이어지는 봉황산에 있습니다. 무량수전이 있는 자리는 풍수지리설에 의하면 봉황새가 알을 품은 형국인‘봉황포란지(鳳凰(덧말:봉황)抱卵(덧말:포란)地(덧말:지))’라는 명당길지(明堂(덧말:명당)吉地(덧말:길지))입니다. 부석사의 창건 연기설은 일연스님께서 저술 남기신 ‘삼국유사’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당나라로 불교를 배우기 위하여 신라를 떠난 의상 대사는 상선(商船)을 타고 등주(登州) 해안에 도착하였습니다. 그곳에서 우연히  어느 신도의 집에 며칠을 머무르게 되었습니다. 그 집에는 묘령의 ‘선묘(善妙)’라는 아가씨가 있었고, 선묘는 의상을 사모하여 결혼을 청하였습니다. 하지만 의상 대사는 오히려 선묘를 감화시켜 보리심(菩提心)을 발하게 하였습니다.

 선묘는 그때“영원히 스님의 제자가 되어 스님의 공부와 교화와 불사(佛事)를 성취하는 데 도움이 되어드리겠다.”라는 원을 세웠습니다. 이후 의상 대사는 종남산(終南山)에 있는 지엄(智儼)을 찾아가서 화엄학(華嚴(덧말:화엄)學(덧말:학))을 공부하였습니다. 그 뒤 귀국하는 길에 의상 대사는 다시 선묘의 집을 찾아 그 동안 베풀어준 편의에 감사를 표하고 뱃길이 바빠 곧바로 배에 올랐습니다.

 선묘는 의상 대사에게 전하고자 준비해 두었던 법복(法服)과 집기(什器) 등을 넣은 상자를 전하기도 전에 의상이 떠나버렸으므로, 급히 상자를 가지고 선창으로 달려갔으나 배는 이미 떠나가고 있었습니다.

 선묘는 의상에게 공양하려는 지극한 정성으로 저만큼 떠나가는 배를 향해 기물상자를 던져 의상에게 전하고는, 다시 서원(誓願)을 세워 몸을 바다에 던져 의상이 탄 배를 보호하는 용이 되었습니다.

 용으로 변한 선묘는 의상대사가 신라에 도착한 뒤에도 줄곧 옹호하고 다녔습니다. 의상대사가 화엄의 대교(大敎)를 펼 수 있는 땅을 찾아 봉황산에 이르렀으나 도둑의 무리 500여 명이 이곳에 살고 있었습니다. 그 때 용은 커다란 바위로 변하여 공중에 떠서 도둑의 무리를 위협함으로써 그들을 모두 몰아내고 절을 창건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전설에 의하면 그때 도둑의 무리들이 놀라서 옷에 오줌을 싼 것이 모여 냇물처럼 흘러내렸다고 합니다. 믿거나 말거나입니다. 

 의상 대사는 용이 바위로 변하여 공중에 떠서 절을 지을 수 있도록 하였다고 해서 절 이름을 부석사(浮石寺)로 하였다고 합니다. 지금도 무량수전(無量壽殿) 뒤에는 부석(浮石)이라는 바위가 있습니다. 이 바위가 선묘용이 변화했던 바위라고 전합니다. 그래서 부석사에는 다른 절에서는 볼 수 없는 선묘각인 선묘의 사당이 있습니다. 선묘각의 위쪽 산기슭에는 창건주 의상대사의 사당도 있습니다.”제 설명을 상기하시며 천천히 관람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단출하면서도 단아(端雅)하여, 한 점의 군더더기도 없는 맞배형 팔작지붕 무량수전입니다. 가을 정취가 감도는 봉황산을 배경삼아 천년을 버터 온 배흘림기둥에 기대어 먼 산을 바라봅니다. 산 뒤에 또 산, 그 뒤에 또 산마루입니다. 눈길이 가는 데까지 그림보다 더 곱게 겹쳐진 능선들이 모두 이 무량수전을 향해 마련 된 싶어집니다. 그다지도 높지도 낮지도 않는 곳인데도 조망(眺望(덧말:조망))은 대단합니다.
 
 눈앞의  한단 아래에 마당가에 지어진 안양루 팔작지붕은 투명한 창공에 학의 날개처럼 펼쳐져 있고, 이를 통해 펼쳐지는 자연풍경은 아름다운 한 폭의 동양화 같습니다. 발아래로 바라보이는 겹겹의 산맥들은 열두 겹 산수와 병풍 같이 석양빛에 천이랑 만이랑 파도를 이룹니다. 그리고 유리알처럼 말고 투명한 하늘과 맞닿아 있습니다.
 

        <부석사 전경>
우리나라는 산이 많다 것과 길 또한 끊임이 없다고 표현한 산외산부진(山(덧말:산)外山(덧말:외산)不盡(덧말:부진))하고, 로중로무궁(路中路無窮)이라는 한시의 한 구절이 절로 실감나는 곳입니다. 아름다운 한 폭의 동양화 같습니다.
이 대자연 속에 이렇게 아늑하고 눈 맛이 시원한  시야를 터줄 줄 아는 한국인, 높지도 낮지도 않은 이 자리를 점지해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한층 그윽하게 빛내주고 부처님의 믿음을 더욱 숭엄한 아름다움으로 이끌어 줄 수 있었던 뛰어난 안목의 소유자, 그분은 바로 지금 머릿속에 빙빙 도는 그 큰 이름은 부석사의 창건주 의상대사입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조망의 즐거움을 잠시 동안 즐긴 뒤 무량수전 법당에 들어갑니다.

 고색미가 넘치는 법당에는 아미타불을 서쪽에 모셨습니다. 서방정토를 관장하시는 아미타 부처님께 3배를 드리고 아미타불을 생각해 봅니다. 아미타불을 한자로 무량수불 또는 무량광불이라고 합니다. 수명과 광명이 끝도 없는 부처님 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아미타부처를 모신 법당을 무량수전(無量壽殿) 혹은 대적광전(大寂光殿),등으로 부릅니다.
 
 
     < 무량수전 전경>

 D형, 이제 귀향해야 할 시간이 다 되어 갑니다. 마지막 코스로 부석(浮石)과 의상대사의 영정을 모신 의상전(義湘(덧말:의상)殿(덧말:전))을 관람합니다. 부석은 무량수전 뒤편에 마당가 언덕에 있습니다. 천연 받침대 같은 암석 위에 놓여 있습니다. 네모진 판석 같은 바위돌입니다. 표면에는‘浮石’이라고 새겨져 있습니다. 택리지를 저술한 이중환이 받침돌과 부석 사이에 명주실을 넣고 당겨보니 아무런 걸림이 그대로 나오자 부석(뜬돌)이 틀림없다고 기록 했다고 합니다.
부석을 관람하고, 부석사의 건물 중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의상전으로 갑니다. 약간 굴곡지고 가파른 산길을 오르면서 부석사의 창건주이신 의상 대사의 안목에 감탄합니다. 부석사의 위치가 천하에 둘도 없는 명당이기 때문입니다. 의상전에 도착했습니다.

 아담한 맞배지붕으로의 만들어진 의상전은 주위가 숲속이라 특별한 풍경은 없어도 아늑한 기운이 느껴지는 곳입니다. 특이한 것은 처마 밑 돌축대 위에는 사각철망이 쳐져있고. 그 안에는 나무가 한그루 자라고 있습니다. 수고가 약 180cm 내외의 선비화라는 나무입니다, 자세히 관찰해보니 골담초입니다. 의상 대사가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이곳에 꽂았더니 신기하게도 죽지 않고 자라서 오늘에 이르렀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나무 둘레에 철망을 친 것은 나무를 보호하고자 함입니다. 자녀를 원하는 사람이 만지면 자녀를 낳는 등 좋은 일이 생긴다고 하여 너도나도 만지다 보니 나무가 고사할 위기에 처했습니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손길로부터 보호하기 위함입니다. 이 나무는 5-6월이면 노란 꽃을 피우는데 만개한 꽃이 매우 아름답습니다.
 그 모습이 마치 알성 급제자에게 임금이 내리는 어사와(御史花)와 흡사합니다. 그래서 영주시에서는 선비화라고 명명했다는 것입니다. 선비의 고장임을 자랑하는 영주시를 알리는 선비화가 된 것입니다. 선비화는 물 한 방울 없는 사막같이 메마른 돌축대 위에 서도 시들거나 죽지 않고 천넌을 넘게 살아왔다는 것이 매우 신기하고 특이합니다. 선비화의 무궁한 수명을 기원합니다.
  
 D형, 이것으로 의상대사와 선묘와 부석의 전설이 있고, 공민왕과 초대대통령 이승만 박사의 친필을 간직한 부석사 견학을 모두 마칩니다. 그리고 귀향길에 오릅니다.  이렇게 하여 3013년도 고성박물관대학 제1기 수강생 현장연수는 그 대미를 장식합니다.

 이 보람된 고성박물관 현장연수를 위해 애쓰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실 축원합니다.

나의 추억의 기록장을 아름답게 수놓아 길이길이 남을 것 같습니다.

  형의 안녕을 축원하면서 이만 필을 놓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