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성군 덕선리에 위치한 생명환경연구소 곧 이전 계획중에 있다.

 정부가 시군농업기술센터를 ‘친환경농산물인증기관’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인증업무의 공정성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게다가 ㈔친환경인증기관협회는 시군농업기술센터의 친환경농산물인증기관 지정 계획이 철회되지 않을 경우 인증업무의 즉시 중단도 불사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당분간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최근 정부는 각 시도별 1~2곳의 시군농업기술센터를 친환경농산물인증기관으로 지정해 내년부터 시범 운영키로 결정했다. 친환경농가들의 편의를 위해 접근성이 좋은 농업기술센터에서 친환경인증을 위한 기술컨설팅은 물론 친환경인증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시군농업기술센터에서 친환경인증업무를 수행할 경우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는 게 전문인증기관의 지적이다. 지방자치단체 소속인 농업기술센터가 인증업무를 수행하면 공정성과 독립성 훼손이 불가피하다는 것.
또한 전문인증기관들은 농업기술센터의 인증업무 수행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인증기관설립 기준강화 방침에 근본적으로 어긋날 뿐만 아니라 제3자적 인증을 요구하는 국제기준(ISO가이드 65)에도 위배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품관원의 인증기관 지정기준에 따르면 인증기관은 공정한 업무수행을 위해 친환경농산물 인증을 위한 컨설팅 등 인증업무가 불공정하게 수행될 우려가 있는 업무는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이번 방안은 2013년까지 인증업무를 민간에 완전 이양키로 한 ‘제3차 친환경농업 육성 5개년 계획’에 배치되는 것이어서 전문인증기관들은 배신감마저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고성군의 입장은 다르다. 왜냐하면 고성군 전체의 친환경품목에 소요되는 인증비가 매년 1억 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친환경 인증기관이 설립되면 매년 소요되는 예산으로 충분히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타 지역과는 달리 고성군은 앞서 친환경농업 육성을 위해 수년간 매진해 왔다. 아울러 추진 중인 생명환경연구소와도 사업성이 맞물려 있기 때문에 오히려 득을 볼 수도 있다는 게 군관계자들의 입장이다.

친환경인증기관협회 관계자는 이번사안을 두고 “지방자치단체 소속인 시군농업기술센터가 인증업무를 수행하면 시장·군수 등의 압력으로 공정성과 독립성을 유지하기 어렵고, 이는 인증남발 등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농식품부가 인증업무의 민간 이양 약속을 뒤집으면서 전문인증기관 등 관련 단체의 의견조차 묻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민들의 편의를 위해 품관원의 인증업무를 농업기술센터에서 이어받는 것일 뿐”이라며 “농업기술센터가 인증기관으로서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지킬 수 있도록 세부방안을 마련해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문제점이 노출되면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