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영부 고성문화원 이사

유유히 흘러가는 죽계수를 끼고 수령 500년의 아름드리 은행나무가 드리워진 정자는 시공을 뛰어넘어 호연지기를 기르던 유생들의 풍취를 느끼게 해줍니다. 경렴정의 정취를 뒤로하고 정문안의 명륜당에 도착합니다.
안향선생의 위패를 모신 문성공묘 동쪽 앞에 남북으로 길게 서 있는 명륜당은 정면 4칸, 측면 3칸 규모의 강당입니다. 특이하게도 명륜당에는 서원현판이 두 개나 걸려 있습니다.‘소수서원’현판과‘백운동서원’현판입니다. 이러한 명륜당 윗 편에는 사당인 문성공묘(文成公廟), 교수의 숙소인 일신재(日新齋)·직방재(直方齋), 유생들이 공부하며 기거했던 학구재(學求齋), 지락재(至樂齋)를 비롯하여 서책을 보관하던 장서각(藏書閣), 제수를 차리던 전사청(典祀廳) 등이 있고, 최근에 세워졌다는 건물로는 유물관, 충효사료관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예정된 시간 관계로 자세히 보지 못하고 길을 나섭니다. 점심식사 때문입니다.

▲ 명륜당

▲ 경자바위

 예약된 식당은 이곳에 있는 선비촌 식당입니다. 죽계천을 거슬러 얼마간 걸어가니 영주시의 전통 한옥들을 한곳에 모아 지은 선비촌이 있습니다.
선비촌 가는 길은 솔숲이 보기 좋게 조성되어 있고, 죽계천 건너편 물가 한 곳에는 한 개의 바위가 돌출되어 있습니다. 경자(敬字)바위라고 합니다. 수면을 향한 바위표면에 붉게  새겨진 '敬'자는 주세붕선생이 백운동서원을 창건하고 쓴 글씨라고 합니다. 그 후 풍기군수로 부임한 이황선생은 이곳에 소나무와 잣나무 대나무를 심어 취한대(翠寒臺)라고 이름 짓고, 또 '경'자 위에 '백운동' 석 자를 써서 음각하고 이곳의 풍류를 즐겼다고 합니다.
 '경(敬)'은 성리학에서 마음가짐을 바르게 하는 수양론의 핵심으로, 선비들의 지침이 되었습니다. 퇴계의 사상 핵심은 경천애인(敬天愛人)과 자기 인격완성과 수양을 위한 위기지학(爲己之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