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영찬 고성JC특우회 회장

 전봇대 두 마리 참새가 앉았다. 한 마리가 털을 뽑고 있는데 난데없이 포수가 털 뽑힌 참새를 쏴서 떨어뜨렸다. 나머지 한 마리 참새가 그런다.
 “쌔빠지게 작업 걸어 겨우 옷 벗겨 놨더니 포수가 지랄이네”
만약 포수가 다른 놈부터 처치했더라면 옷 벗던 참새는 뭐랬을까? 한마디로 “병신, 줘도 못 먹나”였을 것이다.  조선일보 앞에 옷 벗은 채동욱총장, 날아 가 버린 임여인이 대한민국을 데우고 있다.  서늘한 가을 정취에 쉽게 매몰되고 말 해프닝에 불과하지만, 사회지도자로서 도덕 불감증은 쉬이 수그러들지 않을성싶다.
 도덕이란, 「사회 구성원들의 양심, 사회적 여론, 관습 따위에 비추어 스스로 마땅히 지켜야 할 행동 준칙이나 규범의 총체」 정도로 간략히 정리할 수 있다. 비슷한 말이 윤리라는 게 있는데, 학창시절 유난히 점수가 나지 않은 과목으로도 유명함을 기억할 것이다. 윤리적인 삶을 살지 않아서 이 모양의 점수일까? 자괴한 적도 많다. 서양철학자 중에는 인간최고의 가치가 ‘행복’이라는 자도, ‘도덕’이라는 자도 있다. 하지만 굳이 서양까지 안가더라도 우리 몸에 자연스레 걸쳐져 있는 것이 유교적 도덕사상이다.
 그래서 함축하여 ‘상식’이라 해도 통한다.
 
 상식이 통하는 세상, 상식대로 소통하고 그 속에서 실패하고 성공해도 이의가 없는 세상, 깨끗이 승복하고 승자에겐 축하를, 패자에겐 따뜻한 위로를, 그래서 훗날 발전된 모습을 위해 열심히 매진하는 자세 속에 모든 도덕이 있는 게 아닐까.  그런 것을 볼 때 거리에 나앉은 민주당은 기실 불 승복을 깔고 앉은 부도덕이 아닌가 싶어 놀랄 따름이다.  게다가 우리 지역구 국회의원은 때맞춰 책 판다고 중앙일간지 머리기사에나 올라대고, 할 일들이 태산 같을 텐데 잇속에만 소통하는 것이 도덕적인 자세는 아닐 것이다.
 
 고성에도 통하지 않는 곳이 많다. 무지개APT 앞에서 남산 방면 가다 보면 짜증스럽다.  초행길 밤이면 대형사고의 위험도 있다. 왜 불소통인지 내막은 알 수 없으나, 막아선 곳에 교회가 버티고 선 것이 더욱이 짜증스러운 것이다.  소통을 부르짖고, 인간 도덕과 선을 강론하는 목회의 회당이 불소통의 첫 관문이라니 어처구니없어하는 말이다.  삼산면 판곡리에 가면 어처구니가 하나 더 없다.  십수 년 마을사람들이 다니던 길이다. 어느 날 갑자기 쇠사슬로 볼썽사납게 「지뢰밭, 터짐!」처럼 철갑을 휘두른 이도 목회자란다. 더욱이 의원나리의 은근한 후원을 과시하기조차 한다니···.
 모든 것은 통함이 상식이다.  상식 위에 종교, 정당, 고위공무원도 있는 것이다.  교회를 욕함이 아니라 왜 유독 막힌 길 두 곳에 목사가 있느냐는 것이다. 돌과 돌 사이에 콩은 넣었지만, 어처구니가 없으면 뭐로 콩국을 먹겠는가.  영혼마저 소통을 염원하는 목회자로서 비록 무지의 중생들이 불합리한 개인재산의 침범을 요구하더라도 어처구니가 되어 잘 돌아가는 맷돌이 되도록 하는 게 목회자의 도덕이고 윤리가 아닌가 싶다.
 
 경복궁, 숭례문 등 옛 궁전의 지붕에도 어처구니는 있다. 조선시대는 숭유억불정책으로 유교를 숭상하고 불교를 억제했다. 하지만 조선시대 내로라하는 건물 지붕에는 어김없이 손오공, 사오정, 해치 등 불교 이미지의 ‘잡상’이 올라 있다. 그 잡상을 들어 어처구니라고도 한다. 결국 「맞지 않으나 함께 한다」는 의미가 어처구니 일진데 작금의 사회지도자로서, 어처구니가 스스로 되어야 함에도 모자랄 판에 뽑아 던지는 게 유행처럼 번져서야 되겠는가.