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상정 고성미래신문 논설위원

이회서당은 고전읽기를 즐겨하는 20여 회원들이 맹자 상권을 읽고 KT 경주수련관에서 책거리 행사를 벌렸다.「맹자」는 모두 7편(34,685자)으로 이루어져 있다. 상·하 2권으로 편집된 상권을 읽는데도 2년이 넘게 걸렸다. 책을 읽어가던 중간에 강의를 맡은 정창석 선생님이 무릎 수술을 받는 몇 달 동안은 허창무, 이옥진, 이재호, 김문수, 이인성 씨 등이 차례로 강주를 맡아 결강 없이 이어올 수 있었다.「맹자」속에는 사람이 바르게 살아가야 하는 도리 이외에도 역사·지리·인물 등에 박식했던 맹자 특유의 비유들이 재미와 생동감을 더해주는 내용이었다. 강의가 끝나고 나면 문맥의 해석에서부터 사람이 살아가는 구체적 사례를 들어 토론의 주제로 삼아 각자의 의견을 개진하기도 하고 미진했던 부분은 다음 강의시간까지 과제를 제시하여 토론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렇게 상권을 읽고「맹자」를 읽은 독후감을 주제로 한시백일장을 개최하였다. 백일장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한학자 이양구 씨와 허창무 박사를 고선위원으로 위촉하여 좋은 시편을 가리는데 최선을 다했다. 백일장에 제출된 시편의 내용들은 철학적이거나 논리의 전개가 아니라 자신의 처지와 관련된 현실세계의 실천적 내용을 담고 있어 더욱 알차고 보람된 책거리 행사가 되었다.
 이날 장원의 영예는 박행복 여사가 차지했다. 박 여사는 도회지에 살다 남편과 함께 귀농하여 주경야독으로 경서를 읽는 요즘 보기 힘든 사람이다. 연세가 지긋한 학동들 속에 홍일점으로 그것도 궂은일은 도맡아 봉사하여 어른들로부터 칭송이 끊이지 않는 분이라 이날의 시상은 성현의 가르침을 실행하는 것 같았다.
 이날의 행사를 축하하기 위해 이한구, 정창석, 허창무 씨 등 축하시를 낭송하는 시음회도 열렸다. 아래에 이날 입선한 시편을 실었는데 혹시라도 번역이 서툴러 멋진 시상을 해치지나 않을까 걱정되지만 지도와 편달을 바라면서 경연에 참여한 시편의 내용을 소개한다.

(장원)

맹자를 읽고       - 박행복

맹자 7편이 주옥같이 진실하여,     척사위정의 큰 윤리가 펼쳐지구나.
사친이랑 효도는 나에게서 나와,    세상 모든 사람에게 미치는구나.
孟子七篇珠玉眞 斥邪衛正大倫伸
事親孝道由於我 影響及追天下人

(차상)

맹자 속에는      - 심상정

어짊과 이로움의 구별이 확실해져,     비로소 선악을 알아 정성을 쏟네.
책을 읽어 자세한 맛이 이렇게 좋은데, 오매불망 어찌하여 맹자를 잊을까.
利義之間判別眞 始知善惡我誠伸
讀書詳味如斯好 寤寐不忘孟聖人

맹자를 찾아서    - 허현

선과 악은 본래 어느게 진실한지,    어린아이 행동에서 논쟁이 펼쳐지네.
넓고 호방한 기상은 어떻게 얻을까,  산정을 올라서라도 성인을 배우고 싶네.
善惡本來那是眞 孺兒入井立論伸
浩然之氣如何得 但願爬山學聖人

(차하)

맹자와 인연      - 허봉수

벗들과 맹자 읽어 진리 찾아 모였는데    이제사 나의 뜻 펼쳐보려 하였더니.
나서부터 고향에 묻혀 어느 듯 백발인데, 다행히도 선비들 속에 시라도 읊조리네.
與朋讀孟在求眞 由此可知我意伸
生自守鄕年老際 幸逢高士效詩人

맹자를 그리우며  - 최성림

맹자를 읽어도 진실한 뜻은 몰라,    정성으로 힘을 쏟아 독파하려 애썼도다.
소시적 때를 잃은 배움이 한스러워,  늙어 백발 되니 후회는 더욱 깊구나.
讀經孟子不知眞 欲破誠心竭力伸
失學少時無可恨 衰年白髮悔心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