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상정 고성미래신문 논설위원

고성향교 유림들이 지난 1일 전남 장성군 황룡면 필암에 있는 필암서원을 찾았다.
이재호 전교를 비롯한 유도회 남녀 회원 및 고성문화원 전 현직 원장님도 함께 참석하여 격려와 축하를 해주었다. 
70여 회원이 버스 2대에 분승하여 담양에 들러 점심을 먹고 오후 1시경에 필암서원에 도착하였다. 필암서원은 하서 김인후 선생을 모신 곳이다. 하서 선생은 하늘이 도와 우리나라에 태어난 선비로 추앙받고 있으며 도학과 절의와 문장을 탁락하게 겸비하여 동국 18현의 한 분으로 문묘에 종향된 분이다.
미리 연락을 받은 필암서원에서 노강 박래호 선생이 나와 안내하여 묘당에 분향례를 올리고  하서의 사상과 학문에 대한 특강을 청해 들을 수 있었다.
하서 선생은 1510년 전남 장성에서 출생하였다. 신동으로 알려진 하서는 10살에 전라도 관찰사로 부임한 김안국을 찾아가 소학을 공부했다. 18세 무렵에는 화순으로 유배 온 신재 최산두와 광주로 귀향한 눌재 박상을 찾아가 수학하여 정통 도학을 전수받았다. 19살에 성균관에 입학하여 9살 위인 퇴계 이황과 동문수학하였으며 34살에 홍문관 박사로 세자시강원이 되어 인종과 사제관계를 맺었다. 인종이 즉위한지 8개월 만에 서거하자 일체의 벼슬을 사양하고 고향인 장성으로 돌아와 오직 성리학에만 전념했다.
하서 선생께서 한국 도학사에 남긴 가장 큰 업적은 16세기 초 시들어가던 도학을 다시 일으켜 세운 공적이다. 조광조는 김굉필의 문인이고 김굉필은 김종직을 이어 한국 도학의 도통을 이어지게 했으나 갑자사화에 휩쓸려 극형에 처해지고 만다. 김안국은 기묘사화가 일어나자 겨우 화를 면하고 경기도 이천에 은거하였다. 이에 하서는 기묘사화의 명현을 신원하고자 당시로는 목숨을 건 주장을 하여 한국의 도학을 바로세우는 일에 공헌을 남겼다.
또한 송나라 정주학과 포은 정몽주 정암 조광조로 내려온 학통을 이어받아 소학 대학 중용 효경 서명 역경을 평생토록 연구하였고 도학의 실천을 추구하였다.
하서의 인물됨에 대한 율곡의 평가는 “맑은 물에 핀 연꽃 같고, 비 갠 뒤 맑은 바람속의 달과 같다.” “출처의 바름은 우리나라에서 견줄 이가 없다.”고 하였다. 율곡의 붓 아래 결점 없는 사람이 없다고 할 정도로 인물평에 인색하였는데 오직 하서에게는 최상의 찬사를 남겼다.
정조 임금 또한 하서를 칭송하여 “하서는 도학의 진정함과 독실함은 내가 숭상하는 바로서 그 실행을 먼저하고 앎을 뒤로 하는 것과 안을 곧게 하고 밖을 반듯하게 했던 공부로 말한다면 실로 우리나라에서 첫 번째 사람이니 문장이나 절의는 오히려 그 다음에 속한다.”고 칭찬하였다.
필암서원의 청절당에서 강의를 해 주신 박래호 선생은 “하서의 출처(벼슬에 나아가고 돌아와 머무는 일)는 해동에 비교할 만한 사람이 없다.”고 끝맺으면서 요즘의 세태에 공직자의 비리가 양파껍질처럼 드러나는 것을 보면서 이 땅에 이렇게도 사람이 없는가 하고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돌아오는 길에 유림들의 소감은 ‘보람 있고 감명 깊은 답사’였으며 우리 고성에서도 향교가 주선하여 하서의 도리와 출처를 알려 공직자들이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해서는 떳떳하게 말하고 긍지를 가질 수 있어야겠다는 말씀들을 쏟아내었다.
연말이라 행정사무감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공무원들이 한 해 동안 집행한 사업들의 성과가 감사를 통해서 속속 드러나고 그 결과는 차후 시행할 사업의 선례가 되어 지역발전의 밑거름이 되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