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형갑 고성미래신문 지면평가위원

11월 26일부터 3선 군수와 제6대 의회의 마지막 행정사무감사(이하 행감)가 시작된다.
행감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자치단체의 집행기관이 수행하는 행정집행의 잘못된 점을 시정하고 행정을 감시·통제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안건 심사와 예산안 심사에 필요한 자료 및 정보를 획득하고 집행에 대한 평가와 대안을 개발 제시하는 것이다. 또한 주민의 알 권리 충족을 위해 행정기관의 정보를 주민들에게 공개·제공하도록 하며 군민들이 궁금해 하던 사실들이 공개보도 되는 것과 동시에 실천의지가 있어야 한다. 고성군의회 의원들은 4년, 8년, 12년 등 그동안의 이력으로만 볼 때는 나름대로 행정업무에 대한 파악이 충분히 되어 있다고 보인다.
그러므로 이제는 지금껏 보여준 일방통행 식의 질책성 회계감사에서 벗어난 수준 높은 양질의 행감이 되어야 한다.
부지런하고 투철한 의정활동의 결과에서 비롯되는 직무감사는 행정업무흐름에 대한 숙지와 여타 사례까지 많은 연구·분석을 하여 대안을 제시해야하므로 사전 공부를 철저이한 의원과 그렇지 못한 의원의 실력차이는 분명히 드러난다.
철저히 공부를 하는 의원은 지적하는 사항에 대한 피 감사인의 답변까지 예상해서 시뮬레이션을 구상하기도 하고, 공부가 부족한 의원은 수년을 그 자리에 있어도 자기의 잇속을 차리기 위해서라는 점이 역력히 드러나기 때문에 퇴출 의원과 선출 의원을 판단할 수 있다.
모르쇠·질의·질책의 행감이 아니라 주민의 대표로 수년간 국록을 먹고 그 자리에 있었던 만큼, 대안제시 능력까지를 확실히 보여 달라는 것이다.
공익 실천의 최일선에 있는 의원으로서 주민들을 위하여 희생하고자 했던 일은 무엇이었고, 꿈과 이상의 현실 속에서 풀지 못한 숙제는 무엇인지, 양해를 구하고 반성해야할 아픈 부분까지도 들춰보는 색다른 행감을 바란다.
질책성 질의는 개발한 대안을 머리와 가슴에 품고 정제된 입으로 심도 있는 논리전개를 해야 한다. 언론을 의식한 단발성 달변보다 고수의원의 고뇌 속에 의회와 집행부가 함께 문제를 풀어나가려는 고급 행감의 참모습을 보여주는 것 또한 너무나 당연하다.
미집행과 시행착오 부분이 있다면 의회가 다독여 멋진 대안으로 새 출발이 될 수 있도록 격려하고 같이 반성하는 색다른 행감을 바란다. 그리하여 집행부와 의회가 진정한 공복으로서 진보하는 참모습을 군민들에게 고백하고, 실천의지를 보여주는 행감이 되어야 할 것이다.
 수년간 지겹도록 전개되는 창과 방패라는 단어에 몰입되기 보다는 문제의 심각성을 같이 토로하고 대안을 찾는 모습이 보고 싶다. 그동안의 행감으로 볼 때 듣고 싶지 않을 정도로 지겨운 논리들이 많았다. 모르긴 해도 기초의원 대부분이 내년에 또다시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소리가 자자하니, 정말로 얼마만큼의 배양된 능력이 있는지 시험을 치르는 마음으로 머리와 가슴 속에 있는 모든 양질의 내공을 끄집어내길 바란다.
군민들은 의원들의 노력봉사 내용을 똑똑히 알고 싶어 한다. 특히 이번에는 13년간 의원들의 활동을 보아온 필부의 파일과 정보력 등을 동원하여, 모든 부분에서 공정히 총괄 평가하고 베스트의원 뿐만 아니라 최악을 비롯한, 1·2·3 등급판정을 해달라는 군민·독자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이 있다.
때문에 각별한 내공을 보여주길 바란다. 아울러 의원들의 질의에 피감기관이 충분히 답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만 집행부가 군민들을 위하여 어떤 자세로 노력봉사를 하는지 알 수 있다.
의원의 직위로 피감기관의 기를 꺾어 답변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는 일은 무의미하다. 고성의 주인인 군민들로서는 피감기관의 내공이 의원들의 논리보다 더 중요하다 아니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내년의 인기에 착안하여 노을 진 석양 앞에 속보이는 고함소리보다, 또 다른 내일을 위해서 시행착오를 겪은 부분이 있다면, 새로운 방책을 모색하며 울기도하고 웃기도하는, 깨끗하고 내실 있는 행정사무감사가 되자. 고성의 역사에 기록될 존경의 대상은 의회가 만들 수도 폐기할 수도 있음이다.
인물은 죽이는 것보다 만드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