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형갑 고성미래신문지면평가위원

11월 26일부터 행정사무감사가 시작된다. 2013년 고성군의회 예산승인 과정을 살펴보면, 당초예산은 무조건 팍팍 깎는다. 언론은 이번엔 의회에서 칼을 날카롭게 세워 대폭 삭감하는 등 집행부와의 마찰이 예상된다고 대서특필한다. 각 부서 과장들은 요롱소리가 나도록 의회에 굽실거리며 다닌다. 술을 좀 먹었을까? 추경에서는 당초삭감보다 150%로 인상 승인해준다. 왜 해마다 그럴까? 파일을 뒤적거려보니 2012년 행정사무감사에서 C의원이 D실장과의 질의에서 “술 많이 받아주면 예산 준다고 하는데, 내는 술을 안 받아 주어서 예산 좀 달라고 하니 안주나!”라는 질의가 있다. 술을 좀 얻어먹고 싶어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추경이 다가오면 과장들과 의원들이 식당에 있는 것을 평소보다 자주 볼 수 있고, 군민들의 눈에도 그들이 자주 보인다는 제보도 있다. 때문에 용두사미라는 말이다. 그러나 무슨 정치적인 거래가 오갔는지 의원들의 표와 관련된 예산 등이 대폭 인상 승인되어, 삭감하여 절약하겠다는 취지가 정치적인 수사에 불과했음이다. 당초예산에 삭감되어 파기하고 추경 때 재작성하는 각종 문서 및 인력도 만만찮은 예산낭비요 스트레스다. 차후 되짚어 보겠지만 엊그제 승인한 노벨CC 진입로 예산도 마찬가지다. 도대체가 말과 행동이 다르다. 그런데 의혹스러운 것이 당초예산이나 추경은 꼭 군청 인사 전에 한다. 인사 후에 하면 어떨까? 혹시 지역구예산 등 청탁한 것을 들어달라고 추경 상향 승인하는 것은 아닐까? 왜 150% 인상 승인 해줄 거면서 당초 예산을 팍팍 깎아 집행부의 기를 죽여 놓을까? 추경에서 집행부의 예산 승인하는 조건에 의회의 예산을 포함시키다보니 그럴까? 무섭게 당초 삭감하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승인하는 것이 마치 청탁교환인양 비치고, 추경 후의 공격성 발언은 청탁을 안 들어 주어서 그러는 듯 신선하기보다 오히려 안쓰럽다.
발전 가능성이 없는 경남 지자체 중 고성군 포함!
두 달 전 경남언론에 전국·경남 지자체 중 우리 고성을 포함하여 발전 가능성이 없는 시·군을 발표했다. 여기서 우리는 선출직들의 생명력을 진단해봐야 한다. 기초의원은 정치인이 아니라고 하지만 사실은 기초의원들도 하는 일은 일종의 지자체 정치다. 4년, 8년, 12년 동안 이미 생명력이 고갈되어 붕괴로 치닫고 있는 이러한 고성의 총체적위기 상황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차기 권력에 불철주야 여념이 없는 고성의 ‘나 몰라라’ 의원님들에게 이 말 한마디는 꼭 묻고 싶다. 당신들은 이러고도 이 고성을 위해 올바른 정치적 봉사를 하고 있다고 내년을 또 기약하는가? 당신들은 정녕 군민이 정치를 하는 높으신 양반님 네들의 영원한 봉일 수밖에 없다고 믿고 있는가? 만약 믿고 있다면 당신들은 민중 저항의 역사를 모르는, 어리석음의 극치를 달리는 자들일 것이다. 만약 믿지 않는다면 당신들은 지금이라도 환골탈태하는 자세와 진정으로 군민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물러설 줄 알아야 할 것이다. 고성이 분명히 퇴락의 길을 걷고 있는 위기 상황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태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하거나 책임을 질 선출직들은 그 어느 누구 하나 찾아보기 힘들다. 더욱이 이러한 퇴보의 원인과 책임에 대해 정말로 규탄하고 단죄하기 보다는 오히려 어둠 속에 묻어 두려는 작태가 속출되는 듯하다. 때문에 집행부와 의회에 대한 군민의 불신과 분노가 날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야말로 지자체 운영시스템 상실에 다름 아닌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설령 일시적으로 넘어선다 하더라도, 당신들이 또다시 지자체의 중심인물이 된다면 그 재연 가능성은 항상 존재하는 즉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DMZ 지뢰밭의 위험지대에 우리 군민 모두가 위태롭게 서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시민행동의 시작은 아닌 것을 보고 분노하는 것이다!
아직 학연·지연·혈연이라는 말이 존재하는 지자체에서 자기들만의 똥배를 채우겠다는 생각은 집단적 사고라는 온상에서 보호받으며 자라나게 되어있다. 언젠가의 졸고에서 피력한대로, 온상에서 치명적인 농약을 먹으며 곱게 자란 야채가 비싼 값으로 시장에서 팔려 나가 우리의 밥상에 오른다. 농약의 치명성을 알면서도 우리는 그 야채의 겉보기에 현혹되어 비싸게 사서 먹고 원인도 모르고 죽게 된다. 여기서 농약을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매진하는 선출직으로 치환해보자. 현실의 압도적인 우위성이라는 온상에서 그들은 무비판적 타성에 젖어 곱게 자라 우리 자신도 그들에 중독되고, 이미 그들의 방식에 익숙해져 있다. 고속버스 비용만 있으면 관공서와 결탁된 중개업자에게 돈을 주고 의뢰하면, 모든 일은 간단하게 처리된다. 그러나 내가 직접 나선다고 할 때 여기저기서 제동이 걸리는 상황을 볼 수 있다. 참을 수 없는 나는 결국 중개업자를 찾게 되고, 불의에 눈감게 된다. 나에게 혜택과 호의가 오면 불의도 눈감고, 나에게 불편을 주면 그때서야 나서는 선별적 사고가 정의(正義)상실의 시대로 만들어 온 것이다. 바로 여기에 우리 자신의 행동을 강조하는 개개인의 사회적 책임이 있는 것이다. 시민행동의 시작은 아닌 것을 보고 분노하는 것이다. 지자체의 주인인 주민을 업신여기면서 유권자에게는 머슴인양하고 실제는 상전 노릇하는 지자체를 주민이 참여하는 민주지자체라 할 수 없다. 주민을 대표하지 않는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거나 기껏해야 소수의 이익을 편파적으로 옹호하는 기초의회는 민주주의와 거리가 멀다. 선출직들도 공무원과 마찬가지로 주민의 이익을 집행하는 민중의 공복이다. 공무원을 영어로 버펄릭 서번트(공공의 노예)라 부르는 이유다. 그렇다면 과연 그들은 민중의 공복이라는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을까 주민의 세금으로 살아가는 그들이 주민을 위해서 일한다는 느낌을 받았던 기억은 별로 없다. 현재의 상황에서 지자체의 정책 결정이 주민의 요구를 직접적으로 반영한다고 할 수 있을까? 제도적인 방법이 주민의 대표로 구성된 의회의 결정을 존중하는 것이다. 그러나 민선 지자체 이후 주민들이 기초의회를 존중할만한 기억은 없다. 지자체는 주민의 여론을 수렴하여 정책에 반영하여야 한다. 그러나 바꾸지 않는 그 나물에 그 밥으로는 조직화되지 않은 주민의 여론을 반영한다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들의 허리띠만 더 늘려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