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2만8000여건의 음주운전 교통사고가 발생해 840여명이 사망하고 5만1000여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77건의 사고가 발생해 2.3명이 숨지고 139명이 부상을 입고 있는 셈이다. 또한 지난 5년간에 발생한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분석해 보니 시간대별로는 하루 중 밤 10시에서 12시 사이가 가장 많고 요일별로는 금요일 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내년 1월 29일까지 연말연시 특별 음주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음주운전은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생명도 앗아갈 수 있는 범죄행위다.
음주는 운전자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운동신경을 둔화시켜 위급 상황에서 반응을 더디게 함으로써 사고를 유발할 위험이 크다. ‘설마’ 하는 생각으로 음주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았다가 사고가 나면 처벌이 두려워 피해자에 대한 응급구호조치 없이 도주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음주운전에 대해 처벌도 미약하고 사회적 인식도 관대한 문화를 지니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국의 주류판매 제한 연령, 음주운전을 처벌하는 기준이 되는 알코올 농도, 주류 가격, 주류세 등을 토대로 음주정책의 강도를 비교분석한 결과 우리나라는 22위에 머물고 있다.
한국주류산업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술 소비량은 최근 줄어드는 추세다.
2008년 1인당 연간 9.67 ℓ 였던 술 소비량은 2011년 9.18ℓ로 내려갔고 2012년에는 8.9ℓ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음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여전히 막대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올 초에 발표한 ‘음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 및 음주 폐해 예방사업의 비용효과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음주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과 사고로 치러야 하는 사회경제적 비용이 한해 7조 3600억원에 이르고 있다. 이는 올해 정부가 쓰는 건강보험 지원 예산(6조 5131억원)보다도 많은 액수다.
술자리가 많은 연말연시다. 음주운전을 근절하려면 무엇보다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2011년 말 도로교통법이 개정돼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이 강화됐다고 하지만 아직도 선진국들에 비하면 미약하다. 일본에서는 음주운전을 한 사람뿐만 아니라 술을 권한 사람도 벌금형에 처하고 있으며 호주의 경우에는 신문에 명단을 게재하는 등 사회악으로 규정하고 있다.
우리도 음주운전은 우리 사회에서 퇴출해야 할 사회악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