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승학교(교장 이도열)는 지난 19일부터 20일까지 양일간 고성 탈 박물관 마당에서 ‘군민무료장승학교 및 제15회 고성장승축제’를 개최했다.
마을을 수호하고 주민의 안녕을 염원하며 세워졌던 장승을 재현함으로써 잊혀져가는 장승문화를 널리 알리기 위해 열린 이번 축제는 초등학생부터 어른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참가했다.
첫째 날은 고성군민 뿐 아니라 타지에서도 찾아온 40여명의 사람들이 참여했고, 둘째 날은 관내 고등학생으로 구성된 학생 봉사동아리 ‘고룡이청소년봉사단’ 학생 41명이 장승축제에 참가했다.
오전에는 장승의 역사와 기초이론 강의, 밑그림 그리기와 나무다루기 등 기초실습을 마치고 오후에는 본격적으로 장승 만들기에 나섰다.
탈 박물관 마당에는 나무망치로 끌을 두드리는 소리로 가득 찼고, 참가자들은 진지한 얼굴로 자신만의 장승을 만들었다.
참가자들이 만든 장승은 탈 박물관 마당 장승공원에 전시하고, 안녕을 기원하는 제를 지냈다.
이도열 한국장승학교장은 “장승은 가정을 지키고, 마을을 지키고, 나라를 지키는 것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자신을 지키는 것이다.” 강조하며 “장승 만들기를 통해 자신을 회복하고 새로움을 움 틔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고룡이봉사단 최대안(고성고 1) 학생은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장승을 만들기 위해 나무를 깎는 시간이 나 자신을 깎는 시간이 되어 보람됐다.”는 소감을 전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그저 나무기둥일 뿐이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모습이 드러나는 장승을 보면서 나무에 생명을 불어넣는 기분이었다.”며 뿌듯함 전했다.
한편, 한국장승학교는 국내 유일의 장승학교로 4개의 분교를 두는 등 장승을 고성 고유의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 오고 있으며, 1997년 제1기 장승학교 입학식을 시작으로 17년 동안 1,720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 인터뷰

“나무를 깎아 장승을 만드는 작업은 자기 자신의 마음속에 수호신을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그 과정에서 또 다른 자신을 발견하고, 의지를 다지는 것이다.”
1997년 한국장승학교 문을 열고, 장승축제를 개최하는 장승의 대가 이도열 한국장승학교 교장선생의 말이다.

이 교장은 “장승은 마을을 지키는 단순한 미신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자신을 지키는 것”이라 강조하며 “이번 축제에 참가한 초등학생들이 먼저 열정을 가지고 장승을 만들기 위해 달려드는 것에 감동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남들이 다 하는 문화·축제가 아닌 우리 고유의 장승문화를 계승·발전시키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